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9/06/15 00:57:03
Name 신불해
File #1 1.jpg (319.7 KB), Download : 14
Subject [LOL] 두서없는 롤파크 직관 후기 - 해설진 찬양







원래 지방 살기도 해서 별로 기회도 없기 때문에, 살면서 했던 e스포츠 직관은 작년에 지방에서 열린 롤드컵 경기를 (장사 오전에 망해서 홧김에 찾아간) 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장사하는 가게가 공사 관련으로 이틀 정도 못 열게 되자 기회다 싶어 마음이 동해서 롤 좋아하는 친동생과 같이 직관하려고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특별히 응원팀은 없고 동생은 아프리카 팬이라 아프리카 VS 킹존을 보고 싶어 했는데, 시간상 되는 게 그리핀 vs 한화였는데 뭔가 좀 켕기는 느낌이 있었는데 시간이 그거밖에 안되더라구요. 그리고 서울 교통편이나 시간이 어떤지 모르니 차 타고 가기로 하고 서울 근처로 오니 차 밀리는것 부터 해서 한 6시간은 걸려서 올라왔는데,



그리핀 vs 한화전 픽 할때부터 느낌이 별로더니... 1세트 끝날때 암담하더군요.


하루 전에 자리 잡은거라 특별히 골라서가 아니라 남은 자리라 그리핀 응원석에 앉았는데, 1세트 끝나고 반대쪽 한화 응원석은 '한화 화이팅' 목소리도 힘이 쭉 빠진게 느껴지고, 반대로 그리핀석 응원석은 저번에 실패했던 소나로 완승을 거두기도 해서 기세가 올라서 등등했고,



그리핀에 원한은 없지만 워낙 한번 오기도 힘들다보니 3세트는 보고 싶어서 내심 한화가 좀 잘 좀 해보라는 심정이었는데 2세트도 그냥 뭐...



상황 상 동생이나 저나 한화에 동조하는 마음 가짐 상태에서 2세트 신지드픽 나올때 딱 보기에도 그냥 '어쩌라고 픽' 느낌이 나서 "저거 한화 선수들 발끈해야 한다." 이러면서 한화가 뭐라도 분노의 경기력을 보여줄까 싶은 기대를 함께 했는데 한화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상윤이 스펠도 못 쓰고 잡히면서 2세트도 그냥 시작부터 터져나가버렸고...




경기 끝나니까 기껏 오자고 꼬신 동생 한테 진짜 무안하더군요. 


같이 오는 거라 교통비도 같이 반땅을 하는데 지방에서 차 끌고 오다보니 왕복 기름값만 십수만원에 톨게이트, 식비, 주차비(롤 파크에서 나올때 뭐 받으면 할인 되는것 같았는데 그것도 나중에 알게됨), 티켓 이런저런거 합쳐보니 한 두어시간 한화가 그리핀에게 무기력하게 얻어터지는거 보자고, 나야 그렇다치고 엄한 동생 데려왔으니... 




뭔가 서로 찜찜한 마음으로 사람들 빠져나가길 기다리다가 "이제 갈까." 하는데 저 위쪽에 중계부스가 보이는 겁니다. 



한 열명 정도 대기하고 있길래 혹시나 하고 보니 전용준 캐스터, 클템 해설 등등이 있던데 일일히 사진을 찍어주고 있더라구요.



형제끼리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사실 동생이 클템 해설을 엄청 좋아합니다. 운동 선수라 늘 운동만 하고 달리 취미 생활 할 시간도 여건도 안나는 편인데 쉴때는 늘 클템 방송 자주 보면서 쉬더군요.


그래서 클템 해설 직접 보고 선선히 사진도 찍고 하니 엄청 좋아하던데 "클템 tv 잘 보고 있어요."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순간 긴장해서 말 못해서 아쉽다고 하던.... 롤파크 아레나에 레전드들 벽화 있는것에 클템 사진 있는거 나중에 혼자 찍더군요.




그리고 전용준 캐스터. 박정석 vs 임요환 결승전에서 붙던 시절부터 진짜 초등학생 시절부터 봤던 TV에서 봤던 분인데... 사진 같이 찍어 되나 싶었는데 흔쾌히 계속 찍어주시더군요. 사인 요청하는 팬들도 몇분 있었는데 시간 때문에 그건 정중하게 거절하고 대신 사진 촬영은 마지막 분까지 다 기다려서 찍어주셨습니다.




전용준 캐스터이야 그 긴 경력 동안 사진은 정말 질리도록 같이 찍고 했을테니 지겹다운 지겨운 일이겠고 그냥 기계적으로 찍어만 줘도 달리 바라는건 없었는데, 형제끼리 같이 전용준 캐스터랑 같이 자세 잡고 사진 한방 찍으니 갑자기 이러시더군요.




전 캐 : "좀 사진 잘못 찍은것 같은데? 흔들린거 아니에요? 다시 찍어봐요."




