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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16 16:56:15
Name 리니시아
Subject [일반] 바닷마을 다이어리 (2015) _ 이토록 섬세한 이야기



스포일러가 없는 구간입니다
ㅡㅡ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시사회로 보고 왔습니다.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로 유명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입니다.
배우들도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가 나오는 초화 캐스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작 만화가 있는 작품으로 저는 접한적이 없지만 몇몇 분들은 원작의 길이를 담기는 좀 아쉽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 영화에서 크게 사건이라고 할 만한 요소는 없습니다.
그래서 뭔가 심심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화면에서 주는 푸른색과 파스텔 톤의 색감, 섬세한 음악은 굉장히 담백하고 감탄을 자아낼만 합니다.
또한 여배우들의 감정을 하나 하나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 같은 고레에다 감독의 연출은 감사하기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호랑이와 히말라야 산맥, 우주 전쟁이 벌어지는 영화판에서.
이토록 섬세한 감정으로 다가온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감정이 제게는 더 큰 감동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스포일러가 있는 구간입니다.
ㅡㅡ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스토리는 사실 단조롭습니다. 거의 일상물에 가깝지요.
하지만 그 단조로움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다루는데 그 효과중 하나가 바로 푸른 색의 색감 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색감이 위 사진과 비슷합니다.
마치 뽀샵효과(?) 를 준듯이 푸른색과 파스텔 톤의 색감이 영화 전체에 걸쳐서 나타납니다.

이러한 효과로 저는 두 가지의 직접적인 효과를 받게 되었습니다.
배우들이 굉장히 이쁘게 나오고, 풍경들이 굉장히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파스텔 톤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이 섞여있습니다.)
안그래도 이쁜걸로 유명한 배우들인데, 영화 톤 마저 배우들, 풍경 보는것을 철저하게 받혀준 느낌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감정의 동요가 커지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철저하게 '관람자' 의 입장을 취하게 되고, 영화 스토리가 조금 단조로워도 편안한 느낌으로 바라볼 수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영화를 바라본다는 이야기는 생각 없이 쳐다만 본다는 것이 아니라 감상을 하면서 생각할 여유를 갖게 해 줍니다.
마치 회화를 바라보고 감상하며 나에게 무슨 말을 걸어오길 바라며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자극적이고 잔인한 고어물이라면 시뻘건 색이 낭자하며 그것에 공포나 쾌감을 느끼는 감정을 강요받겠지요.)
그러다 보니 인물들의 사소한 사건이나 감정을 간결하게 다루게 되었고, 감동을 강요받지 않는 느낌이 컸습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이야기와 관련되서 이 푸른색의 색감을 의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영화 마지막 즈음 와서 네 자매는 모두 기모노를 입고 그들만의 불꽃놀이를 시작합니다.
그리곤 바로 화면이 전환되어 비가 내리고 흠뻑 젖은 스즈가 집에와서 타올로 뒷태만 가린체 선풍기로 몸을 말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 내내 화면이 전환될 때는 페이드인, 페이드 아웃으로 진행되다가 이 장면만 유독 갑작스럽게 비가오는 장면으로 전환됩니다.
이는 스즈가 세 명의 자매들에게 완벽하게 마음을 열었다는 의미를 주기 위해 특별한 장면 전환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네 명의 자매가 불꽃놀이를 하는 시점에서 여태까지 영화가 보여주었던 '푸른색의 색감' 이 불꽃의 연기로 뿜어져 나와 섞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한마디로 영화 내내 보여주었던 푸른 색의 색감은 이 네 자매의 희노애락이 담긴 감정의 표현 이라고 보여지고,
그것이 '바람난 아빠의 딸' 이었던 스즈에게도 섞이고 동화되었다는 모습을 불꽃놀이의 푸른색 연기를 통해 보여줍니다.
또한 갑작스럽게 비가 내려 연기를 지워버리지만 부끄러운줄 모르고 선풍기 앞에 나체로 몸을 말리는 씬이 스즈의 마음을 대변 해 줍니다.



