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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1/10 00:21:43
Name 눈시BBver.2
Subject 북유럽 신화 - 로키의 장난 (2)
브로그(Brokkr)와 에이트리(Eitri)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에도 나오는 드워프 영웅입니다. 각기 중계자와 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영웅인데 금광이나 톡톡 캐야 되는 게 참 재밌었죠 ( '-')

북유럽 신화에 대한 설명이야 여러 책이 있고, 인터넷에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 중 제가 많이 찾는 사이트는 여깁니다.
http://dreambard.com/
다 있는 건 아니지만 재밌는 에피소드들은 다 있죠. 거기다 문체가 참 맛깔나구요. 제 글도 아마 여기에서 영향 받은 게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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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는 열나게 달려갔다. 그가 찾아간 곳은 다른 드베르그 브로크와 에이트리 형제였다. 이발디의 아들들만큼이나 능숙한 실력을 가졌고 드베르그 특유의 자부심 역시 가진 형제였다. 로키는 그 경쟁심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이걸 봐 줘. 이것들을 어떻게 생각해?"

형제는 로키가 가져온 보물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관심 없다는 투로 말 했다.

"크고... 아름다울 리가 없잖습니까. 그딴 건 발로 만들겠습니다."

로키는 그 모습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거 이발디네 아들들이 만들어 준 거거든? 질투 나서 그러지? 니네는 이런 거 못 만드니까?"

"아 무슨 말씀 하시는 겁니까? 우리 실력 몰라요? 보여 줄까요?"

"어익후 그럼 나는 좋지~ 근데 그게 가능은 할까? 내가 아는 한 이발디네 실력이 제일 좋거든?"

로키의 도발에 그들은 너무나도 쉽게 넘어 왔다. 안 그래도 붉은 얼굴이 시뻘개진 그들은 연장을 꺼내서 로키에게 따졌다.

"이보다 더 좋은 보물을 만들면 뭘 줄 건데요? 그렇게 자신만만하시니 내기나 하죠?"

"좋아 좋아. 내 머리를 걸면 되지?"

단 1초라도 고민을 해야 된다는 생각은 말을 한 다음에야 튀어나왔다. 물론 고민을 할 시간도 없었다. 어쨌든 신이었고 자존심이 있어서 그 말을 취소할 수도 없었다. 어떻게 얼버무릴까 하는 사이에 이미 브로크와 에이트리는 작업장으로 들어가 있었다.

그 모습을 엿 본 로키는 깜짝 놀랐다. 무서운 열기에 집중한 그들의 모습, 정말 엄청난 보물들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로키는 또 희한한 꾀를 생각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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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에이트리. 열심히 불라구."

브로크가 열심히 보물을 만드는 동안 에이트리는 불의 세기를 조절해 나갔다. 머리가 빨개지도록 입김을 불어 가며 정교하게 불을 맞추는 작업이었다.

+) 이거 만드는 과정은 제대로 모르므로 패스 (...) 그냥 이런 식이었다 생각해 주세요.

그런데 왠 앵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곳에서 벌이 들어온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됐다. 하지만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그는 작업에 집중했다.

다행히 첫 번째 보물은 문제 없이 만들어졌다. 그들은 곧바로 두 번째 보물을 만들었다. 문제는... 이 때부터 벌이 에이트리의 눈 앞에서 계속 앵앵거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인정신이 어디 가랴. 에이트리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두 번째 보물도 완성됐다.

마침내 세 번째. 온 힘을 다해 숨을 불어대던 에이트리에게 벌의 공격이 시작됐다. 참고 참고 참았지만 벌은 죽지도 않고 계속 공격해 왔다.

"아얏!"

마침내 에이트리는 얼굴을 감싸야 했다. 그 찰나의 순간에 보물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생겼다. 하지만 에이트리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보물을 완성했다. 그의 얼굴은 퉁퉁 부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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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됐... 엇 에이트리, 얼굴이 왜 그래?"

"그러게요. 왜 그럴까요?"

로키는 로키대로 안달이 나 있었고, 에이트리와 브로크의 분노도 하늘을 찌를 듯 했다. 하지만 일이 먼저였다. 그들은 보물들을 모두 아스가르드로 들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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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바로 시프님의 아름다운 머릿결을 대신할 황금의 머리카락입니다. 이 신들의 종복 로키가 아무 문제 없이 임무를 완성하고 온 것입죠~ 하지만 이게 끝이냐? 그럴 리가요. 이걸 보시죠. 궁니르. 반드시 적을 꿰뚫는 최강의 창입니다. 그리고 이건 또 무엇이냐? 마법의 배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작지만 바다에 띄우면 아스가르드 전체가 타도 멀쩡하죠. 이 머리카락은 당연히 시프님께 드리고~ 궁니르는 이 로키의 영원한 형님이신 오딘님께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배는 가장 아름다운 신 프레이님께 드리도록 합죠~"

"... 너 너무 신났는데?"

