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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3/03 23:46:15
Name Kaestro
Subject [LOL] 정글차이? 미드차이! 킹존과 skt의 2세트 경기[19.03.03]
오늘 경기 2세트를 처음 봤을 때는 커즈가 너무 말도 안되는 동선을 짜서 졌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봐도 이상하더라구요. 오늘 커즈가 2세트에서 짠 동선은 제가 생각해도 너무 말도 안됐고 커즈가 그걸 모를리가 없거든요. 그래서 앞부분을 막 돌려봤는데, 커즈가 2세트에서 그런 동선을 짠 이유는 미드차이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인 설명을 하자면 페이커는 리산드라라는 초반에 푸시력이 우위에 있는 캐릭터를 이용해서 폰을 압박했고 폰은 아주 잠깐 페이커의 위치를 놓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페이커는 칼날부리에 와드를 박았고, 이 와드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것이 결국 게임 패배까지 이어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커즈가 짠 동선은 사실 굉장히 정석적이라고 생각해요. 강한 바텀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자르반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정글을 돌 수 있는 아트록스라는 챔피언이 정글 돌고 미드가 버티고 바텀이 강하게 압박하면서 용쪽 싸움을 유도한다. 그렇기 때문에 첫 두꺼비를 남기는 동선을 짠 것도 같은데 그래야 바텀에 힘을 싣는 타이밍이 조금 더 빠르고 부드럽다고 연습한게 아닌가 싶어요.

그럼 잡설 그만하고 이제 이미지랑 하나하나 짚고 넘어갈게요.






게임 시작과 함께 위쪽 시야에 힘을 주는 커즈의 모습.

지난 번 kt vs skt는 kt에서 비디디가 리신의 위치를 찾아주지 못해서 게임이 졌어요. 그런 점을 어느 정도 다른 팀들도 다들 인지하고 있을테고 그렇기 때문에 아래쪽에서 출발하는 커즈는 초반에 위쪽 시야에 힘을 싣는 모습입니다.



네, 놀랍지만 이 시점에서 게임이 엄청나게 터졌습니다... 폰이 꽂은 이 와드가 이따가 언제 꺼지는지 한 번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주요한 디테일 중 하나는 skt에서 여기에 투자한 와드는 '서포터'의 것이고 폰의 것은 '미드라이너'의 와드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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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시작. 자르반은 블루 버프를, 아트록스는 늑대를 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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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와 두꺼비를 다 잡고 바위게를 치는 클리드와 아직 블루버프를 치고 있는 커즈. 제가 아까 아트록스가 정글이 더 빠르고 안정적이라고 했는데 왜 자르반이 더 빠르게 바위게에 도착하는거죠?? 이건 두 정글러의 성향 차이입니다. 자르반은 "한놈만 팬다"일 때 정글링이 준수한 편이고 여러 놈을 잡을 때 느려요. 그래서 자르반은 마체테를 선택해서 단일 정글 몹인 블루 골렘과 두꺼비를 먼저 잡죠. 대신 자르반은 정글을 돌면서 체력유지가 안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첫바퀴를 다 도는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챔피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공백을 바위게를 잡는 것으로 메웁니다. 아트록스는 레이스, 늑대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잡지만 단일 몹을 잡는데 느리고 아이템도 더욱이 부적을 선택했기 때문에 느리죠.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커즈의 레이스쪽에 와드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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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산드라가 선푸쉬를 한 뒤 레이스에 와드를 찍고 클리드에게 와드를 꽂은 위치까지 찍어줬는데, 폰이 찍는 핑은 미드 미아 핑입니다. "야, 나 페이커 어디 간지 모르겠어." 그리고 이 때문에 커즈는 바로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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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를 먹는게 발각되면서 게임이 크게 기울게 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여기서 가질 의구심은, 커즈가 위쪽 점부쉬에 분명 와드를 꽂았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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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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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안걸려.

제가 생각할 때, 확실하지는 않지만 저 위치에 와드를 박았을 때 굉장히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인데요, 저렇게 와드를 꽂으면 리산드라가 벽에 붙어 움직이면 (1) 아예 안 보이던지, (2) 미니맵에 너무 잠깐 잡혀서 놓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킹존은 이 와드 위치를 눈치채지 못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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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레이스로 간다?"

