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2/19 20:23:20
Name SEIJI
Subject 스타 삼국지 <36> - 박용욱의 항복
강도경은 도망온 임요환을 보자 웃으며 반겼다.

"내가 저번엔 방송 스케쥴 때문에 도우러 가지못해 임공이 이런 곤란을 당했으니 실로
죄송스러울 따름이오."
"무슨 말씀을. 다 제가 부족해서 이지요.(니가 연예인이냐...)"
"여기서 편하게 지내시오. 내 부족한거 없이 잘 보살펴드리리다."
"감사합니다."

임요환이 따뜻하게 맞아주는 강도경에게 예를 갖춰 인사를 했다.


한편 서주를 빼앗고 홍진호는 하나남은 하비를 둘러쌌다. 그곳엔 박용욱이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며 버티고 있었다.

"내 최후의 최후까지 이곳을 지켜내리라!! 이 실드배터리가 다할때까지 끝까지 버티리라!!"

박용욱은 녹차를 마시며 분연히 소리쳤다. 모든 병사들이 박용욱의 기합소리에 크게 따라
함성을 지르며 의지를 다졌다.


하비에서의 박용욱의 결연한 의지와 단단한 수비를 들은 홍진호는 끌끌차며 입술을 지끈
깨물었다. 그 예전 반 정수영 연합군에서 박용욱의 뛰어난 활약을 눈으로 직접 보아서
였던가...


........(중략)...............................................

박용욱이 프로브한마리로 한웅렬 기지를 유린하며 단시간내에게 경기를 마치고
보무도 당당하게 뛰어오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 거침없는 박용욱의 힘찬 뜀박질을 보며
머릿속에 유재석을 떠올리고 있을즈음 박용욱이 안으로 들어와 녹차를 잡았다.

"이제 마시겠습니다."

그리고는 벌컥벌컥 녹차를 들이켰다.
아직 녹차 건더기가 바닥에 가라앉지 않았다.



그때 가라앉지 않고 둥둥떠있는 녹차 건더기를 직접보며 얼마나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
던가... 자신도 모르게 박용욱이 다 먹고 버린 녹차 캔에 입을 갖다댈정도로 홍진호가
박용욱을 대하는 정은 남달랐다.

"지금 죽이기엔 아까운 장수이다. 꼭 살려서 내 수족으로 쓰고 싶다. 좋은 방법이 없겠
는가..?"
"저는 일전에 박용욱에게 도움을 받아 목숨을 건진적이 있습니다.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홍진호의 탄식에 한 장수가 분연히 무표정으로 나타났다. 변길섭이었다.

"그가 예전 승상께 저를 잘봐달라고 하지않았다면 저는 이미 이세상 프로게이머가 아니었
을 것입니다. 또 예전 한빛에서 서로 친분이 있으니 저를 보내주십시오. 꼭 박용욱을 설득
해 주군께 데려오겠습니다."
"오 그래주기만 한다면 여한이 없을 거 같소."

그때뒤에 있던 이용범이 일어서서 말했다.
"변장군의 생각은 좋소. 다만 내가 한가지 계책으로 박용욱을 고립무원으로 만들겠소"

그리고 이용범은 변길섭에게 간지러이 속삭거렸다. 변길섭이 순간 -_- 에서  ㅡ ㅡ 로
변하며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  ㅡ  *



"장군, 홍진호의 군대가 몰려옵니다."
"모두 안에 틀어박혀서 방어에 열중해라. 절대 실드배터리 밖으로 나가지마라!!!"

박용욱이 그렇게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변길섭의 부하
들은 큰 소리로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

"다크 아칸은 치장으로 달고 다니는 유닛이냐! 그 뻘건색이 아깝다. 카카루나 뺏고
놀아라!!"
"이미 너희 주군 요환은 몰락해 군대에나 갔는데 어찌 너는 군대에 가지 않느냐?"

박용욱이 갖은 욕을 먹고도 침착하게 입구앞에서 버티고 서있자 변길섭의 부하들은
끼리끼리 모여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근데 쟤 에버 오프닝에 나오긴 나왔었나?"
"아 나오긴 나왔는데 하도 빨리 지나가서 잘 못봤는데?"
"캡쳐해서 봐봐. 꼭 메뚜기처럼 뛰는데 너무 어처구니가 없더군."
"하하하... 지가 유재석인가? 그냥 김근백처럼 멀쩡하게 0.3초 지나가는게 낫겠군."