줄선 팬들하고 한참 같이 찍어주고 해서 귀찮을 수도 있었을텐데 저나 동생이나 말도 안했는데 먼저 그러시면서 다시 찍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다시 찍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인데 또 붙잡고  말 걸으시더군요.



전 캐 : "진짜 형제에요 아는 형동생 사이에요?"


저 : "아 친형제 입니다."


전 캐 : "어디서 오셨습니까?"


저 : "지방에서 6시간 정도 걸려서 왔습니다."


전 캐 : "아 혹시 PGR에 지방에서 오신다고 글 쓰신 분인가?"



순간 귀를 의심했는데 진짜 저렇게 PGR 언급 하면서 말씀 하시더군요. 글 쓴 것도 아니고 불판에 "지방에서 보러 간다." "(1세트 끝나고) 6시간 걸려서 왔는데 이건 좀..." 이라고 댓글 한두개 날린 정도였는데, 아마도 중계 중에도 중간마다 관련 커뮤니티 반응 확인하시면서 일하시던듯...

 


아무튼 그렇게 인사하고 돌아다는데 경기 끝날때만 해도 하루 종일 돈쓰고 차타고 와서 너무 무기력한 경기 보니까 뭔가 뒷맛이 좀 그렇던데 




해설진 분들 매일매일 늦게까지 중계한 뒤에 저렇게 정중하게 팬서비스 해주고 하니,



돌아가는 길에 저도 그렇고 끌고 온 동생도 그렇고 기분 좋아져서 나름 흐-뭇 하더군요. 경기 내용보다도 저게 더 기억에 남을듯 싶네요. 사자분들에게는 작은 친절일수도 있지만 그거 하나로 하루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니, 괜히 팬서비스가 중요한게 아니구나 하고 느껴졌습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내내 둘 다 괜히 전용준 캐스터가 이 업계에서 최고인게 다른 이유가 아니라며 한동안 찬양회(?)를 했던건 덤이고, 동생은 아예 뭉클(?) 했다 이러기도 하던데 덕분에 저도 어깨 좀 핀듯...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딱총새우
19/06/15 00:59
수정 아이콘
임이최이엄전으로 갑시다.
대장햄토리
19/06/15 01:11
수정 아이콘
전용준 캐스터님 스타때부터 항상 재밌게 잘 보고있습니다.
오래오래 중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19/06/15 01:11
수정 아이콘
보기만 해도 용준좌 뽕이 절로 차네요. 예전에 목캔디 드렸었는데 더 좋은 걸로 드릴걸...
나플라
19/06/15 01:11
수정 아이콘
글만 봐도 훈훈하네요 흐흐
19/06/15 01:11
수정 아이콘
비난 글만 보다 보니 이런 글 되게 반갑네요. 경기는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참 다행이네요.
롤 중계진 분들 정말 최고입니다.
19/06/15 01: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중계진이 여기만 보는게 아니고 롤벤 롤갤(이건 클템 해설 빼박)같이 큰 곳은 거의 다 보시는거 같더라구요
근데 6시간 걸려서 직관 가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도 아프리카 킹존 전 기대하고 있는데 날짜가 안 맞아서 아쉬우셨겠어요
기사조련가
19/06/15 01:34
수정 아이콘
용준님이 언급해주시다니! 계 타셨네요.
19/06/15 01:38
수정 아이콘
와 정말 기쁘시겠어요 사실 선수들 보는 재미도 있지만 해설진보는 재미도 직관 가는 재미죠 잊지 못할 추억을 쌓으신것 같네요
서린언니
19/06/15 01:43
수정 아이콘
이런 팬서비스 하나하나가 모여서 구름관중을 만들어내죠
오티엘라
19/06/15 01:56
수정 아이콘
불판에서 오래걸려 오신다는 글 보고 걱정을 했었는데 마지막에 좋은 기억 안고 가신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다음에는 더 좋은 경기 날에 오셔서 경기도 재밌게 보고 가시길 바랄게요!
감별사
19/06/15 02:01
수정 아이콘
역시 용준좌...언제나 늘 멋있으십니다! 앞으로도 계속 롤 중계해주시길!! 레전드세요!
뮤토피아
19/06/15 02:07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정말 좋네요. 앞으로도 관객들, 중계진들, 제작진들, 선수들 서로가 노력해서 이런 글 자주 봤으면 좋겠습니다. 추천 드립니다.
야부리 나코
19/06/15 02:11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RedDragon
19/06/15 02:45
수정 아이콘
후덜덜 불판글을 정독하시나 크크크크;;
김칫국얼리드링커
19/06/15 03:24
수정 아이콘
용준좌의 훌륭함 및 신불해님의 활동량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중계 및 사설 부탁드립니다!
서지훈'카리스
19/06/15 04:19
