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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1/18 09:28:20
Name The Siria
Subject World E-Sports Games 16인의 시인에 대한 단상(12) - SK.Insomnia,즈드라브코 조르기에프
늘 멀쩡한 정신으로 계속 있다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지는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깨어 있을 때, 멀쩡한 정신으로 보내고 있을 때, 능률적으로 어떤 일을 잘 할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지요. 하지만, 그런 것이 계속 된다면? 항상 멀쩡한 정신으로 있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때로는 자신의 심신을 쉴 그런 시간이 필요하지요.
그런 시간이 없을 때, 사람들은 휴식을 자신의 의무로 삼아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의무로 삼아도 자신의 심신을 쉬지 못하는 시간이 계속 된다면, 그것은 질병으로 인정이 됩니다. 이 질병이라는 것은 고약한 면이 많기는 하지요.
아프면, 사실 모든 것이 좋지 않습니다만, 자신이 쉬고 싶을 때, 쉬지도 못하고 억지로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은 특히 그럴 것입니다.
정신이 미쳐가는 하나의 징후가 될 수도 있겠군요.
쉬지도 못하고 일만 하는, 생각만 하는 것은 기계입니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지요.
뭐, 이 글을 쓰는 제 자신도 잠을 자고 싶을 때, 잠이 오지 않아서 미칠 적이 있었습니다. 제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그런 경험은 하나씩은 다 있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상황이 만약에 내내 지속이 된다면?
상황은 은근히 심각할 것입니다. 그 상황을 가리켜서 질병이라고 말하고, 그 병명은 불면증입니다. 영어로는 Insomnia라고 표현을 합니다.

그는 왜 불면증을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을까요?
그의 성격이 혹시 이상해서 그런 것일까요? 하지만, 그의 성격이 괴팍하고, 희한하다는 그 어떤 멘트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가 정말 불면증을 앓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징을 쓴 것일까요?
글쎄요, 하지만 그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게이머이자 시인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은 드물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데, 그래서 쉬지도 못하는데 집중을 해서 게임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는 오리지널 최후의 챔피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얼어붙은 왕좌의 시대가 열린 지금에도 꾸준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는 얼라이언스의 한 장수입니다.
쉬지도 못하고, 마우스와 키보드만 잡는 자동 기계가 아니라, 자신의 할 일과 어떤 상황인지를 직시할 줄 아는 인간이자 장수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시인으로 얼라이언스의 언어로 글을 쓰는 인물이기도 하지요.
그하고, 불면증하고는 어떤 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굳이 불면증을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이디가 자신의 상징이자, 자신을 나타내는 하나의 아이콘이라는 것을 볼 때, 불면증은 그를 상징하는 것일 것입니다.
왜 그는 불면증을 자신의 아이콘으로 쓴 것일까요?

아, 글을 오해하지 말아주십시오. 저는 그것이 알고 싶다, 즈드라브코 조르기에프편을 쓰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분명 World E-Sports Games에 출전하게 된 워3 선수들의 시인으로서의 기질과 특징을 쓰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그의 아이디를 문제 삼는가 하면, 이는 그의 아이디에 그의 시의 내용이 그대로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경기 모습에는 상대의 집중력을 앗아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상대의 패턴을 읽어내고서 그에 맞게 딱딱 대처하는 모습.
그리고 꾸준히 자신의 경기 양상을 유지해 가면서 승리를 얻어가는 모습.
잠을 자지 않는 것은 그가 아니라는 생각이 딱 들더군요.
그가 불면증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유는 그의 시가 불면증을 일으키는 시이기 때문입니다. 보는 사람에게는 시에 집중하게 만들어서 잠을 방해하는 것이며, 앞에서 대면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핵심을 정확히 찌르는 모습으로 그의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불면증이라는 것이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면, 상대에게 자신의 경기와 시를 보여줄 시간을 주지 않고, 계속 자신의 상대로 머물게 하는 것은 불면증일 것입니다. 자신의 경기를 펼치지 못하게 자신의 상대로서의 노동을 강요하는 모습은 불면증이라는 질병을 억지로 안겨 주는 것입니다.
그는 항상 이런 경기를 지향합니다.
그리고 그는 이런 시를 지향합니다.

자, 시인으로서 그의 지향점이 상대에게 잠을 못 이루게 하는 것이라면, 그가 앞으로 보여줄 경기는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가급적 상대가 잠시라도 여유가 있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당연히 주목적이겠지요.
잠을 앗아가는 것입니다. 잠을 앗아가서 자신의 모습이 아닌 피로에 쪄든 초췌한 모습을 만들어 놓는 것입니다.
어쩌면, 악랄한 모습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에서 독기가 없다면, 영원히 기억되지 못할 시만 쓸 뿐입니다.
기억되지 않는 시는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잠시 형태를 갖추고 나온 하나의 글 뭉텅이가 될 뿐입니다. 하나의 글 뭉텅이를 쓰기 위해 오래도록 노력을 한 것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남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일 겁니다. 기억되는 시를 쓰기 위해서 입니다.
악랄하더라도, 비열하지 않다면 됩니다.
상대를 무자비하게 잠을 자지 못하게 만들더라도, 부정하게 이기는 것이 아니라면, 용납할 수는 있습니다. 그가 하는 것은 자선과 자비의 경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위해, 명예를 위해 벌이는 경기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시인으로서의 지향점이 상대의 불면증을 낳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WCG 2003, 한국 땅에서 이루었던 모습은 상대에게 잠을 못 이루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 모습을 그대로 다시 보여주는 것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불면증의 신화, 얼라이언스의 신화를 그대로 쓰는 것이지요.

「태초에는 바다만 있었다. 바다에는 선령과 악력이 모두 떠다니고 있었다. 이 떠다니는 영들이 육지를 창조한 것이다.
땅을 만들어낸 재료는 바다 밑의 토사였다. 신이 악마를 시켜서 토사를 퍼 올리게 하였다. 이는 천사는 가벼워서 흙을 퍼 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악마는 두 번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리고 마침내 세 번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흙을 퍼 올려서 땅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처음 두 번은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 시도했기에 실패한 것이고, 나중에는 신의 이름으로 시도를 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악마가 자신의 이름과 명예를 위해 약간이나마 한 부분은 끝까지 남아 있었다. 비록 성공을 하였지만, 악마가 그렇게 마음먹었던 순간에 창조된 땅은 산과 늪이 되어 인간의 통행을 막게 되었다고 한다. 악마가 신의 이름으로 만들어 내었던 땅은 평야가 되어서 인간의 통행을 북돋우고, 인간의 삶에 이바지 하였다.」
그의 조국인 불가리아의 창세 신화입니다.
상대의 잠을 앗아가는 그는 악마입니다.
불가리아의 땅을 만들어 낸 것은 악마였다고 합니다. 신의 명령이란, 그가 여기 한국 WEG에 와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라는 말일 것이니, 그가 와서 보여줄 창세의 힘을 기대하게 됩니다.
자신의 역량과 명예뿐만이 아니라, 얼라이언스의 존엄을 위해서 그가 펼칠 모습을 기대하게 됩니다.
자, 이제부터 그가 물들일 불면증은 시작입니다. 불면증에 치를 떠는 사람이 나타나리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그런 일이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창세를 꿈꾸는 불면의 악마, SK.Insomnia, 즈드라브코 조르기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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