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8/14 18:25:06
Name d5kzu
Subject [일반] 근현대사 시간에 들어봤어요.
스물여섯에 두 번째 직장에 자리 잡고 지금은 서른둘이니..그러고 보니 오늘로 만 7년을 꽉 채웠네요.
어릴 때는 한 회사에 5년을 다녔다고 선물 주고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막상 지금 돌아보니 제 위로 저보다 오래 근무한 형들이 손에 꼽힐 숫자 밖에 남지 않았네요. 물론 이직률이 높다는 업계이긴 하지만..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갓 대학 졸업한 친구들이 입사하면, 그 몇 남지 않은 형들에게 '띠동갑 입사했네요' 라며 웃었는데
갑자기 받게 된 후임이 고등 3학년 인턴이었습니다. 아직 띠동갑도 못 받아봤는데 그걸 넘어선 친구가 후임이라니..

축구를 좋아하는 탓에 밥 먹다가 축구 얘기가 나왔고, 케이리그 EPL 이적 시장 등등 얘기하다 보니 어느 순간
2002년에는! 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근데 인턴 친구는 듣지도 않고 밥만 먹고 있더군요.

사실 그 친구가 2002년에 몇 살이었는지는 관심 없었습니다.
그저 '월드컵이 우리나라에서 열렸을 때 어떤 분위기인지 알아?' 물어봤다가 돌아온 답변에 스턴이 걸렸지만요.

"근현대사 시간에 책에서 배웠던 것 같아요...."
응? 내가 근현대사 시간에 배웠던 건 임시 정부 수립이나 한국 전쟁 이런 게 아니었던가...
2002년 월드컵을? 광화문 거리가 시뻘겋던 그 날을? 그게 교과서에 나온단 말이야?

지금도 나이가 엄청 많다고 생각하진 않았고, 난 YB야 하고 우기던 저는 꽤 충격이 컸습니다.

오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가 발표된 네이버 기사 댓글들을 보면
이동국 선수에게 동궈라는 표현이 수두룩하고, 물회오리 슛 얘기밖에 없는 것들을 보면서 그럴 수 있겠다. 나도 저들도 이상한 게 아니라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98년생(잘못됐네요) 2000년생이 예비 수험생이고 99년생이 올해 수능을 보는 이 시점에
98년도 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이동국이 중거리 슛을 콱! 이라는 말은 저에게 차붐이 독일에서 뛸 때랑 다를 게 없을 테니까요.

조금 있으면 한일 월드컵 베이비들이 성인되고 군대를 갈 때가 되어가는데, 이렇게 오늘도 세대 차이가 생기는 것을 배워갑니다.

이 놈의 PGR 때문에 제가 아직 YB라고 착각하고 사나 봐요
(PGR에서도 아재에요 라는 댓글은 맘의 상처가 될 것 같습니다 ㅠㅠ)