커즈는 레이스를 가는 처음 생각했던 동선대로 가게 되죠.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은 폰이 처음에 아래쪽 점 부쉬에 꽂았던 와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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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반은 늑대를 챙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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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게를 먹으러 뛰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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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드가  바위게에 도착하기 직전 아래쪽 점부쉬 와드가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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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킹존 최후의 희망이었던 와드는 위쪽 점부쉬 와드가 사라지면서 갱킹방어용으로 아래 강가쪽으로 박히고, 이 위치는 파악되었으며, 클리드는 이 게임 내에서 킹존의 시야에서 완벽하게 벗어났습니다.

이게 미드차이에서 비롯한 정글러의 완벽한 동선짜기이고, 저는 커즈를 저평가했던 것에서 클리드가 얼마나 무섭게 동선을 짜는 영리한 정글러인지 깨닫게 되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게 됐습니다.

1. 위쪽 정글을 다 털어서 적 카정을 들어가도 아트록스가 설사 카정을 들어오더라도 챙길 수 있는 정글몹이 하나도 없는 상황을 만들고
2. 와드가 꺼지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체크하여 최적의 타이밍에 아래 바위게에 도착합니다.
3. 커즈가 시야에서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에도 정글링을 하는데도 적팀 봇은 압박을 받게됩니다.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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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투명인간이 된 클리드는 아트록스의 두꺼비를 처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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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즈가 올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와드를 꽂아두어 커즈의 손발을 묶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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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드의 위치를 전혀 알지 못했던 커즈는(영상을 보시면 저 부분에서 커즈의 위치가 급격하게 움직이는걸 확인할 수 있는데 아마 qe를 쓰면서 두꺼비를 치려했던 것으로 생각되고 커즈는 자신의 정글에 클리드가 들어온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내 두꺼비 어딨음?하는 미아핑을 찍습니다.

그리고 자르반은 레벨이 4가 되어 배가 든든한 상태기 때문에 느긋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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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정글마저 완벽하게 클리어해서 무려 첫 귀환에 9 캠프를 돌았습니다. 심지어 아직도 킹존은 클리드의 위치를 전혀 감을 잡을 수 없고 커즈의 동선은 뻔하게 읽혀진 상태죠. 커즈가 이제 늑대먹고 위로 안가면 뭘 하겠습니까?

