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12/29 20:42:19
Name 내장미남
Subject [일반] 엄마. 나야. 책 나눔 후기입니다.
세월호 사건에 정치색 같은 것은 넣지 않고, 사고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고, 그냥 책 나눔 후기입니다.

아직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자신이 어떠한 꽃인지도 모른채, 자신의 의지로 정한 길도 아닌 채, 그렇게 떠난 아이들이 아쉽습니다.

예전에 집 근처에서 작은 교통사고를 당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여름이면 다가오는 방구차(방역차)뒤를 쫓아다니다가 그 연기에 시야가 가려져서 아파트 단지내로 들어오는 티코를 보지 못한거죠.
마침 그 사고를 아파트 상가내에서 꽃집을 운영하시던 어머니 친구분께서 보시곤 어머니께 바로 전화를 드렸나봅니다.

사고나서 차주가 내리고 티코 앞 범퍼가 찌그러져 있으니 놀라서 저보고 괜찮냐고 묻는 도중에 어머니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평소에 6층 집에서 사고장소까지는 3분정도가 걸리는데, 그 거리를 1분도 안되서 뛰어오신거죠. 40대 주부가요.

부모를 잃은 자식은 고아, 남편을 잃은 부인인은 과부, 부인을 잃은 남편은 홀아비,
하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를 뜻하는 단어는 없네요.

아마도 그 슬픔을 짐작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 단어로 정의내릴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단순하게 아이들이 부모님께 걱정하지 말라는 그런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아아들의 평소 모습이 그려져서, 너무나도 해맑고,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모습이 상상되어 참 씁쓸하네요.


*책 나눔해주신 트위스터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양주오
15/12/29 20:47
수정 아이콘
벌써 일주일인 지 나눔하신다는 소개글을 읽고 그날로 곧장 알라딘에서 주문해 읽었습니다만 본문에 적으신 것처럼 그 감정은 제게 거의 미지에 가까웠던 터라 도저히 감상을 문자로 옮길 생각이 들기는커녕 함부로 건드리기조차 몹시 어렵더군요. 어떤 용기가 필요할 때나 참을 수 없는 격노가 절 강타할 적이 생기면 혹 꺼내볼 지 모를 만큼 두려운 금서 수준의 책입니다.
시노부
15/12/29 21:16
수정 아이콘
받아서 읽어보다가 아...좀 읽다가 하... 하고 있습니다. 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2824 [일반] [잔인함 주의] 어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 -문신 [21] 저 신경쓰여요7097 15/12/29 7097 38
62823 [일반] 임금피크제..찬성하십니까? [48] 굿리치[alt]7275 15/12/29 7275 0
62822 댓글잠금 [일반] 위안부 문제 협상 - "박근혜 정부 잘했다." [43] 삭제됨8623 15/12/29 8623 0
62821 [일반] 엄마. 나야. 책 나눔 후기입니다. [2] 내장미남2573 15/12/29 2573 4
62820 [일반] 수학은 왜 공부해야 하는가? (중고등학생의 외침) [109] 파란무테13123 15/12/29 13123 3
62819 [일반] 안철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당명가지고 조롱 [203] 에버그린13882 15/12/29 13882 1
62817 [일반] 나의 연극이야기3 [24] 정짱4886 15/12/29 4886 7
62815 [일반] 가디언지, 위안부 협상 합의는 일본과 미국의 승리 (기사번역) [51] aurelius9370 15/12/29 9370 16
62814 [일반] 크리스마스에 단합대회로 산에 올라갔다가 사망한 사건입니다. [70] 무한궤도15245 15/12/29 15245 1
62813 [일반] 안 그럴거 같죠? 백프롭니다. [93] 에버그린18512 15/12/29 18512 86
62812 [일반] 이별했네요.. [15] 하루하루6993 15/12/28 6993 0
62811 [일반] [사진 압박] 동물 보호소 이야기. [24] OrBef5920 15/12/29 5920 13
62810 [일반] 헌법재판소의 '한일협정' 사건 판단에 대해서 [32] 이순신정네거리5585 15/12/29 5585 5
62809 [일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흥행 수입을 올린 공룡 영화 Top10 [4] 김치찌개4274 15/12/29 4274 1
62808 [일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는 기업 Top10 [6] 김치찌개5081 15/12/29 5081 1
62807 [일반] [다양성 영화] 소녀가 또 [6] 양주오4624 15/12/28 4624 2
62806 [일반] 배드민턴... 배드민턴을 (시작해)보자! [19] 별이돌이7369 15/12/28 7369 7
62805 [일반] 2015 올해의 말 [29] 어강됴리7506 15/12/28 7506 4
62804 [일반]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Top10 [4] 김치찌개4733 15/12/28 4733 1
62803 [일반] 동네형님 재능기부 후기 - 참고 해야 하는데 [9] 불타는밀밭4366 15/12/28 4366 2
62802 [일반] nice, ill, alive, utter 가운데 가장 형용사다운 형용사는? [19] Neanderthal5385 15/12/28 5385 2
62801 [일반]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43] 흐흐흐흐흐흐4780 15/12/28 4780 0
62800 [일반] [영어] 발음이 같으나 철자가 다른 단어들 - 동음이자 (heterograph) [19] 훈련중11076 15/12/28 11076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