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1/11/24 19:44:57
Name VKRKO
Subject [번역괴담][2ch괴담]바다신 - VKRKO의 오늘의 괴담
부락은 아니지만, 배타적인 지역이라 주변 지역에서 조금 두려워하는 마을의 이야기다.

그 마을의 기묘한 인상과 독자적인 종교에 관한 것이다.

나의 외가 쪽 혈통은 조금 특이하다.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공포에 관련된 체험이라기보다는, 몇년 간에 걸쳐 외갓집을 찾았을 때 느꼈던 기묘한 인상에 관한 것이다.

증조 외할머니의 제사로 인해 외갓집에 갔을 때였다.

그 곳은 어촌으로, 바다를 향한 쪽을 제외한 삼면이 산으로 둘러쌓인 작은 마을이었다.



인구는 200명이 약간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처의 마을까지는 차로 20분이 걸리는, 마치 육지 속의 섬과 같은 곳이었다.

내가 그 마을에 갔던 것은 10살 때, 12살 때, 15살 때 3번이었다.



우선 가장 먼저 기묘하다고 느꼈던 것은 주민들의 시선이었다.

그냥 스쳐 지나가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가만히 있다보면 어째서인지 공포스러웠다.

마치 뱀에게 응시당하는 개구리가 된 기분이랄까.



그것이 어린 아이였던 나에게도 느껴져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그 지역은 여자 아이의 출생율이 높았던 것인지, 여자가 유난히 많았다.

그리고 대체로 그 사람들은 미인이었다.



못 생긴 사람이 전혀 없는 것이다.

뛰어나게 아름다운 사람은 드물지만, 어쨌거나 못 생겼다고 할 만한 사람은 없었다.

그 탓인지 데릴 사위를 들이는 집도 많은 것 같았다.



아무래도 어촌이다 보니 대부분의 집안은 어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 지역에서는 독자적인 바다신을 섬기고 있었다.

20명 정도 들어갈 크기의 건물의 안 쪽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몇 년에 한 번씩 신의 몸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공개하곤 했다.

나도 운 좋게 딱 한 번 본 적이 있다.

그것은 높이 30cm 정도의 삼각형 모양의 돌이었다.



진한 초록색의, 마치 비취 같은 느낌이었지만 상당히 탁한 느낌의 색이었다.

이 바다신이라는 것이 특이한 게, 용왕이나 일본 전통의 신은 아닌 것 같았다.

먼 바다에서 이 지역까지 왔다고 하는데다, 그 모습도 정해진 것이 없었다.



그나마 좀 비슷한 것이 연체 동물 같은 것이었지만, 전승에 따르면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기도 한다는 등 바다신의 진짜 모습은 정해져 있지 않은 듯 했다.

또, 바다신을 돌보는 집이 5집이 정해져 있었다.

사실 우리 외갓집도 그 5집 중 하나였다.



5집이 10년 단위로 돌아가며 신관을 맡는 것이었다.

장례식은 그 때만 이웃 마을의 스님을 불러 올리지만, 이후의 제사 같은 것은 모두 그 5집 중 한 곳에서 맡아서 하고 있었다.

즉 불교도 신토도 아닌, 단지 장례식 때만 스님을 빌려오는 것이었다.



제사 때는 그 전까지 들은 적이 없는 주문과 본 적이 없는 의식이 치뤄졌다.

느낌 상으로는 신토에 가까운 것이었지만, 평상시 흔히 보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마을의 촌장은 5집 중 신관을 맡고 있지 않은 집에서 선출한다고 한다.



또 그 5집은 바다신의 약속을 받아 반드시 번영한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마을의 사람들은 5집의 사람들에게 결코 반항할 수 없다.

하지만 그 횡포가 심해지거나, 바다신에 대한 기부가 게을러지면 바다신의 분노로 일족이 몰살 당한다고 한다.



바다신이 한 번 분노하면 그것은 끝간 데를 모르기 때문에, 실제로 지금까지 5집의 구성원은 여러번 바뀌었다고 한다.

바다신의 축제도 있는데, 이것이 1400년대 중반까지는 사람을 산제물로 바다에 던지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그만 둔 후로 몇 년에 한 번씩 행방불명이나 사고가 일어나서, 지금도 바다신이 산제물을 가져가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흉흉했다.



폐쇄된 마을이어서일까, 그 곳의 사람들은 모두가 친척 마냥 피가 이리저리 진하게 섞여 있었다.

3번 밖에 가지 않았지만, 그 곳에서는 근본적인 혐오감이 느껴졌다.

친척들은 잘 대해주지만, 몸이 그 마을을 거부하는 느낌이다.



어쩌면 그 바다신이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솔직히 내 생각으로는, 그것은 신이 아니라 마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11/24 19:54
수정 아이콘
왠지 모르게 크툴루 신화가 생각나네요.
11/11/24 19:59
수정 아이콘
소용돌이의 배경이 생각나네요. 왠지 고립된 느낌의 마을. 일본에는 저런 곳이 많은 가봐요.
눈시BBver.2
11/11/25 15:45
수정 아이콘
뇨... 뇨르트!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95 [실화괴담][한국괴담]화상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6542 11/12/10 6542
294 [번역괴담][2ch괴담]손자국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5776 11/12/08 5776
293 북유럽 신화 - 로키의 아들 [10] 눈시BBver.28845 11/12/07 8845
291 북유럽 신화 - 아스가르드의 성채 [10] 눈시BBver.28328 11/11/28 8328
290 [실화괴담][한국괴담]손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7063 11/11/28 7063
289 [청구야담]여자의 한(洪川邑繡衣露踪) [5] VKRKO 6452 11/11/26 6452
288 [번역괴담][2ch괴담]바다신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6004 11/11/24 6004
287 북유럽 신화 - 스카디 [4] 눈시BBver.28881 11/11/24 8881
286 [청구야담]귀신의 구슬(鬼物每夜索明珠)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7163 11/11/22 7163
285 [번역괴담][2ch괴담]흙인형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5455 11/11/21 5455
284 [번역괴담][2ch괴담]바다는 어느 쪽인가요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6121 11/11/14 6121
283 [실화괴담][한국괴담]낡은 의자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6371 11/11/13 6371
282 [청구야담]수령의 아이를 가르친 중(敎衙童海印僧爲師) - VKRKO의 오늘의 괴담 [11] VKRKO 6240 11/11/12 6240
281 [번역괴담][2ch괴담]안경 - VKRKO의 오늘의 괴담 [8] VKRKO 6347 11/11/10 6347
280 북유럽 신화 - 로키의 장난 (2) [7] 눈시BBver.27658 11/11/10 7658
279 북유럽 신화 - 로키의 장난 (1) [4] 눈시BBver.27840 11/11/07 7840
278 [번역괴담][2ch괴담]햄버거 - VKRKO의 오늘의 괴담 [7] VKRKO 6067 11/11/07 6067
277 [실화괴담][한국괴담]경찰 학교의 귀신 - VKRKO의 오늘의 괴담 [7] VKRKO 6516 11/11/06 6516
276 [실화괴담][한국괴담]기숙학원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6124 11/11/05 6124
275 [번역괴담][2ch괴담]정글짐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5705 11/11/04 5705
274 [번역괴담][2ch괴담]마네킹의 집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948 11/11/03 5948
273 북유럽 신화 - 로키, 합류 [10] 눈시BBver.28022 11/11/02 8022
272 [번역괴담][2ch괴담]실종의 땅 - VKRKO의 오늘의 괴담 [9] VKRKO 5688 11/11/02 568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