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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1/20 11:11:58
Name The Siria
Subject World E-Sports Games 16인의 시인에 대한 단상(14) - Yoliny.Sky, 리 샤오펑.
시작하는 것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이 많았던 적이 얼마나 있었던가싶습니다.
긍정이 아니라, 부정의 측면으로 말입니다. 뭐, 좋습니다. 비판의 내용으로 들으면, 그렇게 듣는다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근거도 없이 이럴 테니까 안 된다는 말은 참 민망하고, 화가 나고, 그렇게 느껴지더군요. 세상은 열정만으로 평가하는 곳이 아니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씁쓸하더군요. 그 열정이 정말 헛되고, 무의미하고, 그런 것이라면, 아예, 어떤 일을 벌일 수 없다는 사실이 더 정확하고 맞는 일이겠지요.
사실, 그렇습니다. 그들이 여기에 오는 이유가 한국 워3를 부흥시키기 위해 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세계 제일의 선수로서 자신의 역량을 펼칠 기회를 얻기 위해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그 모습을 보지 않고, 다른 모습을 보려 하는 것일까요. 정말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보는 존재라서 그런 것일까요?
하기야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게임을 빼 놓았고, 그것을 온갖 방법으로 변형해서 글을 써서 먹고 사는 사람에게는 무의미하고, 쓸데없는 처사로 보일지도 모르지요. 맞습니다. 아직, 타이틀 스폰서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는 것은 이를 입증하는 사실일지도 모르지요. 근데, 그것이 그렇게 흠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처음부터 잘 되었던 것이 있었을까요? 그 영광스럽게 떠받드는 스타리그의 첫 시작을 왜 기억하지 못 하는 것인지.
그래서 사실 글을 쓰면서, 선수들에게 많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명예를 위해 모든 것을 표현하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출사표의 짐까지 떠맡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겠지요.

중국에서 온 그를 보면서, 가장 많이 출사표의 그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빠졌다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사람들이 보여준 반응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남은 자리에 그가 들어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표가 몰리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그에게 출사표의 짐을 맡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게 격전에 뛰어 들기는 많은 사람들이 원한다는 것은 그가 자신의 역량을 다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마치, 제갈공명이 스스로의 힘으로 촉한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운명을 바꾸기 위한 싸움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에게 주어진 출사표는 그 자신의 명성을 위한 출사표이자, 동시에 중국의 휴먼으로서 얼라이언스의 힘과 중국 워3의 힘을 보여주라는 출사표였습니다.
아니, 그 스스로 그렇게 주어진 것입니다.
도전과 응전이 역사의 흐름이라면, 그에게 도전이 주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당당히 나섬으로서 응전의 시간이 주어진 것이기도 하구요.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에서 그에게 준 출사표는 여기서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땅의 개인 리그에서 얼라이언스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시점에, 닮은 외모의 사람이 보여주는 얼라이언스의 출사표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의 것이 자신과 자신을 믿어준 사람들이 준 출사표라면, 뒤의 출사표는 글의 처음에서 언급한 의미인 씁쓸한 출사표가 되겠군요.
한편으로는 그의 역량에 따라 출사표가 정말 대단한 순간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에게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절대적인 지지는 큰 힘이 될 테니까요. 물론, 어떤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그가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출사표를 던지고, 또 던질 수 있는 출사표를 받은 이상에는 말입니다.

그가 부담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의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것이지요.
참 안정적으로 운영을 한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입니다. 뭐랄까요. 그도 화려하게 수식어를 써 가면서 시를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시의 질이 항상 꾸준하게 나온다는 느낌이 듭니다.
늘 일정하다는 것은, 늘 일정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며,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겠지요.
그것이 그를 높게 평가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에서나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바로 항상 같은 모습으로 누군가와 대면에서 자신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같은 모습과 같은 태도는 때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에게 그런 약점이 있다면, 분명 있을 수도 있겠지요.
자, 약점을 넘어서는 모습이 있기에, 그가 부담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가 단 한순간에 시의 형태를 화려한 수식이 넘치는 형태로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렇게 바꾸면 그에게 주어지는 출사표는 의미가 없게 되고, 달성할 수 없는 부담감으로 바뀌게 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꾸준히 운영을 더욱 높게 발전시키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시의 연을 바꾸고, 문맥을 바꾸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모습을 볼 때, 그가 충분히 출사표의 기대감에 부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영광이 다가오는 것이니까요.
비록, 그가 제갈공명이 가지고 있는 번득이는 전략적인 천재성은 눈에 띄지 않아도, 시에서 보여 주는 화려한 수식은 없더라도, 꾸준함과 성실하게 자신을 다져오고, 발전시켜온 시의 유연한 흐름은 그에게 출사표를 던진 것을 후회하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지금껏 보여준 모습이 그래왔으니까요.

「....신은 본래 아무런 벼슬 못한 평민으로 몸소 남양에서 밭 갈고 있었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목숨이나 지키며 지낼 뿐 조금이라도 제 이름이 제후의 귀에 들어가 그들에게 쓰이게 되지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선제께서는 신의 낮고 보잘 것 없음을 꺼리지 않으시고, 귀한 몸을 굽혀 신의 오두막집을 세 번이나 찾으시고 제게 지금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물으셨습니다. 이에 감격한 신은 선제를 위해 개나 말처럼 딛고 헤맴을 받아 들였던 것입니다. 그 뒤 선제의 세력이 엎어지고 뒤집히려 할 때 신은 싸움에 진 군가들에서 소임을 맡고 위태롭고 어려운 지경에서 명을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스물하고도 한 해, 선제께서는 신이 삼가고 성실함을 알아주시고, 돌아가실 즈음하여 신에게 나라의 큰  일을 맡기셨던 것입니다. 명을 받은 이래, 아침부터 밤까지 신이 걱정하기는 두렵게도 그 당부를 들어 드리지 목하여 선제의 밝으심을 다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5월에는 노수를 건너 그 거친 오랑캐 땅 깊이 들어갔습니다. 이에 다행히 남방은 평정되었고, 싸움에 쓸 무기며 인마도 넉넉합니다. 마땅히 3군을 격력하고 이끌어 북으로 중원을 정벌해야 합니다. 느린 발과 무딘 칼 같은 재주로나마 힘을 다해 간사하고 흉악한 무리를 쳐 없애고 한실을 부흥시켜 옛 서울로 되돌리겠습니다....」  
그가 하나의 출사표를 던지고, 받습니다.
지금 그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하늘이 되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탄해서 우러러 볼 수 있는 그런 하늘이 되라는 것입니다.
하늘이 되는 것은 천재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꾸준하고, 성실한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그 길은 열려 있습니다.
하늘. 그가 얼라이언스의 새로운 하늘을 열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새로운 하늘을 위해 던지는 출사표. Yoliny.Sky 리 샤오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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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_Carter[15]
05/01/20 12:31
수정 아이콘
Yoliny.SuhO의 이름이 수하오이고 Yoliny.Sky의 이름은 리 샤오펑입니다.
아무튼 홈스카이 이번 WEG에서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막전도 마침 황태민 선수의 대결이라서 주목이 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장재호 선수와의 대결이 기대됩니다]
05/01/20 13:07
수정 아이콘
지존 스카이...
05/01/20 19:55
수정 아이콘
시리아님 수고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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