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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7 00:01
중간에 살짝 멍때리고 보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크크크
그래도 영상미와 OST는 역시 명품이더라구요. 이맛에 신카이 마코토 보는 건가 했습니다..
23/04/27 02:35
저는 오히려 만난지 일주일도 안된 존잘남때문에 온갖고생을 하고 죽을결심을 하는 여고생이란 현실에 있을법하다 생각하기에, 그 부분을 개그적으로 좀 꼬집거나 하는 장면만 좀 있었어도~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너무 진지해서 퀀텀점프하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23/04/27 08:19
차라리 깔끔한 로맨스물이면 또 이런 생각은 안들 것 같은데 말이에요. 그냥 첫눈에 반한 감정 -> 죽을 고비를 겪으며 진심으로 발전 클리셰도 충분히 많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작중의 재난이 크고 진지해서 오히려 개인의 감정선은 좀 듬성듬성한 느낌도 있네요.
23/04/27 04:13
행동엔 문제가 없었는데 사람들이 ? 를 많이 띄운다면 그냥 그부분 대사가 급발진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흐름상 매끄러움은 덜한 대사선정이 아니었을런지. 뭐 그럼에도 그렇게 말하게 만든 의도가 있었겠지만...
23/04/27 08:20
사실 일주일 만나서 얼굴에만 사랑에 빠진 채로 대신 죽기로(요석이 되기로) 결심한 셈이라.. 그 일주일 사이의 감정이 좀 더 채워졌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 같기도 해요.
23/04/27 08:52
사랑만이 아니라 여러가지가 있었을 수 있거든요. 자기가 요석을 뽑아서 이리 되었다는 죄책감이나 책임감등도 있고
재해 PTSD로 삶에 미련이 없었는데 생긴 미련이라던가 여러가지가 있었을텐데 그걸 다 표현하기엔 소타씨 없으면 못살꺼같아는 좀 미묘하지 않았나 싶어요
23/04/27 14:21
아. 그런 의미라면 동의합니다. 저도 스즈메의 행동에는 오히려 죄책감과 책임감이 있을 것 같았는데.. 대사에는 사랑만 남아있는 것 같았어요..
23/04/27 06:00
스즈메가 소타를 처음 마주쳤을 때 극적이었던 반응을 생각하면 첫눈에 반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첫단추를 이성적인 설렘이었다고 끼워맞추면 이후 등장하는 수많은 동경 요소들도 연심을 깊어지게 만드는 기폭제로 쉽게 받아들여지더군요.
짧은시간동안 세기의 사랑을 하는 테마가 드문 편도 아닌데 갑작스럽다 느낀 관객이 많았던 건, 아무래도 직접적인 내면묘사가 적었던 점이 크지 않았을까요. 소타는 잠깐동안이었던 소타시점 회상만으로 스즈메에게 빠져든 거 설득해냈으니
23/04/27 08:25
빈틈을 잘 메우고 차라리 충분한 호흡이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걸 메울 수 있게 되면서 다회차를 할수록 더 영화가 깊게 보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근데 다회차하기엔 너무 늦게 본 것 같네요... 흐흐..
23/04/27 08:21
저도 바로 얼마 전에 막차 탔습니다 크크.
제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불호 요소로 느끼는 개연성 - 스즈메가 왜 처음 본 남자를 위해 목숨을 걸면서까지 따라다니느냐는 문제는 의외로 감상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초반의 '어디선가 본 적 있지 않느냐'는 대사를 보고 나중에 뭔가 이유가 나오겠지 싶기도 했고(이 부분은 스즈메와 소타가 어린 시절의 스즈메와 같은 공간에 있었으니 운명적인 기시감을 느꼈겠거니 스스로 정리해 납득했습니다),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왜 끈적한 동료애와 사랑으로 묶이는건데!' 라고 태클을 걸고싶어지는 JRPG를 많이 즐긴 탓에 무뎌져서 그런가, 그냥 그런가보다 싶더라구요. 제게 가장 큰 걸림돌로 느껴진 건 다이진의 캐릭터였습니다. 다이진이 스즈메를 좋아하게 돼서 세상에 남아있고 싶게 된 과정, 그러나 일련의 경험을 통해 스즈메가 사토를 좋아한다는 인간의 마음을 깨닫는 묘사를 넣었으면 이야기도 훨씬 흡입력있게 다가왔을 것이고 다이진 역시 가오나시처럼 '민폐였지만 결국은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을거란 생각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아니면 하다못해 스즈메의 엄마와 연결고리를 넣어서 눈물샘 자극을 유도하는 장치로라도 쓰든가... 어찌 보면 극의 모티브를 이끌어가는 캐릭터인데 행동의 근거가 묘사가 안 되니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갑작스럽고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엔 정들어서 스즈메가 눈물까지 흘리길래 다이진을 희생하지 않는 제3의 방법을 찾는 흐름으로 가는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냅다 호쾌하게 꽂아버리고 말이죠. 이럴거면 더더욱 '요석으로 돌아가기는 싫지만 이제는 스즈메를 이해하는'묘사를 넣었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이 부분에 관련해서 영화가 끝나고 친구와 '결국 잘생긴 남자 vs 한낱 축생을 저울질 하면 이렇게 되는 것 아니겠느냐'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네요 크크. 전반적으로 장편에서 기승전결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은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호흡(내지는 쪼...)이 다시 불거진 점이 아쉬웠는데, 결국은 이 모든 문제가 거기서 비롯된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조금 더 가지치기를 하고 힘 줘야 할 부분에 힘을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달까요. 일본에 잦은 지진이라는 자연재해를 이렇게 대중적인 판타지로 해석한 걸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고 중간중간 미미즈가 나타나는 위치를 현실의 문제와도 맞닿아있는 폐교, 폐허가 된 유원지 등으로 설정해 놓은 부분에서는 그 탁월함에 감탄이 나오기까지 했는데 조금만 더 디벨롭했으면 '넥스트 지브리'라 칭할만한 작품이 나올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더 큰 영화였습니다.