이에 박용욱이 더이상 참지 못했다. 한손에 청룡키보드를 들고 크게 함성을 지르며 달려
들었다.

"네이놈!! 네놈들이 어찌 이리도 나를 업신여길수가 있느냐!!!"

가슴에 쌓인 한과 울분을 토해내어 변길섭군을 몰아내자 변길섭군대도 잠시 뒤로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박용욱이 신나게 적을 공격하며 싸우고 있을무렵...

"하하!! 박용욱 하비는 우리 손에 들어왔다. 너는 이 이용범의 계책에 걸려든것이다!!"
"이런!! 뒷치기를 당했구나..."

박용욱은 다시 힘을 다해 성을 우려빼려고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변길섭 군대의 공격은
매서웠고 힘이 부친 박용욱은 언덕위로 도망가 입구에 질럿 3기를 세우고 농성에 돌입
했다.


그날 밤이었다. 뭔가 착륙하는 소리와함께 누군가 내리는 소리가 나자 박용욱이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누구냐!!"
"박공... 저 변길섭입니다."
"길자는 나와 싸우러왔는가?"
"아닙니다. 공과 지난날의 우정을 생각하여 도우러 왔습니다."

변길섭이 그리 말하자 박용욱의 살기도 잠시 누그러졌다. 예전부터 변길섭이 정수영감독
밑에 있을때도 왠지 정이 가는 친구였다. 특히 우승했으면서도 우승했다고 티를 내지
않는 겸손함이 마음에 들었다고 할까? 하지만 이곳은 전쟁터, 박용욱은 날카로운 목소
리로 물었다.

"그럼 나를 도우러왔는가?"
"아닙니다."
"그럼 나를 잡으러 온게 아닌가!!!"
"그도아닙니다. 다만 용욱형님이 이렇게 곤경에 처해서 한가지 살 방법을 알려드리려
왔을뿐입니다."
"그게 무엇인가..?"
"저희 주군 홍진호는 하비에 들어서서 옛 임요환의 처들을 보호하시고 이렇게 저를 불러서
형님을 데려오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박용욱은 노기가 나 소리쳤다.

"결국 나보고 얼라이를 치라고 온게 아닌가!!! 내 앨리 당하는건 두렵지 않으니 앨리당하기
전까지는 절대 쥐쥐를 치지 않을것이다. 썩 물러가라!!!"
"그말을 들으면 천하가 비웃을 것입니다."
"아니 왜?"
"천하에 지은 죄가 세가지나 되기 때문입니다."

변길섭이 여전히 무표정으로 말하자 박용욱은 잠시 멈칫했다. 그러더니 곧 청룡키보드
모서리 부분을 변길섭에 목에 갖다대며 나지막히 말했다.

"만약 허튼소리를 한다면 이 청룡키보드로 때려주겠다!! 세가지 잘못이 무엇이냐?"
"우선 형님은 요환공과 형제의 의를 맺을때 서로 같은 날 배넷 아이디 갱신은 못했지만
같은 날 배틀넷 IP밴당하겠다고 약조를 했습니다. 지금 요환공은 생사가 분명치 않은데
형님이 먼저 가시는것은 옛 맹세를 어기는것이니 이것이 첫째이니다. 그리고 요환공은
형님께 자신의 처를 모두 맡기셨습니다. 근데 이렇게 그 믿음도 저버리고 혼자 앨리되시면
요환공만 형께 낙시당하신 것입니까? 그리고 형께서는 물량과 전략 모두에도 능하시고
다크아칸을 자유자재로 사용하십니다. 마땅히 스타판과 스타게이머들을 위해 더욱더
멋진 게임을 보여주셔야 할텐데 이렇게 공방양민의 용기만 보이시려고 하시니 그 죄가
셋입니다."

변길섭이 너무나도 긴문장 한번의 표정변화없이 줄줄이 읊어대자 박용욱도 고개가 끄덕
여졌다. 구구절절이 맞는 말이었다.

