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1월에 제주도에서 폭설을 만나 본의아니게 이틀 더 제주도 체류를 하여 유배를 겪게된 글을 쓴 이후로 오랜만에 또 이 자유게시판에 글을 남기게 되네요.
(그 글은
https://pgrer.net/?b=8&n=63281 에서 봐주세요 – 막간 광고입니다(??))
+) 가게 이름을 실명으로 적습니다. 간접광고가 된다면 수정하겠습니다.
델리민주 본명 유민주님(이하 델리민주)을 알게 된 것은 뭐 다른 분들하고 비슷합니다. 그놈의 마리텔 때문에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정 시간에 맞춰서 꼬박꼬박 챙겨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유명한 드라마들이 뭔지 왜 저게 유행을 하는지 모를 정도이니까요. 아 물론 저는 산골에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유행에 무감각한 사람일 뿐이지요. 사족으로 제가 요즘 정말 자주 보는 프로그램은 ‘6시 내고향’입니다. 이 프로그램도 유행은 탑니다. 요즘 농수축산업의 유행지표를 볼 수 있.... 사족이 많이 길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람들이 델리민주 방송을 보고 힐링이 되었다. 인터넷 용어도 모르는 것에 재미지다. 놀려먹는 재미가 있다. 도우 돈 내고 방송해라(???) 등등의 이야기를 봐도 저는 아 그런 분이 계신가부다 하고 생각을 했는데 어느 날 진짜 갑자기 ‘앗! 델리민주의 방송을 봐야지!’라고 생각을 하고 본방송을 보게 됩니다. 그게 3월 28일 방송이었고요. 3시간 가까운 꿀 같은 방송이었습니다. 목소리도 조근조근하고(저도 여자입니다만 말소리 조근조근하고 달달하게 하는 사람 좋아합니다.) 행동도 귀염귀염하셔서 어마어마한 힐링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을 하게 되지요. ‘아 저분이 운영하시는 가게를 실제로 찾아가야겠다!’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 생각에 잠시 멈춤을 하게 되는 것이 지방민(....)에다가 4월에 한참 사업이 들어올 타이밍이라 도저히 서울에 갈 시간이 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게 바로 지방민의 서러움이라고 할까요. 적어도 수도권에 살았더라면 이런 일을 겪지 않았을 것인데 저도 생업이 달린 일이 있는지라 부득이하게 카페가는 것을 다음 서울 갈 때로 미룹니다.
4월 23일에 십여년 넘게 알고 있던 친한 동생이 그랜드 하얏트에서 결혼이 있어서 서울 가게 될 일이 생깁니다. 거기서 저는 꾀를 냅니다. 이 델리민주님께서 하시는 가게에 매주 클래스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23일 클래스를 신청을 합니다. 카페에 가서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언제 오실지도 모른 사장님을 기다리는 것보다 클래스에서 소규모의 인원과 함께 다이렉트로 배우는 것이 얼마나 더 효과적입니까.
그리하여 저는 이 카페의 인스타그램을 알아서 DM을 보내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예약을 합니다. 금액은 따로 적지 않겠습니다. 궁금하시면 카페 인스타그램에 DM으로 여쭤보심이 나을 듯 합니다. 힌트를 드리면 생각보다 조금 셉니다.
이 가게 클래스의 특징이 매달 다른 가게와 협조 진행을 하는 것입니다. 이번 달에는 경리단길의 ‘꽁티드툴레아’라는 가게와 함께 협조를 하여 1부에는 석고방향제, 2부에는 보틀케이크를 만드는 코스였습니다.
23일이 되고 결혼식을 들렸다가 저는 바보같이 좋은 길을 놔두고 길을 잘못들어서 하얏트에서 경리단길을 통하고 이태원으로 돌아서 한남동으로 오게 됩니다(....) 3시 30분에 수업이었는데 제가 2시 40분에 하얏트에서 나와 그 곳에 도착한 시간이 무려 3시 25분...... 같이 수업을 듣기로 한 친구는 분명히 제가 하얏트에 있어서 일찍 올 줄 알았더니 자기보다 늦게 온 것을 더 신기하게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친구와 같이 알려준 사무실로 들어갔는데 그 곳에서 실제로 델리민주님을 뵙게 됩니다. 생각보다 작고 진짜 여리여리하신 분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거기에 여리여리한 목소리까지.... 제가 얼마 전까지 A로 시작하는 아이돌빠(....)를 좀 해서 실제로 연예인들 봐도 그렇게 막 떨리지 않았는데 연예인도 아니신 델리민주님을 실제로 뵈니까 손이 막 덜덜 떨리더라고요.