- 개망이님 댓글 보고 기억이 떠오른 얘기도 하나 추가 합니다. 이 인턴 친구는 논스톱이 뭔지 모르더군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Broccoli
17/08/14 18:28
수정 아이콘
지금 중1친구들이 04년생인가 그렇습니다 ㅠㅠ
하지만 블쟈가 세대차이를 줄여주지 않겠습니까 크크크크
17/08/14 18:47
수정 아이콘
정말일까요.. 저 친구들이 리마스터에 과연 관심있을까요 크크
17/08/14 22:42
수정 아이콘
작년에 알바로 들어온 친구들이 99년생이었습니다.
스타를 잘한다고 하길래.. '읭?그거 너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건데?'라고 하며 내기를 했는데...
그 친구가 비전 켜주고 하는데도 졌습니다 ㅠㅜ
저도 나름 전사 스타대회때 준우승도 몇번씩 했었는데..
MiguelCabrera
17/08/14 18:29
수정 아이콘
크크크 재밌게 읽었습니다. 왜인지 모르게 오타가 많긴 하네요
17/08/14 18:36
수정 아이콘
허 오타 정말 많았네요! 알탭 시전하면서 쓰다보니 흐흐 수정했습니다.
Agnus Dei
17/08/14 18:29
수정 아이콘
02 월드컵이 어느새 '역사'가 되어버렸군요 크크크
개망이
17/08/14 18:31
수정 아이콘
요새 고등학생들하고 이야기하면 너무 슬퍼집니다..
송혜교 송중기 이야기가 나와서
"송혜교 가을 동화 때 진짜 이뻤는데" 하니까 가을동화를 모르더라고요
왜 몰라? 엄청 유명했는데? 원빈 나왔는데 몰라? 하니까 핸드폰으로 검색해보더니
2000년도에 방영됐잖아요. 저 그때 태어났어요..라고 크크ㅠㅠ
17/08/14 18:49
수정 아이콘
와.. 계절 시리즈 중 가장 좋아했던 봄의 왈츠도 2006년이네요? 10년이 넘었어...
구밀복검
17/08/14 22:08
수정 아이콘
어찌보면 이건 세대 격차보다도 세대 공존을 말해주는 일화일 것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30대 초반의 남배우인 송중기는 몰라도 - 아니 사실 송중기만 해도 넘버3 시절 송강호보다 나이 많다는 게 함정 - 30대 중반의 여배우인 송혜교 정도 연배의 배우는 청춘물 주연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으니까요. 예컨대 가을 동화 시점인 2000년 기준으로 보면 2016년 태후에 나왔던 만 35세의 송혜교 연령에 해당하는 게 전인화/도지원/강수연 같은 여인천하 주연급 배우들인데, 이들이 당시에 이미 중견배우 대접을 받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뭐..격세지감이죠. 그보다 조금 아랫 세대인 김희애-채시라-최진실 같은 90년대 브라운관 스타들만 해도 이미 00년대 초의 틴에이저들에게는 흘러간 옛 배우였고, 실제로 본인들 스스로 중년 연기로 선회한 상태였죠. 즉 과거와 달리 세대차 나는 청장년층과 10대들이 동일한 배우를 향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세대 통합의 증거...그만큼 30-40대가 가지고 있는 문화 권력이나 트렌드 주도권이 과거보다 증대되었다고 할 수 있을 테고요. 결국 00년대 초에 리모콘 움켜쥐고 가을동화 호텔리어 풀하우스 보던 세대가 아직까지도 브라운관 시장에서는 메인 고객으로서 공급을 쥐락펴락하고, 그리하여 10대들에게도 영업질을 할 수 있게 되고..그런 게 아닌가 싶네요.
작은 아무무
17/08/14 18:36
수정 아이콘
이래서 블리자드가 리마스터를 낸 겁니다!!!
17/08/14 18:44
수정 아이콘
98년생은 대학교 들어갔는데요..ㅠㅠ
17/08/14 18:46
수정 아이콘
윽 수정했습니다. 오타도 많고 내용도 ㅠㅠ 검수 좀 할걸 그랬어요.
솔로몬의악몽
17/08/14 21:18
수정 아이콘
제가 98년도에 대학에 들어갔는데요..ㅠㅠ
17/08/14 18:45
수정 아이콘
제가 중고딩때 과거 드라마 여로가 자료화면으로 종종 나왔거든요. 국민드라마였다고..
근데 그 당시 최고 인기 드라마들이 현시점에서는 과거시점에서 여로만큼 오래됐죠.
자료화면으로 나오는 여로보면서 완전 옛날사람들이 보던 드라마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중고딩들이 모래시계나 여명의눈동자 보면 똑같이 생각하겠쥬..
그러니까 모래시계나 여명의눈동자를 봤던 저=옛날사람 ㅠ