"그대는 나의 세가지 죄를 말해줬는데 그럼 내가 그 죄를 짓지 않는 방법이 있소?"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오."
"지금 홍진호의 군대는 사방에서 장군을 애워싸고 있으니 일단 프로게이머 생활을 은퇴
하신다음에 홍진호밑에 몸을 굽혀 있다가 훝날 요환공의 소식이 있을때 그 밑으로 가서
컴백을 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박용욱이 곰곰히 변길섭의 말을 곰씹어봤다. 그리고 깊은 탄식과 함께 말했다.

"홍공께서 세가지 약조를 들어주신다면 그에 따르리라."
"그 세가지 약조가 무엇입니까?"
"첫째는 내가 지금 은퇴하는것도 학업을 위해서지 결코 홍진호를 위해서 은퇴하는게
아님을 밝히라는것이오. 둘째는 두분 형수님께 어떠한 해꼬지도 않고 보호를 해주는것
그리고 셋째는 요환형님이 어디에 계신다는 것을 알게된다면 내가 그리로 가서 컴백
하는것을 결코 막아서는 안되오. 이 셋중 하나라도 거부할시에는 공의 말을 따르지
않겠소."
"알겠습니다. 그리 승상께 전하겠습니다."


변길섭은 다시 드랍쉽에 올라 홍진호에게 갔다. 홍진호는 변길섭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나는 온게임넷의 승상이다. 박용욱의 대학입시를 위해서 EBS 수능강좌를 온게임넷
메인시간에 틀어주리라."

변길섭이 둘째를 말했다.
"나는 서지수, 염선희 여성 프로게이머들을 위해 Ladies 리그를 만들겠다. 그리고 상금도
배로 주겠다."

변길섭이 셋째를 말하자 그전까지 시원하게 대답하던 홍진호가 얼굴을 찡그렸다.

"그건 곤란하구나... 기껏 잘 키워서 내 수족으로 쓰려고 할때 임요환에게 가서 컴백을
하겠다니.. 그럼 의미가 없지 않은가?"

그러자 조용호가 홍진호에게 말했다.

"임요환이 박용욱에게 배푼것은 고작 팀 주장으로서 보살펴 준거 밖에 없습니다. 이제
승상께서 더욱더 두터운 은의를 베푸신다면 박용욱의 마음도 승상께 돌아서실 것입니다."

그말을 듣고 홍진호가 기운을 냈다.

"좋소!!! 내 그말을 그대로 따르리다!!! 임요환따위가 해준 일, 나라고 그만큼 박용욱에게
못베풀겠소? 내 모든 조건을 다 들어주겠다고 전해라!!!"


홍진호가 세가지 약조를 모두 들어주겠다고 하자 박용욱이 입구의 질럿 홀드를 풀고
홍진호에게 다가가 항복했다. 항복했다는 수치심에 말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그런
박용욱을 홍진호가 따뜻이 맞아주었다.

"그대와 같은 S급 프로게이머를 보게 되니 너무나도 큰 영광이외다."
"....제 세약조를 들어주시겠습니까?"
"물론이외다. 나 홍진호는 결코 한입으로 두말하지 않소!"

이에 박용욱이 홍진호에게 크게 목례를 했다. 그리고 은퇴를 선언했다.
2001 한빛소프트배 4위로 두각을 나타내며 플토의 새로운 신성으로 등장한 박용욱은
그렇게 잠시 프로게이머 생활을 접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 박용욱이 다시 등장해 압도
적인 실력을 과시하며 온 중원을 벌벌 떨게 할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김연우
06/02/19 20:33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니 요새 박용욱 선수 얼굴보기 힘들어요...
06/02/19 20:33
수정 아이콘
녹차캔에 입술대기, 낙시, 수능강좌 재밌네요~
처음부터 박용욱선수 은퇴 = 관우 항복을 염두에 두고 박용욱선수를 관우로 잡으신건가요?
(물론 박용욱선수 이미지 자체가 관우에 잘 어울리긴 하지만)