토르는 일단 만족한 듯 하면서도 퉁퉁거렸다. 애초에 자기가 일을 벌이지 않았으면 될 일이었다. 그리고 그가 신나는 이유 역시 알 만 했다. 뒤에서 따라온 브로크와 에이트리가 각자 자기가 만든 보물들을 꺼내며 내기에 대해서 말 해 주었다. 신들의 눈이 그 쪽으로 쏠렸다.

"이건 굴린부르스티. 황금의 멧돼지입니다. 밤이건 낮이건 빛을 잃지 않고, 무엇이든 끌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세며, 그 어떤 말보다도 빠르죠. 이것은 프레이님께 드리겠습니다.

한 순간에 탈 것을 두 개나 받은 프레이는 입이 찢어질 듯 했다.

"이것은 드라우프니르라는 팔찌입니다. 9일째 되는 밤마다 똑같은 것을 여덟개나 만들어내는 마법의 팔찌죠. 오딘이시여. 이것이 세계의 지배자께 바치는 저희 형제의 선물입니다."

오딘도 흡족했다. 이후 오딘은 복제된 물건들을 이리저리 뿌리게 된다.

토르는 그 모습을 보며 여전히 툴툴거리고 있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게 자기의 아내인데 그에 대한 보물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끝에 나오는 법, 브로크는 마지막 보물을 토르에게 바쳤다.

"이것은 묠니르. 그 어떤 강대한 적도 이 망치를 버틸 순 없을 것이며, 궁니르처럼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적을 반드시 맞추고, 주인을 찾아 돌아옵니다. 아, 문제가 있다면 누.군.가.의 방해 때문에 손잡이가 작아진 것인데... 그것 때문에 여기에 꼭 맞는 장갑을 준비했습니다. 이 장갑을 쓰고 망치를 던진다면 토르님에 맞설 자는 그 누구도 없을 것입니다."

이 때 토르가 얼마나 기뻐했을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그는 망치를 붕붕 던져대며 신나게 웃고 있었다. 쭈그러든 건 로키였다.

굳이 회의를 할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이 보물들은 모두 아름다웠고, 유용했다. 하지만 가장 필요한 건 시시때때로 거인을 잡으러 가는 토르의 무기였다. 거기다 로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된다는 것에 모두 공감했다. 결론은 쉽게 나왔다.

"자아~ 로키님? 이제 약속을 지켜주셔야겠죠?"

아직도 얼굴이 퉁퉁 부은 에이트리가 칼을 빼어들고 나섰다. 로키가 도망가려 했지만 토르에게 막혔다.

"장난칠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벌을 받을 때는 아니란다."

토르에게 질질 끌려 온 로키.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 세 치 혀가 있었다.

"자잠깐. 내가 머리를 준다고 했지 목을 잘라도 된다곤 안 했어? 여기서 피 한방울이라도 나오면 계약 위반이라고!"

나름대로 머리를 쓴 거였겠지만, 에이트리는 그것도 예상한 것 같았다.

"그럼 머리는 상관 없다는 거지?"

그가 칼 대신 꺼낸 건 바늘과 끈이었다. 그는 그걸로 로키의 입을 사정 없이 꿰매 버렸다. 고통에도 소리도 지르지 못 하고 뛰어다니는 로키의 모습을 보고 모두 웃었다.

이렇게 신들은 어마어마한 보물을 얻게 되었다. 각 신들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보물이었다. 로키의 장난으로 시작된 거지만, 그게 없었다면 있을 수 없었던 일, 이후에도 로키는 이런 역할을 도맡아 하게 되었다. 다들 당연한 벌을 받은 거라 생각했겠지만, 이 떄 로키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는 누가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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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0 02:10
수정 아이콘
우와 재밌네요. 눈시BB님께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11/11/10 10:55
수정 아이콘
크크크 로키가 꾀가 많고 장난을 잘쳤었군요.. 영화 토르에서 모습과는 정반대인데..;;
11/11/10 16:49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이런 신화같은 이야기 좋아하는데 계속 부탁드립니다! 흐흐
유리별
11/11/30 04:15
수정 아이콘
아.. 토르를 상징하는 망치 묄니르도 로키가 만들어다 바친건 줄은 몰랐습니다.^^
로키, 합류 편에서 왜 토르가 검을 꽉 쥐지? 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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