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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3/09 11:03:50
Name JK
Subject 본좌 공백기
본좌 논란이 자꾸 불거져 또 글쓰기가 참 뭐하지만 몇자 적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본 글은 본좌가 누구다라고 규정하고자 하는 글이 아닙니다.

사실, "본좌"라는 것이 마재윤 선수가 최전성기 시절에 만들어진 표현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요) "임이최마"라는 표현마저도 마재윤 선수 이후로 만들어진 표현입니다. 그 이전 "임이최"까지는 본좌라는 말이 없었죠. 다만 모두가 인정하는 그 실력 때문에 최강자, 현 스타판에서 가장 강한 선수이다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상태였죠.

그것을 굳이 "본좌" "최강자"라는 수식어를 써가며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저그로써 거의 최초다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압도적인 포스를 내보인 마재윤 선수 때문에 또 당시 인터넷 용어의 유행에 맞춰 "본좌"라는 표현에 동승하여 마본좌라는 말이 생기며 본좌라인 "임이최마"가 생겨납니다.

무협지 등지에서 많이 사용된 "본좌"는 실제로 중국 무협에서도 나오지 않는 단어로 알고 있습니다. 본좌라는 표현은 한자로 아마 本座가 될 것입니다. 본은 자신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며, 좌는 자리 좌자를 써서 어떤 특정 위치, 자리를 의미합니다. 무협지에서 본좌라는 말을 쓰는 경우는 자신이 타인에게 말할때 자기 자신을 극도로 높여서 칭하는 말입니다. 즉 자기 자신, 1인칭을 의미하지요. 스스로가 최강이라고 표현하는데 그 포스야 말로 다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선수를 칭할 때 본좌라고 표현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표현입니다. 그 어법상 타인을 본좌라고 칭하는 자체가 이미 1인칭인 표현을 3인칭에게 부여하는 것이니까요. 이 점은 본좌라는 표현이 스타판에 시작되기 시작할 무렵(마재윤 선수 득세 당시) 엄재경 해설이 방송중에 잠시 "본좌"라는 표현은 사실 잘못된 표현이라고 한번 언급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어쨌거나 "본좌"라는 말 자체가 풍기는 포스는, 무협지에서 온 말인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극도의 강자, 적이 전혀 있을 수 없는 최고의 고수를 의미합니다. 임요환 선수 이후로 10여년간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는 리그 지배자가 늘 있었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그랬고, 이윤열 선수가 그랬고, 최연성 선수가 그랬고, 마재윤 선수가 그랬습니다. 이는 그 선수의 팬이 아닌 경우에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실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피지컬과 운영이 중요시 되는 시기가 도래하고, 실력 상향평준화가 자리잡은 이후부터는 도무지 알 수 없는 형국이 지속됩니다. 바야흐로 "본좌 공백기"가 3.3대첩 이후로 현재까지 2여년간 지속됩니다.

대부분의 "본좌"자리를 거친 선수들은 주로 1년에서 길어야 2년내로 본좌로써 리그를 지배하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그 기간 동안은 천적은 존재했을지 몰라도, 또 다른 선수가 우승을 했을지 몰라도, 리그를 지배하고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인정받은 선수는 당시의 본좌 그 1인이었습니다.

"본좌 공백기"가 지속되면서 스타판은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여러명의 강자가 등장하여 혼돈의 소용돌이로 휘말리게 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택뱅리쌍은 2플토, 1저그, 1테란으로 종족 밸런스(?)를 잘 맞춰주며 이 혼란을 더욱 부추기게 되죠. 게다가 항상 소수 정예로 남아있던 플토가 육룡이라는 칭호아래 6명이나 등장하게 됩니다. 최고의 자리, 본좌의 자리가 공백으로 남게 되면서, 슬슬 스타팬들은 팬들의 의지로 한 선수를 그 자리에 앉히고자 하게 됩니다. 그동안의 리그 지배자들이 스스로 그 자리에 오른 것과는 사뭇 다른 현상입니다.