수정 아이콘
찬양할 만하네요!
트리스탄
19/06/15 06:24
수정 아이콘
건강하게 오래오래 중계해주셨으면 하는 분이에요 크크
Nasty breaking B
19/06/15 07:04
수정 아이콘
예전에 NLB 결승 보러 갔었는데, 용준님이 관객으로 오셨는데 쉬는 시간마다 귀찮은 기색 하나 없이 일일이 다른 관객들이랑 사진 찍어주셔서 감명받았던 기억이 있네요. 저도 덕분에 한층 더 좋은 추억으로 남아서 참 고마웠습니다.
태엽없는시계
19/06/15 08:08
수정 아이콘
용준좌 최고죠. 불판 정독이시라니...
바다표범
19/06/15 09:46
수정 아이콘
용준좌 뿐 아니라 다른 해설진 분들도 중계 중에 커뮤니티 눈팅하시죠. 크크
무더니
19/06/15 10:13
수정 아이콘
혹시 김동준 캐스터하고도 사진찍으셨다면
웬지 제가 사진찍어드린거 같기도하네요 크크
광개토태왕
19/06/15 10:21
수정 아이콘
PGR이 언급 될줄이야.... 크크
페로몬아돌
19/06/15 11:12
수정 아이콘
전캐 찬냥해~
교자만두
19/06/15 11:24
수정 아이콘
가면 끝나고 사진 다 찍어주나요?
及時雨
19/06/15 11:43
수정 아이콘
중계진 관련해서는 참 좋은 기억만 있습니다.
유대현 해설 박진영 해설 황영재 해설 고인규 해설 채민준 캐스터 성승헌 캐스터 모두 다 만나뵐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시더라고요.
아델라이데
19/06/17 17:11
수정 아이콘
역시 한분야의 최고는 왜 최고가 되었는지 이유가 있는것 같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5957 [LOL] 전 WE , 현 LGD의 정글러 콘디가 웨이보에 주작 제의가 있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38] 카멘라더9233 19/06/18 9233 2
65956 [LOL] 롤챔스 3주차 매치업 전체 프리뷰 [37] Leeka9220 19/06/17 9220 2
65955 [LOL] 'lck 3번 시드' 과연 이렇게밖에 기사를 쓸 수 없었나? [155] 나의다음숨결보다15872 19/06/17 15872 15
65954 [기타] 랑그릿사 캐릭렙 40 후기 [70] 잠잘까14178 19/06/17 14178 1
65953 [LOL] 이 친구는 이번 시즌 한번도 못 나오게 될까.gif [47] 신불해12589 19/06/17 12589 2
65952 [LOL] 유난히 서포터가 중요해보이는 올해 [54] 아웅이10092 19/06/17 10092 1
65951 [LOL] 젠지의 카르마 올라프 조합에 관련된 생각 [18] 삭제됨8662 19/06/17 8662 2
65950 [LOL] 롤에서는 영혼 보내기가 의미가 있다 [29] 빛돌v11412 19/06/17 11412 14
65949 [LOL] 5위의 자리는 누구에게? - 롤챔스 서머 2주차 최종 정리 [16] Leeka9885 19/06/16 9885 0
65948 [LOL] 젠지의 올라프는 뭐가 문제였는가? [28] Bemanner10131 19/06/16 10131 4
65947 [LOL] 주관적인 실황 리얼 아이언 명경기 top 7 [15] 잠이온다7354 19/06/16 7354 1
65946 [LOL] LEC W2 D2 후기 [14] 삭제됨5877 19/06/16 5877 0
65945 [LOL] [경기분석]아프리카/SKT가 보여준 서로 다른 두 선택 [15] pony10473 19/06/16 10473 10
65944 [LOL] 테디선수가 소나의 크레센도를 막지 못한 이유 [36] jonnastrong13159 19/06/16 13159 24
65943 [LOL] IG는 대위기의 상황에서 극적으로 부활하네요 [28] 카멘라더10978 19/06/15 10978 1
65942 [LOL] 서머시즌은 역시 4강 체제가 제맛이지! [82] Leeka10920 19/06/15 10920 3
65941 [기타] 아티팩트를 교훈 삼아 정반대로 가고 있는 밸브의 오토체스 도타 언더로드 [32] 지부릴8037 19/06/15 8037 3
65940 [LOL] LEC W2 D1 후기 [22] 삭제됨6375 19/06/15 6375 0
65939 [기타] 랑그릿사 모바일 제 취향에 너무 잘맞는거 같습니다. [92] 월광의밤11650 19/06/15 11650 2
65938 [LOL] 서머시즌. 각 팀별 블루와 레드 승률 정리. [21] Leeka7943 19/06/15 7943 1
65937 [LOL] 두서없는 롤파크 직관 후기 - 해설진 찬양 [26] 신불해9561 19/06/15 9561 45
65936 [LOL] 서로 다른 롤 커뮤니티를 단편적인 이미지로 판단한다는것. [33] 라이츄백만볼트8861 19/06/15 8861 8
65935 [LOL] 4대리그 정보와 일정, 순위 간단하게 살펴보기 (라이엇 공식) [3] Leeka6386 19/06/14 6386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