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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2/13 00:50:54
Name 번개맞은씨앗
Subject [일반] 수출과 무역적자에 대한 생각
수출과 무역적자에 대한 생각

※ 저는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고, 일반인입니다. 식견이 부족한 상태에서 제 나름 생각을 적어본 것이니, 중대한 문제에 있어 틀린 부분이 있다면, 지나치지 마시고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을 쓴 목적 중 하나가, 잘못 생각한 부분이 있으면 수정하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에서는 무역적자를 이야기하면서, 외교적 압박을 합니다. 저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고 있죠. 지금 무역적자 이게 말이 되냐면서, 우리 것 좀 사가라 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이렇습니다. 큰 그림을 놓고 보면, 기본적으로 외국에 물건을 판 만큼, 외국에서 물건을 사오는 거라 봅니다. 외국에 우리 서비스 팔고, 외국에 좋은 거 있으면 사오는 거죠. 외국에 우리 제품 팔고, 우리나라에는 없는 자원을 사오는 거죠.

수출을 하면 달러가 늘어나고, 달러가 늘어나면 그걸로 무언가를 사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지 않는다면, 이를테면 미국 국채라도 사옵니다. 달러를 갖고 있다면, 그건 미래에 무언가를 더 사오기 위해 아직 보관해두고 있는 거라 할 수 있겠죠. 아무튼 사옵니다. 국채를 사는 건 다른 거라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거 쉬운 말로 풀자면, 미국에 돈 빌려준 거라 할 수 있습니다. 돈 빌려간 측이 뭐라 할 일은 아닌 거죠. 미국에 주식투자한 경우도, 돈 빌려준 것과 유사한 행동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역을 하고 분업을 하고, 서로 윈윈하면서 이로움을 얻는 것이지, 이게 무슨 미국이 대단한 손해라도 보고 있는 듯이 무역적자 운운하면서, 압박하는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겉으로는 통하니까 쓰고 있는 것이겠지요.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고 있으니, 무역적자가 당연한 것이고, 그게 싫으면, 달러를 안 찍어내면 될 것입니다. 달러를 소각하면 어떨까요? 무역흑자되지 않을까요? — 달러를 찍어내고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는 건 곧, 다른 나라들에게 돈을 빌리고 있다는 얘기라 봅니다. 만약 다른 나라들이 달러를 안 들고 있겠다고 하면, 빚 갚으라는 소리인 것이겠지요. 그게 달러패권이 무너진다는 것의 의미일 것입니다. 쉽게 말해, 미국은 돈 갚아야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달러를 회수하고, 물건이든 자원이든 기업이든 팔아 넘겨야 할 테고요.

아무튼 달러는 엄청 찍어내고, 돈 빌려가는 형편이면서, 무역적자라고 투덜거리면서, 압박하는게 어이가 없지만, 미국이 힘이 세고, 저 논리가 대중에게 통하여 정치적으로 힘을 받기도 하니, 뭐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질을 놓고 보면, 이는 허풍이나 엄살과 유사한 거라 봅니다.



그 다음 이야기할 것은, 환율 상승과 수출 증가입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달러 가격이 높아지면, 수출이 증가하니, 이거 잘 된 일이다. 뭐 이런 식으로 말하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이건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첫째는 원화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은 곧 우리나라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출을 해서, 수익을 많이 남겨야 좋은 것이지, 수출 많이 하고 돈은 얼마 못 벌면 그게 뭐 그리 좋은 일일까요? 원화 가치 하락하면, 석유 등 수입해오는데도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 이것이 또다른 실질이라 보는데요.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곧, 우리나라 사람들 임금이 줄어들었다는 의미가 된다고 봅니다. 임금 계약을 해놨겠죠. 그거 달러화로 환산을 해봅니다. 그러면 계약서는 바뀌지 않았는데, 임금이 줄어들었습니다. 월급으로 맥북 2대를 살 수 있었는데, 이제 1대 밖에 못 삽니다. 단순 과격하게 예시하자면 이렇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렇게 봅니다. 우리나라 경쟁력이 줄어들면, 환율이 오르는게 자연스럽습니다. 우리나라 경쟁력이 높아지면, 환율이 내리는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화폐 발행의 요소가 끼어들어서 복잡해지는 것일 뿐이라 봅니다. 그리고 화폐 발행으로 양적 완화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월급을 깎기 위해서라 봅니다. 전국에 원화로 체결되어 있는 계약서들을 수정하기 위함인 것입니다. 수출량이 늘어나죠. 월급을 깎았으니까요. 우리나라 중소기업으로부터도 대체로 더 저렴하게 물건을 사올테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봅니다. 원래 국가경쟁력이 하락하면, 임금을 깎아야 한다고 봅니다. 수출기업뿐만 아니라, 내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본소득, 이를테면 임대료도 줄여야죠. 전국의 소득을 줄여야 하는 것입니다. 실력이 안 되니, 자세를 낮춰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 균형을 잡고 다음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임금을 안 깎고 버티고 있으면, 어떻게 되는가 하면, 수출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망하게 됩니다. 그러나 전국의 계약서가 얼마나 많은데, 그걸 동시에 수정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계속 버티려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특단의 수단이 쓰이게 되고, 그게 양적완화인 거라 봅니다. 양적완화를 하지 않으면, 그러면서 고자세로 버티면, 여기저기서 부도가 나서 망하고, 가격을 내리게 되고, 다시 정상화를 향해 갔을 것입니다.



