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계신 수백만 관종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관심 받고 싶어 키보드를 두들기는 22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신경써야 하는 관심은 한 두가지가 아닌데요. 오늘은 그 여러가지 관심 중 한 가지, 베플 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베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좋아요(추천)를 많이 받아야합니다.
본격적으로 베플 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베플을 만드는 요소인 좋아요(추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아요와 추천
우린 좋아요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즘은 좋아요 하나 잘못 눌러도 큰 문제에 휘둘릴 수 있습니다.
심지어 좋아요를 누르는 시간대 역시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좋아요가 우리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키길래 이리 문제일까요?
할 일 없는 몇 연구자들이 sns에 빠져 사는 사람들의 뇌를 찍어봤답니다. 이들이 sns를 할 때, 좋아요를 받을 때 사람의 뇌 영상을 확인하면 코카인 중독자가 코카인을 흡입할때와 비슷한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거 sns 하는 사람을 중독자다, sns는 질병이다 라고 낙인 찍는 행위 아닙니까? 마치 게임은 질병이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런 연구하고 논문 쓰는 사람 뇌도 한 번 찍어봐야 됩니다. 분명 이 사람들 뇌도 논문 추천수 올라가고 리트윗(인용)수 늘어나면 코카인 흡입할 때 처럼 반응할겁니다.
여러분 논문 중독은 질병입니다. 아시겠어요?
아무튼 좋아요와 추천이란 뭐냐. 이런거 받으면 사람의 기분이 좋아진다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우리 같이 생긴 사람이 셀카 찍어서 올리면 좋아요 받나요? 신고를 받을수는 있습니다. 뭐 이것도 다른 의미의 관심이라면 관심이겠지만. 우리는 이런걸 원하는게 아니잖아요?
본의 아니게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결국 우린 평생 남들에게 관심 한 번 못 받아보고 살아야할까요?
그러나 다행히도 sns에만 좋아요와 추천이 있는게 아닙니다.
무한히 넓어진 이 인터넷 세상에서 스마트폰과 키보드만 있으면 우리도 좋아요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바로 댓글로 말이죠.
법적으로 코카인을 흡입할 수 없는 이 대한민국에서 우리에게는 베플만이 나라에서 유일하게 허락한 마약입니다. 우리도 뽕에 취해봅시다.
이제 베플에 대해 조금 더 전략적으로 접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베플이 될 수 있을까요? 베플에서 가장 중요한건 뭘까요?
1. qwerty효과, 선점의 중요성
다들 아시다시피 세상은 불공평합니다. 아무리 시대가 좋아졌다고 해도 능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그러면 단순히 능력을 개발하는 것 말고,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치열한 베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댓글의 센스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도 아니죠.
가장 중요한 건 유리한 고지를 남들보다 선점하는 것입니다.
컴퓨터에 조금 관심 있으신 분들은 ‘qwerty 효과’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초기 타자기의 자판은 특별한 이유없이 qwerty로 시작되는 순서의 자판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이후 이것이 인체 공학적으로 불합리하다는게 지적되고 이를 개선한 제품(드보락 Dvorak 자판)도 나왔지만 아시다시피 대다수는 qwerty 자판을 쓰고 있습니다. 단순히 먼저 나와 익숙하다는 점 때문에요.
베플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센스있는 댓글을 작성하더라도 사람들에게 한참 뒤 늦은 타이밍에 노출이 된다면? 절대 베플이 될 수 없습니다.
결국 베플이 되기 위해선 타이밍으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이 세계의 추천수는 불공평하게 분배됩니다. 먼저 베플이 된 댓글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노출이 되고 이는 더 많은 추천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파레토의 법칙’이란게 있습니다. 소득 분포에 관한 통계적인 법칙으로 상위 20%의 사람들이 전체 부의 80%를 차지한다고 하는 법칙이죠.
이 베플의 세계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전체 추천수의 80%는 상위 20%의 댓글에 위치할거에요.
근거 논문이 있냐구요?
저는 일반인이라서 굳이 논문을 찾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타이밍을 잘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하면 타이밍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요?
1) 현질하자
가장 치열한 베플 전쟁터 중 하나인 네이버 웹툰 베플의 생태계를 봅시다.
다음은 네이버 웹툰 최고 인기작 중 하나인 <유미의 세포들> 가장 최근화 첫컷의 베플 현황입니다.
