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8/03/04 01:50:24
Name Yes
Subject 송병구선수에 대한 저의 주관적인 해명.
이영호선수와 송병구선수의 GSI 결승전 이후 올라오는 여러글들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에 대해 글을 쓸까 말까, 혹시나 내 글이 다른사람에게 반발심을 사지는 않을까,
혹시 내 글이 부족하여 내 생각을 제대로 전달을 할 수는 있을까?'

이미 댓글로서 제 생각을 전하는데 있어서 실패한 경험이 있기에 두렵지만 다시 용기를 내어 써보고자 합니다.
다른사람의 생각과도 틀릴 수도 있는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 그리고
송병구선수를 좀 더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씁니다.





- 따뜻함, 그리고 가혹함

결승전이 끝난 직 후 상당히 여러가지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가장 화두가 되었던 것은 이영호선수의 빌드와 더불어 송병구선수의 대처가 아닐까 합니다.

이영호선수의 시종일관 같은 빌드.
그것은 그날 꺼내 든 빌드도 아니었으며
오영종선수와의 5전제, 김택용선수와의 5전제에서도 이미 자주 사용했던 빌드였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영종선수의 패배는 큰 논란이 되지 못하였으며
김택용선수의 패배는 김택용선수에게 위로를
송병구선수의 패배는 송병구선수에게 위로보다 훨씬 많은 질책을 남겼습니다.

3:1, 3:1, 3:2
어쩌면 그것은 경기내용을 떠나 스코어만으로 보았을 때, 그가 가장 선전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팬들은 따뜻함과 가혹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이 어떻게 표출되는가에 있어서 그것은
승리 혹은 패배와 큰 연관이 있을지도,
아니면 그 게이머가 보여주는 이미지와 연관이 있을수도 있겠죠.




- 안티캐리어빌드

사실 저는 이영호선수의 빌드를  안티캐리어빌드라거나 안티에어빌드 같은 걸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단지 이영호선수의 빠른업그레이드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의 연속으로 일구어 낸 산물이니까요.
'좀 더 배짱을 부린다.'
테란이 자원을 욕심내는 것에 지나쳐 빠른업그레이드에 까지 욕심을 부렸다고 하면 되겠죠.
그에 대한 댓가로 테란은 상대와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합니다.
일례로 결승 4경기에서 드라군5기가 본진 코앞까지 닥쳤을 때 이영호선수의 본진을 지키는 것은
단 2개의 마인 뿐이었죠. 좀 더 많은 빠르게 자원을 가져가기 위한 테란의 배짱을 앞에 두고
송병구선수는 무리한 돌파를 하지 않았습니다.
5경기에서도 빠른업그레이드에 대비한 지상군위주의 돌파보다는 안정적인 캐리어를 선택하죠.

그것은 이영호선수에게는 과감함이었고
송병구선수에게는 자신감이었습니다.

송병구선수와 연습하던 테란들이 이영호선수의 빌드를 한번도 안써주진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바로 몇일 전 까지도 이영호선수가 그 빌드로서 다른선수들을 상대했었기에...
그 때 마다 송병구 선수는 리버캐리어로서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승리하는 것이 많았겠죠.
즉, 이영호선수가 묵을 내는 데 송병구선수가 찌를 낸 것이 아니고
송병구선수역시 묵으로서 진검승부를 했으며
'그때만큼은 이영호선수의 묵이 좀 더 강했었다.'  라고 생각합니다.




- 송병구선수

3번의 준우승, 무관의 제왕, 무결점 그리고 프로토스의 총사령관.
캐리어를 통해 만들어 낸 최고의 역전극.
하지만 3번의 준우승은 팬들을 가혹하게 만들었고
그를 빛나게 했던 리버와 캐리어는 팬들에게 질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충고와 조언, 그리고 질타는 분명히 선수에게도 필요한 것일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많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캐리어 모은 송병구'
그것은 그의 자존심일지도 모릅니다.







요즘들어서는 승리에 대한 분석이나 칭찬보다
패배에 대한 비판의 비율이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선수들의 스타성이라던가 인기, 또는 경기내용들이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겠지만
선수들에 대해서 아주 조금 만 더 너그러워 졌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8/03/04 02:12
수정 아이콘
듣고보니 맞는 말씀 같습니다. 또 따뜻한 글이네요.
팬들도 송병구 선수가 더 높이 날기를 바라는 마음과 안타까움이 진하다보니
비판 위주로 흘러갔다고 봐요.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뜻이겠죠. 좋게 생각해요.

