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7/17/2008071701541.html

[사설] '시위 여대생 사망' 괴담 유포자는 끝까지 추적을


아침마다 집으로 조선일보가 옵니다. 어차피 뉴스는 주로 포탈에서 읽는지라 종이신문을 굳이 안사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냥 정보 제공받는 차원에서(어차피 그거 본다고 세뇌안당할 자신도 있고) 보고 있습니다.
항상 사설을 '즐겁게'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데 오늘 좀 깜짝 놀랐습니다.
전체적인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중간 쯤에 쓰여져 있는 "요즘 전경들은 대부분 휴대폰을 갖고 다닌다"라는 문구.. 전경도 군인인데 간부들과 긴급연락이 필요한 한두명도 아니고 "대부분"이라고 어떻게 단정짓고 저렇게 쓴 것일까요.
일단 조선일보에 확인 전화를 넣어보았습니다. 여성 상담원이 받으시더군요. 일부를 옮겨봅니다.

"오늘 사설을 보면 전경들이 대부분 휴대폰을 갖고 다닌다라는데 사실인가요?"
"그것은 사설 쓰시는 분께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쓰시는 겁니다."
"그런데 전경들도 다 군인이잖아요. 군인의 대부분이 휴대폰을 갖고 다닌다는 것이 이해가 잘 안되는데요"
"음....(잠시 말이 없다가) 제가 한번 논설위원 계신 쪽에다가 그 점에 대해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그래도 뭐 요새 전경대 분위기가 바뀌었을 수도 있고 하니, 경찰청 전경관리계에 또 전화를 넣어보았습니다. 담당자 분이 받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문의좀 드리려 전화드렸습니다."
"네 무슨일이시죠?"
"오늘자 조선일보를 보면 전경의 대부분이 휴대폰을 갖고 다닌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전경들은 휴대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이미 지침이 다 되어 있고요, 간부들과 긴급통화를 할 수 있는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규정상 절대로 휴대폰을 갖고 다닐 수 없습니다."
"아.. 무전 치거나 하는 고참급들 말씀하시는 거죠?"
"아닙니다. 고참이라고 휴대폰을 쓸 수 있는게 아니고, 간부들과 연락이 긴급히 필요한 대원들에 한정되어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운전이나 행정 대원을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그런 대원들만 제한적으로 쓸 수 있고, 대부분이 갖고 다닌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신문이 사설에서 그렇게 써 놨는데 좀 이상합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자세히 파악해 보겠습니다."

그래도 '1등; 신문'인데 좀 부정확한 괴담은 유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름없는 네티즌이 올린 괴담은 끝까지 추적해서 엄벌하라고 난리 부리는 1등; 신문께서 이렇게 괴담을 유포하시면 좀 곤란하죠..
어쩌면 제가 역으로 '조선일보가 괴담을 유포했다'는 괴담을 유포했다고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될까요?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