이 영화는 음악도 굉장히 섬세합니다.
사실 올해의 음악은 단연 '위플래쉬' 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바다마을 다이어리 에서의 '칸노 요코' 의 음악은 완벽히 반대편에서 정점을 찍은 것 같습니다.
화면 뿐만 아니라 음악에서도 느껴지는 섬세함은 역시 칸노 요코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히로세 스즈 배우는 이민정과 살짝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만..
축구 하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랐네요. 앞 머리를 위로 올리는 헤어스타일이 이렇게 어울리는 사람은 처음봤습니다.
(그... 무슨 머리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스타워즈는 아직 보지 못하였지만, 개인적으론 호랑이 나오는 영화, 등반 하는 영화보다 더 깊은 감명을 느꼈습니다.



ps. 구밀복검 님과 같이 진행하는 팟케스트에서 다음주에 방송이 올라올 예정입니다 ^^

     <모든 이미지는 네이버 영화 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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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시아
15/12/16 16:57
수정 아이콘
헉.. 이미지를 처음 넣었는데 완전 깨지는군요 ㅠ_ㅠ 어떻게 해야 하나요..ㅠㅠ
마스터충달
15/12/16 17:02
수정 아이콘
일단 댓글 더 달리기 전에 글을 내리시는게 크크
리니시아
15/12/16 17:03
수정 아이콘
미치겠군요 크크 지금 수정해보고있는데
다시 해보고 안되면 내리고 다시 올려야겠습니다
마스터충달
15/12/16 17:03
수정 아이콘
요거 고대로 복사하셔서 새글쓰기 하시고 붙여넣기 하시면 될 것 같네요.
마스터충달
15/12/16 17:04
수정 아이콘
그냥 고대로 붙여넣기 하시고 미리보기 누르시면 html 태그 적용된 화면을 볼 수 있을 거에요.
리니시아
15/12/16 17:05
수정 아이콘
글 쓸때 왼쪽 위 상단에 html 체크 버튼을 잘못 건드렸나봅니다 크크크
감사합니다 마스터 충달님 ^^ 항상 글 잘 보고있습니다~!
마스터충달
15/12/16 17:09
수정 아이콘
요시~ 복구되었네요. 그럼 즐 잘 보겠습니다.
서쪽으로가자
15/12/16 17:12
수정 아이콘
포스터를 보고 일본영화인가? 했더니 이 영화였군요. 카호가 출연한다고 들었던 (...)
리니시아
15/12/16 17:35
수정 아이콘
한때 카호가 좋아서 바탕화면이었는데.. 좀 바뀌었더군요 ^^;
마스터충달
15/12/16 17:12
수정 아이콘
칸노 요코 한 때 표절 시비가 있었는데 별일 없이 지나갔나 보네요. 표절 여부랑 상관없이 참 좋아하던 분이었는데 그녀 때문에 이 영화가 끌리네요.
리니시아
15/12/16 17:57
수정 아이콘
사실 표절 아니고서야 그렇게 많은 장르의 음악을 만들기도 크크크...
실망스럽긴 했지만 적재적소에 넣은것도 재능이라면 재능...
지나가다...
15/12/16 17:31
수정 아이콘
다행히 저희 동네 극장에서 하네요. 보러 가야겠습니다.
kogang2001
15/12/16 17:44
수정 아이콘
어제 리니시아님 덕분에 잘봤습니다~~크크
억지로 짜내는 갈등이나 감동이 아니라서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안봐서 그러는데
둘째딸로 나오시는분은 누구인가요??
제 스타일이라서 물어보는게 맞습니다~~크크
리니시아
15/12/16 17:53
수정 아이콘
나가사와 마사미 배우를 말씀하시는 것 같군요~?
국내에서 유명했던 작품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눈물이 주륵주륵'
정도가 있겠네요. 이분 어릴때는 굉장히 청순한 소녀였는데,
어느세월에 맥주 없이는 못사는 배우 역할을 하게 되었군요 ㅠㅠ
87년생인데 어쩌다보니 조금 삭은것 같은 ^^;;;
잘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할러퀸
15/12/16 17:54
수정 아이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팬이라서 꼭 볼 생각입니다! 감상글의 스포일러 부분은 보고와서 읽도록 하겠습니다~미리 추천드립니다.
리니시아
15/12/16 18:0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스포일러 부분에 있는 저의 생각을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해지네요
테임즈
15/12/16 18:02
수정 아이콘
일본에선 러브라이브에 털린다고 소리 나오더니 한국 오니 상황이 더 안좋네요... 타이밍이 영
리니시아
15/12/16 18:06
수정 아이콘
크크크 1위를 못했더라구요.
전 개인적으로 대호, 히말랴아보다 훨씬 재미있게 봤습니다 ^^
양념게장
15/12/16 19:44
수정 아이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정말 찡-하게 봤는데 이것도 기대되네요. 라인업 처음에 발표했을 때 깜짝 놀랐을 정도로 각 연령대(?) 이름 값 있는 여성 배우들을 다 섭외한 느낌이었는데 한국에도 개봉하는군요. 외국에 있어서 언제 보게 될지 모르지만 ㅜㅜ 소개 감사합니다!
리니시아
15/12/17 23:38
수정 아이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는 느낌이 정말 많이 다르실 겁니다.
하지만 저에겐 아주 괜찮더군요.
나중에 기회가 되시면 한번 보는것도 좋으실 것 같네요 ^^
15/12/16 20:36
수정 아이콘
이게 그 러브라이브한테...
커피보다홍차
15/12/16 21:32
수정 아이콘
내일 조조로 예매해 두었습니다. 스포없는 구간과 댓글만 읽었는데 기대되네요. 잔잔하니 잘 보고 오면 좋겠습니다.
커피보다홍차
15/12/17 15:29
수정 아이콘
너무 잘 보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영화 보면서 따뜻한 느낌이 들었네요. 원작도 있었군요. 찾아 봐야겠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리니시아
15/12/17 23:37
수정 아이콘
따뜻한 느낌이라니 다행이네요~! 올 겨울도 따뜻하시길 ^^
15/12/16 21:48
수정 아이콘
오! 바닷마을 다이어리도 개봉하는군요.
전 며칠전 10일 이누도 잇신감독의 '서툴지만 사랑'을 롯데시네마월드점에서 보고 왔습니다.
아주 조금 기대하고 갔다가 완전 실망하고 돌아왔습니다. 흐흐
고레에다 감독도 좋아하는 감독인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서랍속에 넣어 둔 추억처럼 때때로 꺼내서 보곤 합니다. 그저께 저녁에도 또 봤다는 ...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일본영화로는 드물게 4계절을 모두 담느라 제작비가 꽤 들었다고 하더군요.
리니시아
15/12/17 10:28
수정 아이콘
제작비가 정말 안들었을 것 같은데 의외군요..
드라고나
15/12/16 22:08
수정 아이콘
원작 자체가 하도 좋은 작품이라 원작대로 제대로 만들기만 해도 좋은 영화가 될 거다 생각했는데, 영화가 잘 나온 모양이라 팬으로서 반가운 기분입니다.