루크레티아
17/08/14 18:46
수정 아이콘
삐빅 아재입니다.
17/08/14 18:51
수정 아이콘
아재세요......막말로 원빈급아니면 다 군대갔다오면 아재인거죠
해병쫓는사도
17/08/14 18:54
수정 아이콘
PGR에서도 아재에요~
17/08/14 19:08
수정 아이콘
서른둘이 어딜 봐서 아재입니까. 글쓴분 제가 위로해드리겠습니다. 절대 아재 아닙니다. 절대요!
(이상 2002년 월드컵을 대학교 하숙방에서 본 1인)
17/08/15 03:39
수정 아이콘
중학교때 월드컵보면 신세대입니까 하핳
young026
17/08/14 19:10
수정 아이콘
글쓴 분께는 박창선과 최순호의 골이 그런 느낌이겠군요.^^;
스웨트
17/08/14 19:20
수정 아이콘
근현대사가 구한말 시대 배우는거 아니었습니까??
박정희, 전두환 시기 알아보려고 대학 교양으로 근현대사 신청했는데
동학농민운동만 주구장창 배웠는데;
순정구련보등
17/08/14 19:49
수정 아이콘
학교다닐때 선생님들이 너네 88올림픽때 태어나지도 않았냐고 하시던데 그런 느낌이겠군요
17/08/14 19:52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한 연배시군요.
"너 그럼 88올림픽도 기억 못하냐?"고 묻던 96학번 선배의 말이 이제야 와닿네요 흑...
Biemann Integral
17/08/14 20:01
수정 아이콘
국제대회 기억 하는 것으로 세대가 나뉘기도 하지요. 저는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부터 기억납니다. 황영조 선수가 우승하길래 우리나라가 마라톤 강국인 줄 알았어요. 94년 월드컵에선 스페인이랑 비기길래 약팀인 줄 알았구요. 서정원 선수의 극적인 동점골에 놀랐죠. 98년 월드컵에서 네덜란드가 준 새벽의 충격이란..
인생이 올림픽 월드컵 몇 번 보다보면 끝나는 건가봐요.크크
17/08/14 20:50
수정 아이콘
스2도 안하는데 스1 리마스터라고 하겠습니까 크크크
차라리 아저씨들이 오버워치를 하세요
카바라스
17/08/14 21:01
수정 아이콘
전 초딩이었는데 제동생은 기억을 거의 못하더군요(같이 응원하러 가족끼리 가기도 했었는데..) 15년이 넘었네요
돌아온 개장수
17/08/14 21:01
수정 아이콘
YB는 윤도현 밴드인가요?
유재석
17/08/14 21:19
수정 아이콘
2002하면 윤도현밴드죠
2006하면 버즈?
17/08/14 21:25
수정 아이콘
릴레함메르
들어봤으면 아재
아니면 아직 아닙니다 크크
CoMbI COLa
17/08/14 21:25
수정 아이콘
같이 일하는 96년생 여자애가 고향이 대전이라길래 아무 생각 없이 엑스포 가봤냐고 물어봤다가...이하생략 ㅠㅠ
FastVulture
17/08/14 21:26
수정 아이콘
ㅠㅠ
MiguelCabrera
17/08/14 22:41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 이 댓글 오늘 제가 본 것 중에 제일 웃겼어요.
RedDragon
17/08/15 11:52
수정 아이콘
아 이거보고 웃으면 안되는데 빵터졌어요 ㅜㅜ
나도 엑스포 다녀온 세대구나.. 후....
꺄르르뭥미
17/08/17 01:42
수정 아이콘
빛돌이랑 나이랑 고향이 똑같은 친구군요
꺄르르뭥미
17/08/17 01:45
수정 아이콘
헉 빛돌이가 아니고 꿈돌이네요... 빛돌이는 sbs 개국 초창기 마스코트!? sbs가 없던 시절을 기억하는 아재입니다
나비1004
17/08/14 21:48
수정 아이콘
고3때 카이스트 드라마를 보면서 대학교 생활을 그리며 수능 공부를 했던지 어언 20년이 다되가네요
17/08/15 11:45
수정 아이콘
전 사랑이 꽃피는 나무를 보며 대학생활에 대한 동경을 키웠는데....ㅠㅠ
태엽감는새
17/08/15 00:20
수정 아이콘
32살이 아재일리 없습니다
-에이브러햄 33살-
17/08/15 10:05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 교사가 되면 조금 더 빨리 느낄 수 있습니다. 저희 반 애들에게는 빅뱅 거짓말 원더걸스 텔미가 지들 태어날 때쯤 나온 옛날 노랩니다. 올해 들어 받은 가장 큰 충격...
17/08/15 11:19
수정 아이콘
와..이것도 엄청 충격이네요
ComeAgain
17/08/15 12:35
수정 아이콘
아이가 As long as you love me, My love를 들으면서 아버지가 듣던 노래라고...
구름과자