단하나 아쉬운 것은 역대 우승자들을 보면 결승전에서만큼은 기존 플레이에 뭔가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상당히 과감하고 놀라게 하는, 하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일리있는..
새로운 면모들이 있었고 그런 승부사들이 결승에서 웃어왔기에..
상대적으로 송병구 선수가 뭔가 모자른듯한 아쉬움이 들곤 합니다.
본문에는 전적으로 공감하고요. 이번에는 꼭 우승했으면 좋겠습니다.
happyend
08/03/04 02:16
수정 아이콘
음....
전 마재윤선수에게 8강 첫경기를 내준 뒤 두번째 경기를 힘겹게 역전승 한뒤의 김택용선수의 표정을 잊을 수 없네요.그야말로....절대 질 수 없다는 지독한 오기같은거....독기같은거...그 표정을 보고,마재윤선수가 김택용이란 벽을 이번에도 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결국...패배했고요)
그런걸 송병구 선수가 갖기를 바라는 것이 팬들의 마음이라 여깁니다.
지금 누구보다 송병구 선수가 가장 힘들겠죠.하지만....캐리어간 송병구의 완벽함을 되찾고 다시 무결점의 총사령관으로 돌아오리란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이영호 선수에게 패한 경기는....단 한번의 실수가 모든 장점을 다 앗아갔습니다.4경기 카트리나에서 이영호의 빈틈을 향해 날아가던 셔틀이 터진 시점....(그때 포즈사건이 벌어졌고)
그 이후,송병구 선수는 상대를 흔들 수단을 잃고,냉정함도 잃었고요.그결과 5경기에는 잔실수가 나오면서 캐리어띄워도 질 수밖에 없고...
저는 전술적 패배라고 보지는 않고,여전히 이영호 선수에게 송병구선수가 약한 프로토스가 아닐 것이며,테란전 최강의 유연한 운영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결승만 가면...전술의 유연함이 사라지며...(김캐리의 리버!절규가 생생하네요)....그런 까닭을 스스로 찾아내야 합니다.
굿이라도...응?
08/03/04 02:16
수정 아이콘
이번 결승전에 대해 가장 사심이 없는 순수 경기력에 대한 평가같은 느낌이 드네요.
안티캐리어고 뭐고 사실 없죠. 저도 저 빌드를 배틀넷에서 사용해 보았습니다만 특별히 어떤 체제에 대하여 약점이다! 라고
하는 빌드는 묻지마 다크템 빌드밖에 없더군요. 그날 송병구 선수보다 이영호 선수가 약간 더 잘했을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습니다.
송병구 선수가 이영호 선수의 대병력이 나오기 전에 하템을 확보하지 못하고 질드라와 캐리어만으로 상대 하려고 했고 결과는 패배했다 이것이 전부이죠. 뭐 하템을 준비하는 타이밍에 이영호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라는 보장이 없어서 이것도 함부로 예상하진 못하겠군요.
그날 이영호 선수의 컨디션과 경기력 등등을 생각해볼때 제 생각엔 하템이 막 힘을 쓰기 전 타이밍에 나왔을거라고 생각되더군요.
태엽시계불태
08/03/04 02:26
수정 아이콘
송병구선수 패배가 많은 질책을 받는 이유는 결승 5경기를 보면 알 수 있죠.
그건 테란전 최고의 선수가 하는 플레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제가 송병구선수 대신 앉아있었어도 시즈모드로 미리 자리잡고 있는 테란 진형을 온리드라군으로 뚫으려고 시도하지는 않았을겁니다.
드라군은 발업질럿이 조합이 안되면 아무것도 아닌 유닛인데(극초반제외) 왜 그때 공격해야했는지..
중앙에서 이영호선수가 치고 나왔을때도 조금이나마 뒤로빼면서 캐리어와 같이 싸웠어야했는데
경기를 포기하고 돌을 던진다는 생각이었는지 또 질럿+드라군으로 어마어마한 물량의 테란부대에 공격하다가 순식간에 전멸했죠
그 경기는 질책할 수 밖에 없는 졸전이었습니다.
08/03/04 03:36
수정 아이콘
그 이유는,
그가 그정도밖에 안되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팬들이 잘 알기 때문이 아닌가합니다.

삘받을때의 송병구는..
답이없죠.
My name is J
08/03/04 08:29
수정 아이콘
.......
개인적으로 마음은 아프지만 좀더 두들겨도 된다고...-;;;생각하긴 합니다.

이선수가 사람을 변태로 만드는게 좀 있는데..--;
많은분들의 표현대로 마구 까다보면 정신을 차린단 말이지요...쿨럭....
실망스런 패배이후 믿을수 없는 승리를 보여주니...이거야 원.

아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건- 정말 병구선수만큼 생각한데로 흘러가지 않는 선수가 없단겁니다. 여러의미로.