그 다음은 선진국을 따라하는 것에 대해서입니다. 부자를 따라한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부자의 좋은 습관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중에는 이런 것도 있을 것입니다. 부자가 명품 들고 다닌다고, 나도 명품 들고 다니면 부자가 될 거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진짜 그렇게 생각하죠. 돈도 별로 없으면서, 빚까지 내서 명품을 삽니다. 명품시계, 명품옷, 명품차를 삽니다. 그러면 신비로운 힘에 의해, 부자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데 국가를 놓고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라 봅니다. 선진국이 되려면 실력이 있어야죠. 실력을 갖추고, 투자를 해야 선진국이 되는 것이겠죠. 명품은 사치품입니다. 실제 명품이 아니라, 민감한 문제라 지금 비유적으로 하고 있는 말이고요. 소비는 부자들 기준에 맞추고, 실력은 오히려 떨어졌을 때, 시한폭탄이 켜진 것과 유사한 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으로 명품도 생산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명품옷을 입어야, 대인관계가 좋아지고, 그래야 돈 벌 기회도 늘어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그건 일종의 자본재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돈으로 다른 자본재를 구입한 경우와, 투자 가치를 비교해보면 될 것입니다.



그 다음은 출산율에 대해서입니다. 출산율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기를 키우는 건 상당한 비용이 드는 일일 것입니다. 그 아기가 이후 경제활동을 하고 상당한 소득을 올리려면,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합니다. 아기 키우는데 드는 비용은 돈뿐만 아니라, 시간을 포함합니다.

이 비용을 쓰지 않는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겉으로 보이는 경제 수치는 더 좋을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면, 저출산 국가에서 경제수치는 버블이라는 것입니다. 초저출산 국가라면, 더더욱 버블이라는 것입니다. 그 버블을 보면서, 고자세로 명품을 사들입니다. 부동산 버블이 일어날 때, 소비가 함께 늘어나는 식인 거죠.

기본적으로 이렇게 봅니다. 국가가 장기적으로 발전을 하려면, 소비가 아니라 투자가 많아져야 합니다. 다만 그 소비가 실질적으로 투자를 의미하는 거라면 예외입니다. 이를테면 교육비는 소비에 들어갈 테지만, 실질적으로 투자이기도 하죠. 좋은 교육을 받았다면, 그건 장기적으로 더 큰 소득으로 회수될 것입니다. 학생이 공부하려고 연필을 사는 건 소비이기도 하지만, 사실 투자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간단히 말해, 그 실질을 놓고 볼 때, 투자가 많아져야 합니다. 저축이 많아진다는 것도 결국 투자가 많아진다는 의미가 될 테지요. 은행에 저축해놓을 경우, 결국 은행이 대신 투자를 해줄 테니까요.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줄 테니까요. 그 돈이 돌 테니까요. 밥 잘 먹고 건강해지는 건 투자로서 의미가 있지만, 술 퍼마시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다니는 건 그저 소비로서 의미일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결국은 실질을 놓고 볼 때, 소비보다 투자가 많이 일어나야 하고, 덜 좋은 투자보다 더 좋은 투자가 많이 일어나야 합니다. 개개인이 그렇게 할 때, 국가 전체가 점점 부강해질 것입니다.

돈이 잘 돌아야 경제가 발전한다는 건 잘못된 논리라 봅니다. 돈이 잘 도는 가운데, 투자가 잘 일어나야 합니다. 돈이 잘 도는 가운데 소모적인 향락이 많다면, 경제가 발전하기 곤란합니다. 경제는 결국 자본재가 축적되면서 발전하는 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형의 자본재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실력이 좋아지고, 인격이 성장하고, 서로 화목해지는 것도 넓은 의미의 자본재라 할 수 있을 것이고요.



이상 4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첫째는 무역은 상호간에 분업으로 좋은 것이지 무역적자라며 압박하는 건 허풍이나 엄살같은 술수라는 얘기였고,
둘째는 환율이 오르고 수출량이 많아질 때 그건 좋아할 일이 아니라 실은 씁쓸한 거란 얘기였고,
셋째는 선진국 기준에 맞춘다는게 그중 일부는 명품 구매를 의미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넷째는 출산율이 경제수치 버블을 만들거란 얘기와 경제는 결국 투자가 잘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들 모두, 도발적인 주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틀린 부분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틀린 부분이 있다면, 바로 잡아주시고, 공부 삼아 올리는 글이니, 가급적 분석을 해서 어떻게 틀린 것인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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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용 에탄올
25/02/13 02:33
수정 아이콘
한국이 선진국 된지 근 20년여 지났습니다.....

선진국을 따라하는게 아니라 선진국이어서 그렇게 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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