이 만화가 모두에게 공개된 날짜는 8월 24일입니다. 그런데 총 5개의 베플 중 4개가 8월 9일, 8월 10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네이버 웹툰에는 쿠키를 통한 미리보기 시스템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돈을 내고 아직 올라오지 않은 만화를 미리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댓글도 미리 달 수 있죠.
베플의 대다수는 이 미리 달린 댓글에서 만들어집니다.
결국 이 세계에서 베플이 되려면? 현질 하세요. 돈에 장사 없습니다 낄낄.
저는 이상신 국중록 작가님의 웹툰인 <갓핑크>를 즐겨보는데요. 너무 재밌어서 쿠키를 굽고 미리보기를 보기 시작하다가 ‘어차피 쓴 돈 베플이나 한 번 노려볼까?’ 싶은 마음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의외로 베플이 쉽게 되더군요?
이따위 댓글도 베플이 되는 걸 보면 역시 돈 앞에 장사 없습니다.
2) 자추(스스로 추천)하라!
대부분의 플랫폼은 추천수가 높은 댓글을 상단에 노출시킵니다.
그런데 극초반 좋은 타이밍에 달린 댓글이 하나의 추천을 안고 출발한다면? 당연히 그만큼 베플 되기가 쉽죠.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없는 자존심 때문에 자추를 하지 않습니다.
자존심??? 자아아조오오온심???
여러분 쓸데없는 자존심은 버리십쇼. 이 치열한 전쟁터에서 자존심을 버리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오버워치 칭찬카드에 본인이 뜨면 자추하는게 국룰입니다.
선거 입후보자들도 본인에 투표합니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하다못해 반장 선거에서도 본인에게 투표하는게 국룰입니다.
하찮은 선거에서도 본인 투표하는게 문제되지 않는데 이 중대한 베플 전쟁터에서 본인을 위한 투표를 하지 않는다구요?
자추가 얼마나 중요하냐면, 명실상부 최고의 게임캐스터 전용준 캐스터도 자추를 외칩니다. 심지어 승부가 결정되는 아주 급박한 상황에서까지 말이죠.
물론 모든 플랫폼에서 자추를 허용하는건 아닙니다. 앞서 예로 들은 네이버 웹툰 댓글에서도 자추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자추가 가능한 플랫폼이라면, 무적권! 하셔야합니다.
그러면 이 시대의 슈퍼스타 주메민 작가님 인스타 같은 곳에서도 베플을 먹을 수 있습니다.
2. 비교적 쉬운 센스 테크닉들
어마어마하게 쩌는 개드립을 항상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쉽지 않아요.
그래도 어느정도는 방법론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람들의 성향이란게 있기 마련이거든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제가 터득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1) 댓글을 읽는 사람들의 특징을 읽어라
꼭 댓글의 원본 컨텐츠에 국한시켜 댓글을 달 필요는 없습니다.
누가 이 컨텐츠를 볼까? 누가 이 댓글을 읽을까? 여기에 초점을 둬 보세요. 그러면 생각의 틀이 조금은 넓혀집니다. 좀 더 창의적으로 접근할 수 있죠.
가령 앞서 언급한 웹툰 <갓핑크>에서 제가 먹은 베플들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한 웹툰을 감명깊게 보고 나면 그 작가의 팬이 되어 차기작들에도 자연히 관심을 갖게 됩니다.
저 역시 <갓핑크>를 보게 된 계기도 이상신 국중록 작가의 전작인 <첩보의 별>을 감명깊게 봤기 때문인데요. 이런게 저 뿐만은 아니겠죠?
<갓핑크> 독자 상당수는 <첩보의 별>을 봤을 겁니다. 여기서 <첩보의 별> 관련된 드립을 치면? 이 댓글을 본 독자들은 황량하게 드넓은 인터넷 세계 가운데 새싹처럼 피어난 하나의 댓글에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자연스레 좋아요를 누르게 될 겁니다.
더군다나 <갓핑크>의 경우 이 작가들의 전작들에 나온 캐릭터들이 출연하는 이상신 국중록 유니버스 통합 작품이라서 이러한 접근법은 더더욱 의미가 있죠.
마찬가지로 유튜브 댓글 역시 해당 유튜버와 관련 있는 다른 유튜버와 관련된 드립을 치면 효과가 좋을겁니다. 굳이 그 영상과 관계가 없더라도요.