이 네 명의 택뱅리쌍 중 그 어느 선수도 리그를 완전히 지배하고 그와 동시에 나머지 세명을 압도적으로 눌러, "본좌는..." 이라는 말을 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본좌는 탄생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게다가 택뱅리쌍 4명 모두 리그(특히 위너스 리그)에서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며 리그를 분할하고 있는데다 4명 중 어느 한명도 슬럼프에 빠져 뒤로 쳐질 느낌이 별로 들지 않기 때문이죠. 여기에 허영무 선수까지 대단한 승률을 보이며 이 반열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이전 본좌계보를 살펴보면 한 선수가 최절정의 포스를 과시하며 그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2년 정도가 그 한계라고 봅니다. 그래서 "본좌 공백기 - 택뱅리쌍의 시대"가 길어질수록, 택뱅리쌍에서 본좌가 탄생하기란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입니다. 오히려 택뱅리쌍의 시대가 끝난 후 누군가 새로운 최강의 1인이 등장하여 본좌가 될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습니다. 이마저도 스타2 출시가 올해말~내년초내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지금과 같은 관심하에 유지될지 알 수 없는 상태라 스타리그를 완전히 지배하는 1인자가 나타나더라도 기존의 본좌와 같은 영향력/인정/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본좌"의 자리는 임이최마가 모두 그러했듯 스스로 올라가야하는 자리입니다. 스스로 자리에 올라 다른 사람의 이의를 눌러버릴 수 있어야 "본좌"라 할만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주변에서 아무리 누가 본좌라고 하더라도 이것은 쓸데없는 논쟁으로만 흘러갈 뿐입니다. 남이 앉혀준 본좌의 자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남이 앉혀준 자리는 또 남이 쉽게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본좌 논란은 답이 없습니다. 그 끝을 낼수가 없습니다. 결론은 한 선수가 나머지 선수보다 압도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전혀 쉬워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삼국지의 수많은 영웅들이 패좌의 자리를 놓고 다투다 결국 자신의 세대에 완벽한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후대로 넘어간 것처럼 현 "택뱅리쌍"의 시대에는 본좌는 등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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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09 11:10
수정 아이콘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본좌는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 훗날이 되어서야 인정하게 될 지도 모르겠구요.

그나저나 최근의 경향을 보면, 스타리그는 택뱅의 기록이 월등하고, 프로리그는 택리쌍의 기록이 매우 높네요.
즉, 양쪽 모두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중인 김택용 선수는 엄해설 말처럼 차기 본좌 '후보'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lafayette
09/03/09 11:12
수정 아이콘
저랑 생각이 비슷하시네요.
본좌의 조건이란 단순하게 1위 선수와 2위 선수의 차이가 압도적이어야 한다는 것 같아요.
그런데 현 시점에서는 1위 2위는 있지만 차이가 심하게 나지는 않죠..
09/03/09 11:21
수정 아이콘
참 논쟁이라는게 웃기죠 역상성종족 태란과 저그 결승전일떄 조차 저그 압살맵이었습니다. 마본좌시절엔

그런데 택본좌 논쟁은 머 프저전 맵밸런스다 어쩐다 이런 말 나오는것 자체가 우습군요.

진짜 본좌가 되려면 라이벌조차 의미가 없는 것 아닐까요 시대의 단연 압도적인 존재 그게 본좌가 아닐까요.
09/03/09 11:25
수정 아이콘
김택용 선수가 랭킹, 커리어, 승률 면에서 가장 근접한 건 사실이지만 나머지 세 선수를 압도적으로 누른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더구나 단순히 '천적'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다른 세 선수의 커리어나 승률도 매우 훌륭하니까요. 택뱅리쌍 모두 '독야청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말이죠. 그런 면에서 본좌는 시대운도 따라줘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네 명의 포스가 예전 본좌들을 능가하더라도, 네 명이 동시대에 존재하는 한, 본좌 칭호는 멀어질 겁니다.

그나저나... 다른 세 선수는 전성기, 일명 리즈 시절에 비해서는 약간 경기력이 떨어진 느낌이 드는데 김택용 선수는 아직 보여줄 게 더 남았단 측면에서는 기대를 하게 만드네요 (이제동 선수가 메카닉만 만나지 않았어도 승률로 보나 평가로 보나 지금보다 더 나았을 텐데 ㅠㅠ).
09/03/09 11:33
수정 아이콘
본좌라는 단어가 간간히 쓰이게 됬던 시초는 박성준선수가 양박저그로 활약할때 스갤에서 박성준선수를 박본좌라고 불렀을때가 시초가

