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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4/29 19:39:29
Name 솔빈
Subject [일반] 독후감, 조지 오웰의 1984
소설의 배경 1984년 오세아니아는 `빅 브러더가 당신을 보고 있다`라는 대형 포스터가 말해주듯 실체가 없는 절대 권력자 빅 브러더를 중심으로 하는 과두 집단 체제 국가이다. 사람이 있는 곳마다 송수신이 가능한 텔레스크린이 걸려있고, 인적이 없는 나무에도 들판에도 마이크가 달려있다. 공중에는 헬기를 통해 사상경찰이 거리를 활보하며 시민들의 모든 일거수 일 수족을 감시한다.

오세아니아 주민의 대다수인 노동자 계층은 세뇌되고 기계화되어 개인성이 말살 되었다. 그들은 개인의 권리를 포기하고 그 권리를 조정자인 국가에 헌납하여 인간이 아닌 가축처럼 살아간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라는 당의 슬로건에 잘 나타나 있는 과거 통제가 주민들을 통제하는 주요 수단이다. 하여 당은 과거를 기억하는 자를 숙청하고 과거와 현재를 조작한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외부당원으로 진리부 기록부에 소속되어 과거의 신문을 조작하여 당의 실책을 가리는 업무를 맡고 있지만 여러 가지 계기를 통하여 현 체제의 의문을 품고 고물상에서 산 일기장에 일기를 쓰게 되면서 당을 전복할 거라는 의지를 갖춘다.  

그런 윈스턴에게 외부당원 줄리아라는 인물이 찾아온다. 윈스턴이 체제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그녀는 윈스턴을 사모하고 둘은 밀회를 즐기는 사이가 된다. 그런 그들은 내부당원 오브라이언이 그 둘을 불러 혁명단체 형제단에 가입을 시킨다.


조지오웰의 다른 소설 동물농장이 그랬듯 조지오웰은 1984를 통해 소련의 전체주의 사상과 스탈린의 독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그 비판의 화살은 왠지 낯설지 않은 찝찝한 느낌이 드는 현실이다. 권력을 잡은 정권이 과거를 조작하여 정권을 세세토록 유지하려는 검은 속내는 지금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조지오웰의 소설 속 텔레스크린과 마이크로 대변되는 아날로그적 정보수집과 통제는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 인터넷, 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수집되고, 빅 데이터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성향은 물론이고 취향, 이념적 사고방식 등 모든 생각이 분석되고 있는 현실이다.  

조지오웰이 상상하던 디스토피아적 미래는 그의 시대에서 비판적 사고와 풍자로 쓰였지만, 지금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살아가는 시대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가 예견한 정부의 공권력에 의한 시민들의 굴종을 강요받는 세상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는 그런 세상을 뒤집을 수 있는 건 대다수 프롤레타리아라고 말한다. 깨어있는 시민들만이 강압과 폭력을 행사하는 정부를 심판 할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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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군
17/04/29 20:31
수정 아이콘
와..반갑네요. 제가 pgr에 적은 첫글이 1984 독후감이었는데요. 조지오웰의 통찰력과 상상력은 정말 놀랍지요.

혹시나 다른 사람의 감상에 흥미가 있으실까 해서 링크해봅니다. :)

https://pgrer.net/?b=8&n=25387
17/04/29 20:45
수정 아이콘
식민지 경찰에서 부터, 파리의 가난뱅이, 런던의 노숙자를 거쳐 스페인 내전까지 참전한 조지오웰은 참으로 치열한 인생을 살았죠. 그런 삶에서 시민을 굴종시키려는 체제에 대한 저항정신을 기조로 삼아 동물농장과 1984를 탄생시켰습니다. 그가 비판하던 체제는 구소련일진데 어째 현대 문명국가들에게도 통용되는 것 같아 1984를 읽으면서 한번씩 소름이 돋았습니다. 링크해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전 스포를 하지 않으려는 의지도 있긴 했지만, 같은 책을 읽었는데도 사악군님의 감상평에 비해 제 감상평은 너무나 미진한거 같아 부끄럽네요.
사악군
17/04/29 22:41
수정 아이콘
무슨 말씀을.. 저는 줄거리 요약에 가깝게 내용을 많이 쓰느라 길어진거고 긴만큼 더 파고들어본 것뿐인걸요. '목적이 다른' 감상평일 뿐이죠. 조지오웰의 삶에 대해선 잘 몰랐는데 그의 넓은 통찰력의 배경을 알게 된 것 같아 좋네요.^^
태엽감는새
17/04/29 20:51
수정 아이콘
1Q84를 읽고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동물농장은 재밌게 읽었는데.. 1984는 섬뜩했어요.
17/04/29 20:53
수정 아이콘
동물농장은 정말 이솝우화 이후 최고의 우화(?)죠. 도서관 책장에 꽂혀 있는 동물농장이라는 제목만 봤을땐 브래맨 음악대 같을 거 같아서 빌려 읽었는데, 그 배신감이란.. 쩝
모지후
17/04/29 21:13
수정 아이콘
스포될 것 같아 간단히 느낌만 적자면, 고등학생 때 멋모르고 읽다가 작가를 원망(?)했습니다.
주인공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고...내용은 둘째치고 후반부의 내용전개와 엔딩이 충격적인 소설 중 하나로 꼽고 싶네요.
17/04/29 21:14
수정 아이콘
한번씩 현실에 윈스턴은 김문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yangjyess
17/04/29 21:15
수정 아이콘
정치소설인줄 알았는데 연애소설이었다는... 줄리아의 <사랑한다> 쪽지에 심쿵했었죠... 크
17/04/29 21:19
수정 아이콘
줄리아가 윈스턴에게 끌린 이유는 그녀가'오지상 콤플렉스'가 아니였을까 합니다. 크크 억압되고 사상이 침해되는 세상에서 둘의 밀회는 세상의 어떤 꿀보다 달콤했을 겁니다.
말년행보관
17/04/29 22:30
수정 아이콘
나는 구글을 사랑했다.
17/04/29 22:38
수정 아이콘
으헉! 최고십니다. 책한권을 한 문장으로 축약하시다니.
17/04/29 23:01
수정 아이콘
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게 트로츠키 브론즈스테인을-> 골드스테인으로 바꾸는 부분 그리고 윈스턴이 아무리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어도 두려움에 육체가 무너지는 부분이 충격이였습니다.
LightBringer
17/04/29 23:18
수정 아이콘
거대한 독재권력 체제에 홀로 저항하다 무너져내린 윈스턴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씁쓸하던지... 차라리 저항의지를 품은 채로 총살당하는 게 그에게는 훨씬 더 행복한 결말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지니랜드
17/04/30 00:07
수정 아이콘
일제가 왜 우리 말 글을 없애려 했는지를 1984를 읽고 난 뒤에 아 정말 무서운 짓을 한 거구나 라고 느꼈었어요.
17/04/30 00:12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는 그나마 말과 글을 지켰지만, 스코틀랜드는 말살당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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