skt는 항상 진짜 스마트한 팀이었고, 이것이 스마트한 정글러 클리드가 보강되면서 더 강력해졌다는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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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3 23:49
수정 아이콘
저도 보면서 신기하더라구요 너무 깔끔하게 상대 두꺼비를 먹어서 덜덜
블루태그
19/03/03 23:54
수정 아이콘
와.... 이렇게보니까 진짜 제대로 터졌군요
태엽없는시계
19/03/03 23:57
수정 아이콘
초반 리산드라가 라인에서 큐 세방으로 깔끔하게 밀 수 있고, 이걸 이용해서 칼날부리 와드를 한 후 핑이 찍혔습니다. 이 장면이 옵져빙으로도 나왔고요. 양 해설이 게임 내내 언급 안 하는게 신기하더라고요.
그리고 킹죤이 올해 본진인데 진짜 밴픽을 왜 그따구로 한건지 ㅠㅠ
조유리
19/03/03 23: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실시간으로 짚어낼 실력은 안되지만 이긴 경기 분석들 보면 클리드의 영리함이 너무 돋보이는 것 같아요
서지훈'카리스
19/03/04 00:03
수정 아이콘
슼은 매우 영리하게 본인들 장점을 살린 밴픽과 게임 운영을 잘 했고
킹존은 안 그래도 열세인데 밴픽부터 이상
히샬리송
19/03/04 00:07
수정 아이콘
슼이 팀적으로 부진하고 정글이 블랭크이던 시절도 초반에 정글 그림 그리는 건 참 잘하고 좋아하던 팀이죠. 그걸 기반으로 갓구 나이트가 나왔던거고 다만 블랭크의 한계는 저 그려온 그림이 어떤 변수로든 어그러지는 순간 뇌정지오는거였는데 클리드는 볼 수록 참 행복합니다. 손은 짐승인데 머리는 스마트라니 ㅜㅜ
19/03/0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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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이 클리드 악질개인팬 소리 듣는 이유가 있죠. 이선수는 로지컬+피지컬 융합이 거의 말이 안될정도입니다. 솔랭만 봐도 그런 바로 보임
19/03/0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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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슼 다른 선수 다 잘했고 칸이 대활약했지만 오늘 게임은 미드 정글이 다 터트렸죠
응~아니야
19/03/04 01:31
수정 아이콘
클리드는 타잔이 안되는 리신이 된다는 점에서 타잔을 뛰어넘을수도 있을거 같아요
타잔이 탑클래스 정글러지만 정글러로써 기본기이자 필살기인 리신 숙련도가 물음표라
보라도리
19/03/04 02:02
수정 아이콘
그건 좀.. 타잔 리신 못한다 라는 것도 아닌거 같고 타잔이 클리드에 비해 보여준 정글폭 차이가 넘사벽인데 정글링 기본기 가 더 뛰어 나다는 것도 안맞죠 가정 부터 아니지만 그 가정을 인정해준다 해도 세체정급은 초식 이라고 불리는 챔으로도 씹어 먹는 모습 보여줘야 되는데 그건 타잔이 훨씬 많이 보여줬는데
떠오르는 태양
19/03/04 09:1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매사가 이런 식이니 팬덤 이야기가 나오지요.
클리드는 무려 데뷔 4년차인데도 아직까지 지역리그 플옵 광탈따리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19/03/04 09:21
수정 아이콘
저도 타잔 클리드 둘다 서로 다른 장점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고 그게 타잔은 그리핀이라는 팀, 초비라는 미드를 만나서 더 만개한 상태이고 클리드는 새로운 팀에서 손발을 맞추는 단계에서도 이정도 폼을 보여주는 선수라 타잔과 클리드 동급 (향후 클리드가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라고 생각하지만 타잔 리신에 대한 말은 동의가 안되네요. 저번에 리신 쓰는 것 만봐도 타잔은 리신도 상급으로 다룬다는 것은 증명이 되었다고 생각해서요. 물론 타잔이 클리드만큼 리신을 잘 다룬다는 것에는 물음표가 있을 수 있지만 리신 미러전을 할 것도 아니고 더 넓은 챔프폭 그리고 상대의 장점인 리신을 뺏어올수도 있음 이라는 점에서 아직은 타잔이 클리드보다 더 증명된 정글러라고 생각합니다.
벙아니고진자야
19/03/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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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그 팀에 그 팬덤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듯 크크
19/03/05 15:40
수정 아이콘
응~아니야님
응~아니야
치토스
19/03/04 02:04
수정 아이콘
페이커에 대해 얘기하자면 페이커는 원래 전성기때도 피지컬로 라인전 부터 찍어 누르는 형태 보다는 cs 싸움하면서 정글과의 합을 이용한 미드+정글vs미드+정글 설계 싸움을 진짜 잘하는 선수였고 특히 기본와드하고 핑와를 영리하게 잘 사용하는 선수 였습니다. 클리드 라는 좋은정글 만나서 다시 그런 모습이 팀에게 좋은 방향으로 잘 나오는것 같네요.
라이츄백만볼트
19/03/04 02:18
수정 아이콘
사실 전성기 페이커는 피지컬로 라인전도 찍어눌렀죠 크크크크 피지컬보다 로지컬을 강조하신 의미같긴 한데, 전성기때는 피지컬로도 찍어누른 경기가 한두개가 아닌듯. 다만 요즘은 그때같은 피지컬은 아닌데 로지컬이 아직 멀쩡해서 리그내 2~3등 경기력은 나오는것 같네요.
레몬커피
19/03/04 02:46
수정 아이콘
페이커에 대해 대부분 미드들이 하는말이 그거죠 물론 최전성기때야 피지컬도 압도적이였지만 롤에서 미드라이너로서 로지컬적인
부분은 페이커의 플레이를 기본으로 거의 다 정립된거라 '롤에서 미드하는법'최초집필자임
19/03/04 11:51
수정 아이콘
심지어 그 도파도 와드 박는법 페이커 보고 배웠다고 하니까요
블리츠크랭크
19/03/04 12:42
수정 아이콘
전성기에는 2렙 솔킬 따던 선수인걸요...
19/03/04 03:23
수정 아이콘
롤에 대해서 특히 정글러들의 동선이나 시야 파악 등을 통해서 알면 알수록 진짜 재밌고 다양한 양상들이 나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생방으로 봤을때는 오 클리드 동선 잘 짰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저런 움직임 하나하나가 근거 있는 움직임이였다는 것이, 그리고 저런 근거를 바탕으로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던 클리드가 정말 잘하는구나 싶었습니다
마음속의빛
19/03/04 12:36
수정 아이콘
정글 동선 설계 잘하는 선수들 정말 대단하네요.

정글러 동선은 라이너들의 라인전이 실시간으로
영향을 주고, 카운터 정글이라고 상대 정글러가 방해하기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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