어쨌든 4강전을 기대하고 있고 결승진출을 확신하며 이번엔 우승하리라고 믿습니다 전. 으하하하-
엘리수
08/03/04 08:36
수정 아이콘
흠..gsl은 잊어버리고 4강전에 좀 더 집중해서
결승 꼭 올라갔으면 좋겠네요..
전 스타본지 오래안되서 홍진호 선수가 준우승만 하던 시절을 다 보진 못했는데;;
실력이 있는 선수가 준우승만 하는 걸 보니 열현팬이 아닌데도 안타깝더라구요.
세상속하나밖
08/03/04 09:35
수정 아이콘
안티캐리어 빌드가 아니고 대충 토스 후반 무력화 같아보이던데요..
4경기 끝나고였나? 송병구선수가 채팅으로 이런말했다던데요
"아비터는 베슬 띄우면 즐이자나"

두선수가 연습을 꾸준히 했었으니... 그리고 김택용선수가 아비터 + 물량으로 못이기는걸 보고..
분명 캐리어가 두선수가 연습했을때는 가장 좋은카드였으니 캐리어만 썻을거다 라고 생각하는중..
e-뻔한세상
08/03/04 10:09
수정 아이콘
공감가는 글이네요.
응원하는 선수가 너무 힘들어할 때 필요한 건 격려, 위로, 채찍 등입니다. 근데 거의 모든 분들이 채찍만 들고 계신 것 같네요. ^^;;
제가 병구 선수였다면 오기 싫을 듯.
송병구 선수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힘 내세요!!
Judas Pain
08/03/04 11:21
수정 아이콘
GSL은 흘러간 것이고 일단 박찬수 선수 꺽고 OSL 결승에서 이영호 선수와 붙는걸 보고 싶습니다.

택뱅의 다전제 연패가 토스빠들에게 조급함과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나 봅니다. 저도 그렇고요.



일단은 박찬수 선수입니다. 화끈하게 제압하고 갑시다.
08/03/04 18:08
수정 아이콘
나쁘지 않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로운별
08/03/06 00:32
수정 아이콘
전 5경기 그 드래군으로 소위 말하는 꼬라박았을때
완전 대박으로 싸먹을수도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리버, 드래군도 굉장히 많았고 언덕지형까지...
근데 싸우는 기세가... 우물쭈물하다가 다녹아버린 느낌이었죠

게임을하다보면 정말 싸울때 기세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그때 송병구선수가 2% 부족했던게
아닌가싶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4229 07시즌. 마지막 3경기. 그리고 현재 성적들. [7] Leeka5626 08/03/07 5626 2
34228 Warcraft Stats 베타를 공개합니다. [11] 프렐루드3813 08/03/07 3813 0
34227 제가 생각하는 프로게이머 역대 포스전성기 정리 (2008.03.07 업데이트) [13] 이영수`7357 08/03/06 7357 6
34225 다음 프로리그부터는 삼성칸을 못 볼 수도 있겠군요. [26] opSCV8333 08/03/06 8333 0
34224 박카스 스타리그 4강 박찬수 vs 송병구 [15] Akira5241 08/03/06 5241 0
34223 파해법? 빌드와 전략은 가위바위보 싸움이다. [20] 몽정가4533 08/03/06 4533 2
34222 CJ 엔투스 장육선수 은퇴+이지훈선수 KTF수석코치로 돌아오다 [23] 보름달8106 08/03/06 8106 0
34220 한빛 김준영 선수 CJ로 이적! [90] 이쥴레이12024 08/03/06 12024 1
34219 결과를 알고봐도 재밌는... 저만 이런가요? [14] 러커볶음4840 08/03/06 4840 0
34218 여러분의 영광의 순간은? [31] 하이4463 08/03/06 4463 0
34217 삼황 오제 사천왕 설정집2 [4] 설탕가루인형4349 08/03/05 4349 2
34216 박카스 스타리그 4강 제B조 경기 여러분은 어떻게 예상하고 계신가요? [38] 하성훈5575 08/03/05 5575 0
34215 [L.O.T.의 쉬어가기] 난 진짜 e-Sports를 원한다!!! [6] Love.of.Tears.6252 08/03/05 6252 11
34214 좋아하는 선수의 경기를 보는것 만으로도 좋다는걸 알았습니다. [47] MidasFan4523 08/03/05 4523 0
34212 우승자에게 맵 이름을 하나 선사하는 건 어떤가요? [22] 점쟁이6846 08/03/05 6846 5
34211 나만의 관전 포인트 [11] happyend4495 08/03/05 4495 0
34210 이영호의 빠른 아머리와 토스의 대응법 [43] 김연우13489 08/03/04 13489 8
34209 선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보호장치가 시급합니다. [23] 중년의 럴커60717 08/03/04 60717 1
34208 안티캐리어 빌드에 대항한 프로토스의 대응책 - 마인드 컨트롤이 답이다! [91] Sly9610 08/03/04 9610 1
34206 송병구선수에 대한 저의 주관적인 해명. [12] Yes5486 08/03/04 5486 3
34205 박성준/서지훈 선수. [8] 서성수4971 08/03/04 4971 0
34204 축제를 선택한 OSL 투기장을 포기한 MSL [54] Judas Pain11266 08/03/04 11266 23
34203 차기본좌후보5명 (김택용) [57] 마에스트로 박5803 08/03/03 580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