23/04/28 23:09
다이진은 이해하려다가 살짝 포기한 감도 있습니다 크크크 온전히 스즈메와 소타에 집중했을 때 개인적인 감상이 더 정리가 잘되는 것 같아서요.. 처음엔 신의 변덕스러움을 어떻게든 이해해보려다가 그냥 빠른 포기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다이진의 키워드는 마지막 대사("다이진은 말이야, 스즈메의 아이는 될 수 없었어. 스즈메의 손으로 원래대로 되돌려줘.")가 아닐까 싶어요. 스즈메의 아이는 될 수 없었다는 말이, 이모가 스즈메에게 "우리 애가 될래?"라고 물었던 말과 묘하게 대칭되는 느낌이어서요. 그리고 다이진의 욕망은 은근히 스즈메와 반대방향인 듯해요. (개인적인 감상에선) 별로 삶에 의지가 없는 스즈메 <-> 요석의 역할(저세상)에서 벗어나 삶을 즐기고 싶은 다이진 이모의 아이가 된 (함께 살아가기를 선택한) 스즈메 <-> 스즈메의 아이가 될 수 없었던 (헤어져야 하는) 다이진 (후반부에) 살고 싶다는 기원을 함께 올리는 스즈메 <-> 스스로 요석의 역할(저세상)으로 돌아가기를 받아들이는 다이진 뭔가 묘하게 스즈메의 거울상같은 행동인데.. 개인적으로는 저세상에 남기고 온 (그리고 이제 문을 닫아 완전히 헤어진) 스즈메의 일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석된 다이진을 호쾌하게(...) 꽂아버리는 장면은 아직도 해석을 못하고 있어요 크크크
23/04/27 09:11
스토리가 점핑하는 부분을 좀 잘 만지면 정말 좋겠다는 평가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의 거의 대부분(단편인 별의 목소리 정도만 제외될듯)에서 나오는 아쉬움이긴 하죠.
메인플롯이나 소재, 그걸 표현하는 연출력에 비해 이야기 전개의 디테일이 매번 좀 아쉬운...
23/04/27 09:17
저는 스즈메가 소타한테 그런 행동을 한 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고생이 존잘남한테 반해서 일 수도 있고, 자기 때문에 요석도 빠지고 소타가 의자가 된 거에 대한 죄책감일 수도 있구요. 다른 부분들도 그럴 수는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사나 상황들이 뜬금없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보면 영화의 밀도도 좀 아쉽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압도적인느낌에 좋았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차라리 TVA로 나왔으면 마음도 들더군요. 갠적으론 너무 아쉬우면서도 너무 좋은 영화였어요. 여기서 더 바라는 건 욕심이겠죠?
23/04/28 23:11
정말 차라리 러닝타임이 길고, 잘려나간 호흡선들이 충분히 살아있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아요. 그러면 표면적으로도 훌륭한 로맨스물로, 내부적인 희망의 메세지로도 알찬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 것 같은데요..
23/04/27 12:29
일본은 현재 포스트-대지진 세대의 창작계 약진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IMF나 코로나 수준의 전 세대가 경험한 상흔은 어떻게 이해하고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가 큰 물음인듯 합니다. 스즈메 캐릭터의 기묘한 조영은 그 부분을 생각하면 일본의 젊은 세대가 어떻게 구성되었을지 예상해볼 수 있을 것 같더군요.
23/04/27 13:57
전 애니에 주인공이 미성년인만큼 러브라인의 개연성은 크게 신경쓰지이지 않았고, 미미즈를 막는 과정에서 잔잔하게 드러나는 위로와 여기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 일상의 소중함 이런 정서가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이랑 어우러져서, 일본인이 아닌데도 굉장히 먹먹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23/04/28 23:13
사실 찬찬히 곱씹으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감정과 정서라는 게 가장 아쉬운 점이었죠:) 특히 감정이 북받치는 중간중간의 장면은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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