헬스 유튜브 영상에서 베플을 먹고 싶다? 다른 헬창들의 드립들을 인용하세요.
예를들어 키다리형 님의 유튜브 댓글에 피지컬갤러리 유튜브에서 나온 드립을 치면 효과가 좋겠죠?
2) 그 당시 사람들의 관심사를 이용하라
위 1)를 조금 넓게 적용한 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가령 이런겁니다.
저기서 마미손 드립이 나온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갓핑크>의 핑크맨과 마미손 모두 핑크색 얼굴을 갖고 있다는 점. 그 공통점밖에 없습니다.
이런 수준 낮은 댓글도 베플이 됩니다. 왜냐? 그 당시 마미손의 임팩트는 그만큼 엄청났거든요.
명문입니다. 최근 1년간 pgr에서 봤던 글중 가장 유쾌하네요.
분석이 나오면 또 새로운 트랜드가 나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상과 비정상에 상관없이 관종인 분들이 많더라구요. 아는 사람중에 '박종윤은퇴해라' 닉을 쓰는 악플러가 있습니다. 롯데의 박종윤이 은퇴한 이후부터 새로운 트랜드에 적응하지 못해 뒷쳐지더라구요.
글에서 언급하신것처럼 짚어주기나 첨삭 같은경우 방송요약이나 유튜브 영상에 많이 달려서 베플을 먹는 경우입니다.
본문에는 리플의 내용에 초점이 되어있는데
사실 리플에서 제일 중요한건 닉네임이죠.
우리가 이성을 볼때 외모를 가장 처음 접하는 거처럼
리플 또한 리플단 사람의 닉네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제가 언급한 '박종윤은퇴해라'같은 걸로 치면 대표적으로 국거박(국민거품 박병호)가 있겠네요. 분몬에 나온 추세 다라가기도 좋지만 언제나 트렌드 세터 혹은 트렌디 리더가 되는 게 중요합니다.
와 대박... 한때 베플 여러번 먹어본 사람으로써 공감됩니다. 이글을 읽고나니 이글의 외전격으로 베플관련 잡설을 하나 써볼까 했으나 본문의 인싸력과 필력에 누가 될까하여 댓글로 갈음해봅니다.
1. 베플먹던 시절 친구들이 그런거 어케하냐고 물어보면 제가 늘 하던말이 [베플은 99%의 타이밍과 1%의 센스로 이루어진다] 였거든요. 본문말대로 아무리 센스있어도 초반에 상위권으로 올라가지않으면 베플 먹긴 힘듭니다.
1-1. 여기 센스에는 어떤 기사가 상위권으로 올라갈지 예측하는 것도 포함입니다. 웹툰과 달리 뉴스기사에서 베플을 먹으려면 일단 기사자체가 메인에 떠야합니다. 그러다보면 기자가 왜 제목을 어그로 가득 끌도록 짓는지 이해하게됩니다. 양질의 100줄짜리 기사보다 아님말고 식의 1줄짜리 제목이 훨씬 조회수가 높기 마련입니다...
2. 베플을 자주 보다보면 어떤 통계가 눈에 보이던데, 추천수:비추수 는 대개 10:1이라는게 그점이었습니다. 다만 이건 대략 10년전 몇몇 대형 웹사이트(다음, 네이버, 싸이월드) 기준이라 지금도 그럴지는 잘...
3. 저는 배너광고를 이해할 수 없지만(거의 클릭하지 않습니다), 그게 돈이 된다는걸 체감한게 베플덕이었습니다. 진짜로 싸이월드 조회수가 유의미하게 늘어나더라고요.
4. 3과 연관된 이야기인데, 어떤 사람들은 쪽지를 보내오기 시작합니다. 센스있으신분인데 친하게 지내고 싶다. 이것도 인맥아니냐. 재밌는 사람이신것 같은데 친구하자. 등등 싸이가 망해서 쪽지가 안남아 있을테니 증명은 불가능하지만 진짜 그렇더라고요. 일개 베플도 그정돈데 연예인은 진짜 어마어마하게 연락받겠구나 싶었습니다.
5. 이런식으로 몇번 관심을 끌게되니 점점 제가 여기에 집착하게 되는걸 발견하게 됩니다. 어느순간 제가 맨날천날 기사 새로고침하면서 베플될려고 헛소리쓰고 있더라고요. 그걸 깨닫고 곧바로 그만뒀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관종끼가 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