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9/11 21:58:29
Name 언뜻 유재석
Subject [잡담] 남들과 다른 1년...
흔히 저처럼 대학을 들어와 채1년을 다니지않고 휴학했다 하면 모두들 '군입대'를 생각

합니다..저도 엄연히 현역 입영 대상이지만... 저는 군입대로 휴학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 무엇때문인가?... 이렇게 물어보는 분들이 정말 너무나도 많습니다..."혹시 반수?"

당연히 아닙니다... 휴학계낸지 석달째지만 누군가 휴학 이유가 뭐냐고 물으시면

전그냥..."집에 사정이 생겨서요... "    이렇게 대답합니다...

사정이라....그렇습니다..저희집은 그렇게 여유있는 집이 아닙니다.. 어머님도 나이

많으시고 개인적인 빚도 많으십니다... 제 1학기 등록금도 빚을 내주셔서 보내시는걸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 공부를 했습니다...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장학금은 타지

못했고... 표면적인 이유는 이렇게 만들어 졌습니다...하지만...아마 제가 장학금을 탔어도

전 휴학을 택했을겁니다... 얼굴에 근심 가득한 어머님의 주름을 조금이라도 펴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머님도 극구 반대 하셨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을 잘 말씀드려 이렇게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습니다...

일류대학에 다니지도 못하면서 1년을 쉰다는게 제 인생에서 짐이 될지도 모릅니다...

휴학하는 1년동안 버는돈이 나중 제인생에서 남들에게 고개 숙이며 살아야할 이유가

될지도 모릅니다.. 공부란게....이렇게 하고싶을때도 있구나...하는 생각도 철없는

제게 듭니다...

일은 돈을 참 많이 법니다... 일반 아르바이트로는 상상 할수 없는....그렇다고 무슨 불법

적인 일을 하는것도 아니기에 전 당당 합니다...얼마전 대학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같이 대학 다닐때는 몰랐는데 그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전 저의 계획이 있습니다... 어쩌면 학교란 틀안에 살아야 하는 저들보다 좀더 많은 경험

을 하고 살려 합니다... 부족한 영어도 공부하고.. 내년쯤엔 배낭여행도 계획하고

있습니다...아직도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쓴다는 대학생이 70%라고 합니다..

뉴스를 보는동안 잠시동안 그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습니다...제게 주어진일... 제게 주어진 환경에

말입니다...전 그들이 하지 못하는걸 이 1년동안 해보려 합니다...그래서 저보다 1년이

앞섰다고 자랑하는 그들에게 10년 앞선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어머님은 그런제게 항상 미안해 하시고 여유없는 형제들도 늘 저를 안쓰러워합니다..

하지만 저는 남들보다 조금 빨랐다고 생각합니다.."왜 이렇게 태어났나..."하기엔

제 인생이 너무나 길기에....


첫월급이 가까워 오는군요...이제 1/12 지났는데...

누군가와 같이하는 11이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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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9/11 22:05
수정 아이콘
멋진 분이신것 같네요.~ 앞으로도 Good Luck하시길 ^^
웨스트RATM
02/09/11 22:07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_^ 긍지를 가지고 있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습니다
지옥천사
02/09/11 22:30
수정 아이콘
저같이 아무런 의미없이 대학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많은 생각을 해주게 하는 글이네요.. 님글보고 힘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님도 힘내세요~!!
02/09/11 22:58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저희 집도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라서 지방 사립이면 비용도 크고.-.- 저도 더이상 집에 짐이 되기 싫어서 열심히 아르바이트 하고 있답니당 첫월급타면 남는것 하나도 없다고 하던데..^^; 월급타시면 pgr에 글 쏘~세요^^
수요일
02/09/11 23:15
수정 아이콘
저도 그 뉴스보고 약간은 부끄럽더라구요.. 전 고등학생이지만 저도 부모님한테 매일 죄송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생각만 그럴뿐 부모님앞에선 여전히 못난 아들이네요.. 이글 보고 생각한건데 부모님께 잘 해드려야겠네요 생각만하지말구요..
02/09/11 23:16
수정 아이콘
남들이 유재석과 닮았다고 해서 닉을 그렇게 지으신건가요? ^^ 농담이구요.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하는 글이군요. 남들보다 인생을 더 다양하게 산다고 생각하세요.
항상 밝고 차 카 게(? 갑자기 어떤 할머니 생각이...) 사시는 글 보고 참 기분이 좋습니다.
저번에 그 아가씨하고는 어떻게 되고 있어요? 문자 한번 왔다면서요 ^^ 그걸로 그냥 끝났어요?
언뜻 유재석
02/09/11 23:20
수정 아이콘
앗...예리한 지적...^0^ 그 아가씨와는 몇번의 문자를 주고 받은결과 오프
가 아닌 온라인 친구가 되었답니다... 제가 생각해도 제얼굴 보기 상당히
민망했으리라 여겨집니다~~^^ 요즘엔 제 목을 가라데로 쳤던..무서운
아가씨와 좀 되가고 있습니다...그 아가씨와 금요일에 코엑스에 영화보러
간답니다... 혹시나 스타리그 방송중 불쓱 찾아와 경기결과 묻는 유재석
비슷한 이가 있다면 저니까~~아시죠??^^
Dark당~
02/09/12 00:30
수정 아이콘
긍정적인 모습은 본인뿐 아니라 옆에서 보기에도 참 좋은거 같아요.. 잠시, 저도 저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을 가져 봅니다..
폭풍랜덤
02/09/12 01:53
수정 아이콘
저도 늦었지만 지금 휴학을 하려고 합니다..언제 졸업을 하느냐 보다 어떻게 졸업을 하는가가 더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학교에 틀 안에 갖혀 사는 사람들 보단 먼가 얻는 게 많겠죠..
응삼이
02/09/12 02:42
수정 아이콘
대학은 지나고 보면 왜 더 못놀았나가 후회될뿐이죠.(저만 그런가?)
논다는건 결국은 다양한 경험을 한다는 겁니다.
대학졸업장만으로 사회에서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대학에서 기초지식을 잘 딱는것도 아주 중요하지만 사회생활에서
배울점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잘 이해하고 습득하느냐가 문제겠지요.
다양한 사회경험은 결코 학교에서 배워도 느낄수가 없습니다.
재석님의 용기있는 글은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있는 저에게 부끄러움만 안겨주네요.
마치강물처럼
02/09/12 09:06
수정 아이콘
재석님의 글을 보니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헛되게 살아온 제가 몹시 부끄러워 지는군요..
재석님 모습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네요..
로베르트
02/09/12 10:54
수정 아이콘
저는 부모님께서 20세가 되었으니 니돈은 니가 알아서 벌어라~~^^
그래서 엘지25시알바와 과외를 겸임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두 돈을 벌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 콱 휴학해버리고 돈이나 모은 다음에 군대를 갈까 생각중입니다.
그렇다면 은행에 내가 군대에 있을동안 금리가 팍 올라갔으면 하는 바램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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