17/08/15 12:17
수정 아이콘
대전 엑스포 가서 꿈돌이랑 사진도 찍고 그랬었는데.. ㅠㅠ
国木田花丸
17/08/15 13:52
수정 아이콘
롤챔스 보는 입장에서 비슷한 나이인 샤이, 마린 보면 롤챔스 선수 대부분의 나이가 진짜 어리구나를 느끼고 있습니다.
17/08/15 16:3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워드나 엑셀에서 저장버튼 이게 무슨 의미일까 하고 고민하는 후배들이 충격이었어요...
17/08/15 16:44
수정 아이콘
이건 잘 이해안되네요~무슨 뜻인가요?
독수리가아니라닭
17/08/15 17:29
수정 아이콘
저장버튼이 플로피디스크 모양인데 요즘 젊은이들은 플로피디스크를 본 적도 없다는...
독수리가아니라닭
17/08/15 17:28
수정 아이콘
내가 아재...라고...?!
Cafe_Seokguram
17/08/15 18:10
수정 아이콘
86년에 임춘애 육상 800미터 결승전 직관자는 잠시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3328 [일반] [리뷰]제인 도 - 공포가 이성을 지배할 때 [19] VKRKO7792 17/08/16 7792 1
73327 [일반] 자작곡 - 나만큼 미쳐봐 外 [6] 삭제됨4340 17/08/16 4340 8
73326 [일반] 생애 첫 '깨끗한 집' 갖고 감격해 울먹이는 독립유공자 후손 [39] 삭제됨13242 17/08/16 13242 36
73325 [일반] 중국 인터넷 국내만 연결 ‘인트라넷’ 전락... 대학까지 해외정보 입수 제한 [121] 테이스터15575 17/08/16 15575 4
73324 [일반] 대만 정전 [85] Red_alert14990 17/08/16 14990 5
73322 [일반] 29세 신입 영업 사원, 1년 만에 퇴사합니다. [77] 삭제됨19932 17/08/16 19932 20
73321 [일반] 건국절 논란에 대한 짧은 의견 [89] 경성아재7998 17/08/16 7998 7
73320 [일반] YTN 문재인 대통령 100일 국정지지도 84% + 여러 조사기관들 100일 지지도 조사 [112] Lv311998 17/08/16 11998 24
73319 [일반] 레고에 입문할 것 같습니다. [34] possible8048 17/08/16 8048 4
73318 [일반] 08마리·08LSH 찍힌 계란을 주의하세요 (내용추가) [30] 홍승식9464 17/08/16 9464 2
73317 [일반] 대한민국 헌법,그리고 국제법과 관련한 위키 논쟁 이야기 [48] 고통은없나6687 17/08/16 6687 4
73316 [일반] '윤종신-좋니' 멜론 2위 기념 아주 사소한 글 [33] cINeaRdOr27844 17/08/16 7844 3
73315 [일반] 대입정책이 꼭 수시 위주여야 하는 정치적 이유 [96] 재활용11221 17/08/16 11221 29
73314 [일반] 중고차 매매단지를 다녀왔습니다. [24] style10732 17/08/15 10732 0
73313 [일반] 건국절 부정세력의 수장(스크롤 주의) [190] 좋아요12796 17/08/15 12796 14
73312 [일반] [뉴스 모음] 제 72주년 광복절 경축식 소식 외 [14] The xian6537 17/08/15 6537 42
73311 [일반] [혹성탈출: 종의 전쟁] 이런 예상 밖의 전개는?...(스포 있음) [56] Neanderthal6644 17/08/15 6644 2
73310 [일반] 오늘자 사업가 이희은 인스타그램 [106] Paul Pogba19007 17/08/15 19007 13
73309 [일반] 학생부 종합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들. [72] 펠릭스7628 17/08/15 7628 8
73307 [일반] 검찰 알아야 바꾼다 9화 - 사법부 [13] 스핔스핔5966 17/08/15 5966 2
73305 [일반] [뉴스 모음] 좋은 말이나 대책보다 더 칭찬할 만한 것 외 [53] The xian13638 17/08/14 13638 97
73304 [일반] (스포주의) 택시운전사를 보고 왔습니다. [21] Leos7846 17/08/14 7846 10
73303 [일반] 근현대사 시간에 들어봤어요. [48] d5kzu9068 17/08/14 9068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