클래스를 들어가기 전 모든 사람들이 자기소개를 조금씩 하고 바로 ‘꽁티드툴레아’ 사장님이 석고방향제 제작 시연을 합니다. 뭐 이거 설명해봤자 본론은 아니니(....)
그리고 잠시 몇분정도 쉬는 시간을 갖고 바로 2부로 들어가서 델리민주님과 함께 자몽보틀케이크를 만듭니다. 근데 여기 통해서 고백하자면, 저는 자몽을 먹으면 안 되는 몸이었습니다(....) 몸이 자몽과 안맞는데 팬심으로 참고 자몽케이크를 만들었으니... 저도 참 대단한 잉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요.
마리텔에서 치과소리 내는 믹서기를 실제로 작동도 해봤는데 제가 작동을 해야하는 것을 믹서 날을 분리하는 버튼을 눌러서 바로 크림에다가 믹서 날을 빠트리는 일도 해보았습니다(....) 델리민주님을 포함 클래스 관계자분들께서 ‘헐 이런 잉간은 처음이야’하는 눈빛을 순간 보낸 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물 보고 델리민주님께서 손이 참 빠르시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호호호
그리고 마지막에 다같이 결과물을 가지고 당일 클래스에 참석하신 분들과 사진을 찍고 개인적으로 얼마 더 이야기를 하고 끝냈습니다. 원래 클래스 시간은 5시 10분까진데 이야기하고 나와보니 5시 40분이 훌쩍 지나있었습니다.
클래스 인원이 작아서 여러 사담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이러면서 알게 된 사실 몇 개 알려드립니다.
1. 델리민주님은 본스치킨 좋아하십니다. 당신 입으로 말씀하신 사항입니다. 튀긴 것보다 구운 것이 취향이라고 하시네요.
2. 마리텔에서 다시 뵙고 싶다고 살짝 흘리듯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같이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재미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지라 현실성은 조금 없어보입니다만..... 진경PD님 보고 계십니까?
3. 제가 바로 앞에서 “따라랏 땃땃 따라랏따~ 따라랏~따 따라라라~”라고 불렀더니 관계자분들이 단체로 빵 터졌습니다. 델리민주님께서는 춤추는 걸 굉장히 좋아하시는데 여기 직원분들께서 말리신다고 저에게 한탄을 하셨..... 근데 춤추시는 것을 자제하셔야 할 듯(???)
4. 책가지고 사인 받으러 왔다 하시면 엄청 좋아하십니다. 책에 사인을 받아왔는데 쓰신 것 보니까 거의 편지형식으로 써주셨습니다. 제가 책에 저자분들 친필을 받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제가 지금까지 받아본 저자 친필 중 가장 긴 친필에 속합니다. 물론 그 내용도 참 델리민주스럽게 적어주셨습니다. 개인적인 내용이 좀 많아서 내용을 올려드리지 못함이 섭하네요.
5. 만약에 여성분들이 있으시면 가셔도 좋습니다. 포옹 많이 해주십니다. 저도 했으니까요.
6. 셀카를 당신께서 스스로 “요즘은 셀카가 대세라면서요?” 라고 찍자고 하십니다.
7. 제가 사는 광주는 마리텔이 안나온다니까 엄청 놀라하셨습니다. 대화 내용을 좀 따르자면
나 : 광주는 마리텔이 안나와요.
민 : 네??? 그럼 어떻게 보세요? 본방?
나 : 본방으로도 보고 MBC에서 하는 것은 인터넷으로 다운받아보고요. 그리고 본방도 인터넷으로 올라와 있어요. 채팅 내용도 그대로 올라와 있는거요.
민 : (엄청 놀라워함) 그렇게도 올라와 있어요? 진짜요?
이 분께 토렌트로 다운받는다는 사실을 알려드리면 기절하실 것 같아서 토렌트까지는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8. 인스타에 댓글 자주 남기시는 분들은 다 기억을 하십니다. 저는 얼마 남기지 않았는데 제 아이디 앞에만 말씀드리니까 바로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어마무시한 분......
그리고 더 많은 사실을 적어드리고 싶지만 사적인 내용이 좀 많아서 다 적어드리지 못합니다. 직장인분들의 클래스로 딱 적당한 시간과 내용 같았습니다. 저같이 베이킹 걸음마 뗀 사람이 듣기에도 부담되지 않고 딱 좋은 수준이었고요.
다시 들으라면 다시 듣고 싶지만 가격과 거리가 부담이 되어서 저는 나중에 시간이 될 때 다른 시즌에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팬미팅이라고 생각하면 좀 꿀인 수업이었습니다(?)
+) 추가 : 요즘 인터넷 용어를 좀 배우셨다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듣보잡 파티셰'라고 칭하십니다. 누구야!!! 듣보잡 알려준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