된거같군요. 서유기같은 드라마에 나오는 부처님몸에 박성준선수얼굴을 캡쳐서 본좌에게 감히~ 뭐 이런 뉘앙스의 짤빵이 생각나는군요..
09/03/09 11:40
수정 아이콘
김택용 ver 2.0 의 포스가 1년 정도 지속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당분간 본좌는 나오지 않을 것 같네요.
택뱅리쌍+육룡 정도가 대세인 단어들인데...
그 8명 중에 1명이 나머지 7명을 모두 이길 수 있을 정도의 격차가 나지 않기 때문에
본좌로 언급되려던 찰나에 번번히 개인리그에서 탈락하는 등의 변수가 생겨나고 있죠.
뭐 이런 추세도 나빠보이지는 않네요. 마본좌 시절에는 뭐 MSL이 마재윤스타리그다
마재윤 때문에 스타판 망해간다 이런 말도 나오고 했었으니까...
(덧붙여 T1이 그랜드슬램할 때는 진짜 스타판 망하는 줄 알았습니다...-_-)
다쿠아즈
09/03/09 11:50
수정 아이콘
본좌 논란의 시작은 박성준 선수부터 시작이 맞지요..

정작 박성준선수는 본좌라인에 못들었지만
개념은?
09/03/09 12:04
수정 아이콘
임-이-최 ...........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성만 딴게 아니라 그냥 임요환-이윤열-최연성 이라고... 당대 최강라인을 이은 이름이 있었죠.
나중에 마재윤선수까지 곁들여서 임-이-최-마 라고 칭한것이지... 임요환-이윤열-최연성은 그전부터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본좌 역시 윗분 말씀대로 박성준선수부터 시작했던 이야기였죠.
無의미
09/03/09 12:04
수정 아이콘
네명중 세명이 어느정도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하고, 한명이 다른 세명을 어렵지 않게 이길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드는 전적이 추가되고
한명이 계속 지금처럼 1년이상 잘나가며 개인리그에서 타이틀을 1-3개 더 거머쥐면 본좌도 충분히 나올수 있을것같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힘들고 시간이 지나봐야 알수 있겠네요. 앞으로 1년동안이 중요한 시기인듯합니다.
09/03/09 12:06
수정 아이콘
그런데 스토리 상으로는 김택용이 역시 유력하긴 한 듯..
개념은?
09/03/09 12:10
수정 아이콘
Keane님// 유력인정

그걸 막기 위해서 송병구선수의 양대 동시 r
그들이사는세
09/03/09 12:40
수정 아이콘
저도 동의.
택뱅리쌍이란 말은 결국 네명이 비슷비슷하다라는 뜻음 함축하는것같기에..
sky in the sea
09/03/09 13:03
수정 아이콘
손빈님// 그 짤방은 원래 박성준선수가 아니라 박지호선수였습니다. 문구는 감히 본좌에게 물량을 논하다니 였던걸로 기억되네요. 그리고 박성준선수시절 팬들이 불렀던 본좌랑 지금의 본좌는 개념이 다르죠. 지금쓰이고 있는 구체적은 본좌의 개념은 마재윤선수시절부터 정립되었습니다.
09/03/09 13:05
수정 아이콘
사실 우리나라 무협에서 나온 건지 중국 무협에서 나온건진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무협지에서 본좌라는 말은 진짜 무림제패한 한사람이 자기 자신을 높여 부르는 말이죠. (약간 오만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내리 깔아보는 경향의 말이기도..
09/03/09 13:32
수정 아이콘
"모모선수 때문에 스타 망한다" 소리 나올때의 모모선수가 본좌 아닐까요? ^^
많은 선수들이 잘해줘서 전 참 좋습니다.
병구 선수 화이팅~ (소심한 응원)
09/03/09 15:25
수정 아이콘
이벤트로 택뱅리쌍 4대천황전 풀리그로 한번했으면 좋겠네요. 아마 게시판이 난리 나지 싶은데요 ^^
Nothing better than
09/03/10 00:35
수정 아이콘
김택용선수는 계속 업그레이되고 있고, 이에 따라 성적도 날로 갈수록 좋아진다는게 무서운점.

뱅리쌍등의 강력한 선수들이 계속 존재해야만 서로에게 자극제가 되어 계속 열심히 할것 같습니다.
황제의마린
09/03/10 20:18
수정 아이콘
임 - 이 - 최 - 마

이게 본좌라인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그들이 시대의 지배자였다고 생각하고있지만

그 틈틈 사이에 잠시나마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이있습니다.

삼신전이라고 회자되는 이윤열, 박태민, 박성준선수라던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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