영화가 좋았다면 한국어판도 나왔으니 원작 만화도 추천합니다. 만약 만화 쪽도 마음에 드신다면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배경이 이어지는 이전 작품인 러버스 키스도 보시기에 괜찮을 겁니다. 보신 김에 같은 작가의 작품인 바나나피쉬와 야차까지 보시게 된다면 요시다 아케미란 작가의 팬이 되실 겁니다.
리니시아
15/12/17 10:28
수정 아이콘
크크크 이렇게 작가의 세계로 점점 빠져들고..
15/12/17 10:11
수정 아이콘
전 참 좋았어요. 다만 <걸어도 걸어도>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느껴지던, 선함 속에 어떤 악함, 인간사의 더러운 부분이 이번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는 좀 더 약하게 보이더군요. 너무 착한 영화가 아닌가 그런 인상이. 그래도 좋았습니다만.
리니시아
15/12/17 10:29
수정 아이콘
작정하고 전 영화들과는 다르게 가겠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마저도 저에겐 깊게 다가오더군요.
15/12/17 11:20
수정 아이콘
네. <걷는 듯 천천히> 책을 읽었는데 거기서 확실히 느껴지더군요. 대지진 이후엔 다른 영화를 만들겠다는. 그런 생각까지 하면서 보면 뭐랄까요, 참 '고마운' 영화랄까요. 더 악랄한 부분까지 다루는 건 제 개인취향이니까요.
광기패닉붕괴
15/12/17 21:45
수정 아이콘
저에겐 아름다운 영화였지만 너무 아름답기만 한게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갈등선과 감정의 폭이 이전작과도 비교하면 너무나도 약하게 느껴져서 보는데 오히려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저에겐 관람자라기보단 천사가족을 보는 악인이 된 것 같았어요. 분명 내가 아는 갈등이고 감정이며 해결과정이지만 공감대을 형성할 수 없었습니다. 관람을 하지만 마치 유리벽이 몇겹씩 세워진 것 같았죠. 제가 전보다 못 되진걸까요? 많은 분들이 영화를 잘 즐기신 것 같아 서글퍼지기도 하네요.

하지만 분명 보면 기분은 좋아질 영화인 것 같아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특유의 분위기는 여전하고 거기에 아름다운 배우들에 뛰어난 영상미와 음악까지 더해지니 보는 내내 웃음을 지울 순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론 좋은 영화였습니다.

뱀발인데 걸어도 걸어도와 고잉 마이 홈을 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더 잘 즐겼을 영화이기도 한 것 같네요.
리니시아
15/12/17 23:36
수정 아이콘
사실 영화 전체적으로 너무 아름답게만 그려져 있죠.
다만 올해 제가 봤던 영화들 중 이렇게 아름답기만 했던 영화가 한편도 없었어서, 더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 같기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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