p.s. 뒷치기보다는 빈집털이가 어감상 나을듯
아케미
06/02/19 20:36
수정 아이콘
와아…… 이걸 이렇게 표현하시는군요. 현실과 맞아떨어져서 더 재밌습니다!
불청객2
06/02/19 20:36
수정 아이콘
드디어 관도대전의 시작인가...?
PsionicToss
06/02/19 20:55
수정 아이콘
우승 티를 내지 않는 변길섭..
EBS 강좌..
06/02/19 21:01
수정 아이콘
볼에 홍조를 '뚼' 변길섭 선수의 이모티콘이 인상적이군요.ㅡㅡa
지니쏠
06/02/19 21:23
수정 아이콘
interesting
지니쏠
06/02/19 21:23
수정 아이콘
no korean TT
솔로처
06/02/19 21:54
수정 아이콘
변길섭선수가 장료군요!
雜龍登天
06/02/19 22:30
수정 아이콘
용욱선수가 한빛소프트 배 이후 잠시 뜸했던데에는 이런 비화가 있었군요. 하하하
06/02/20 00:11
수정 아이콘
이제 본격적인 홍진호 대 강도경인데... 저그대 저그답게 빨리 끝날 듯...(어이)
06/02/20 01:10
수정 아이콘
거참....읽을 때마다 신기하지 말입니다...어찌 이렇게 쓰실 수 있는건지..허허.
06/02/20 09:21
수정 아이콘
자신도 모르게 박용욱이 다 먹고 버린 녹차 캔에 입을 갖다댈정도로 홍진호가
박용욱을 대하는 정은 남달랐다.
.....
노다메
06/02/20 14:16
수정 아이콘
어쩜 이렇게 딱딱 맞을수가 있을까요?
blue wave
06/02/20 19:08
수정 아이콘
다시 빠른 연재를 시작하셨군요. 기대됩니다. ^^
06/02/21 13:55
수정 아이콘
청룡키보드 대박...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1084 다시보고 싶은 예전 Tv 프로그램!!!!!!!!!!!!!!!!!!!!!!!!!! [55] RedStorm5842 06/02/21 5842 0
21083 천하무적! [1] People's elbow3571 06/02/21 3571 0
21082 한동욱 홍진호 이윤열 선수 화이팅!! [8] 럭셜테란3517 06/02/21 3517 0
21081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면 문제가 쉽게 풀린다!! [23] 낭만토스3861 06/02/21 3861 0
21077 마음에 걸리는 것 한가지.. [50] 시이라젠느4215 06/02/20 4215 0
21076 에반게리온을 보고 요즘 생각들... ... [23] 사나3465 06/02/20 3465 0
21072 전략 시뮬레이션의 또다른 묘미였던 KKND [23] 신소망5117 06/02/20 5117 0
21071 RTS 장르의 역사, C&C 시리즈 통합 팩이 발매된다는군요. [24] firewolf4276 06/02/20 4276 0
21070 웬지 옛날 스타크래프트가 더 재밌었다는 생각.. [48] Tablo244850 06/02/20 4850 0
21069 Fly High… [1화] [10] ☆FlyingMarine☆3670 06/02/20 3670 0
21067 엘리트 리그에 출전하는 KTF 선수들 가만 놔 두세요! [36] mars5098 06/02/20 5098 0
21066 [잡담] 이스포츠... 정말 커지고 있나봐요? [10] 미고3465 06/02/20 3465 0
21065 온겜. 명예의 전당 홍진호편 보신분.. [21] sOrA4448 06/02/20 4448 0
21064 방금 "의사들을 미워하지 마세요"란 글이 지워졌습니다 [28] Timeless4270 06/02/20 4270 0
21060 맵밸런스 해결을 위한 간단한 의견 [16] 이소야 유키3394 06/02/20 3394 0
21054 재미로 읽는 블리자드 전략 시뮬의 변천사 [8] 루루3586 06/02/19 3586 0
21052 98 월드컵 기억 나십니까! [27] 토스희망봉사4484 06/02/19 4484 0
21051 프로게임어와 뉴타입 [5] 한인3705 06/02/19 3705 0
21050 스타 삼국지 <36> - 박용욱의 항복 [16] SEIJI4497 06/02/19 4497 0
21049 모처럼만에 뉴 페이스 라면을 찾았습니다..(뜬금없는 소리지만) [67] sEekEr4041 06/02/19 4041 0
21047 유머게시판 이대로 괜찮은가... [56] LeChuck4359 06/02/19 4359 0
21046 KTF 이젠 선수들 이벤트로 뺑뺑이 시키지 마시길... [42] 김정재4429 06/02/19 4429 0
21042 오늘 새벽에 저는 쇼트트랙보다 스피드 스케이팅을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9] 워크초짜5566 06/02/19 556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