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는 사려 깊다 8
더운 여름 회사에서 물건을 옮기다가 땀이 뻘뻘 났다.
끈적끈적한 몸으로 집에 들어가니 얼굴에 그 찝찝함이 묻어있었나 보다.
보통은 아내가 저녁 식사를 차리고 내가 설거지하는데
이날은 자신이 설거지까지 해줄 테니 오빠는 빨리 샤워하라고 해줬다.
덕분에 몸도 마음도 깨끗해질 수 있었다.
- 아내는 귀엽다 8
안 좋은 습관이지만 아내는 핸드폰을 보다가 스르륵 잠이 드는데
그러다 보니 핸드폰을 침대 밑으로 떨어뜨려서 화들짝 놀라서 깨거나
자기에게 떨어뜨려서 울상을 지을 때가 있다.
울상을 지을 때면 좀 귀엽지만, 아내의 숙면을 위해 잠이 들면 손에서 핸드폰을 치워주는 습관이 생겼다.
- 아내는 멋지다 5
내 차를 구매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선택을 미루다가 차츰차츰 급이 오르고 가격이 비싸졌다.
선택도 한 번에 못 하고 계속 급을 올리는 게 꼴 보기 싫었을 만도 한데
아내는 정말 원하는 것을 고르라고 하며 핀잔 한 번 주지 않았다.
결국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고 아내도 잘 골랐다고 칭찬해 줬다.
- 아내는 재밌다 2
이지 두 댄스가 유행할 때 거기에 꽂혀버린 난 입에 흥얼거리면서 살았다.
하도 부르다 보니 궁금해진 아내는 자기도 보고 싶다며 이지 두 댄스를 찾아봤고 이게 뭐냐며 웃었다.
그냥 웃길 뿐이고 딱히 별생각 없던 아내였지만 내가 계속해서 불렀더니 전염되었는지,
뜬금없이 I can hear my voice~라며 노래를 부르고 말더니 자기 자신에게 좌절했다.
그러고는 나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이지 두 댄스를 불렀다고 볼멘소리하는데 재밌었다.
- 아내는 멋지다 6
토요일 출근 때문에 회사에 나와 일하면서 아내와 카톡을 했는데 아점을 먹는 중이라고 했다.
12시 반 퇴근이지만 회사에서 점심밥을 줘서 밥 먹고 집에 간다고 하니
남편 밥은 아내가 챙겨주는 거라고 그냥 집으로 오라고 했다.
자기는 먹지 않으면서도 날 챙겨주는 아내가 참 멋져 보였다.
- 아내의 선물 3
아내의 차 이름은 '만두'다.
내 차는 번호판에 달린 한글이 '머'였고 하얀 컵을 타고 모습을 상상하며 '머그'라고 이름 붙여줬다.
차를 받고 며칠이 지나 아내는 선물이라며 키링을 선물해 줬는데
스누피가 머그잔을 타고 비행하는 형상이었다.
스누피를 닮았다는 소리를 들어 스누피를 좋아하던 내게 너무 딱 맞는 선물이었다.
그걸 골라준 아내에게 고마워서 기쁨의 댄스를 선사해 줬다. 둠칫둠칫.
- 아내는 귀엽다 9
우리가 사는 곳은 매주 수요일에 분리수거 물을 배출한다.
분리수거할 물건의 양이 애매하게 많아서 내가 조금 무리하면 나만 갔다 와도 될 날이었다.
아내가 귀찮을까 봐 양손 가득 재활용품을 들고 나가려니 아내가 쪼르르 쫓아와 물건을 나눠 들었다.
아내는 이보다 적은 날에도 같이 들고 나가자고 말했고 나는 알겠다고 대답했다.
수요일에 우리는 함께 분리수거하러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