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제대회에서 좀 여러가지 의미로 이름을 깊게 새긴 제로스.
MSI 때는 퐁부 소속이었고 현재는 GAM E스포츠 소속인데 GAM의 코치인 Tinikun가 트위터에 영상을 몇개 올렸습니다.
옷이나 옆에 사람 다른거 봐서는 각각 다른 날인데 내용은 전부 만다린. 그러니까 중국어 배우는 영상입니다.
코치도 직접적으로 "제로스가 LPL에서 뛸 기회를 찾기 위해 매일 열심히 만다린을 공부하고 있다." 면서 소속팀인 GAM 쪽에서도 적극적으로 제로스의 PR에 도움을 주려는 것 같습니다.
LPL에 진출한 베트남 선수로는 같은 팀의 정글러인 '리바이' 가 원래 상당히 유명하고 진출도 빨리 했는데, 별로 좋은 활약을 못하고 돌아왔는데 LPL이 정글러에 비해 탑 쪽은 늘 부족하고 특히 메카닉 좋은 젊은 탑솔러는 저쪽에선 귀하니 담금질은 필요할것 같지만 리바이보다는 좀 더 나을것 같기도 하네요.
다만 오히려 중국인 탑솔 유망주들과의 경쟁보다도 용병 쿼터 소모하면서 '한국 용병' 과 경쟁해야 하는게 제일 큰 문제일 수 있지만..
한국 같은 경우는 LPL 진출이 스타 선수들이 대접 받고 가는 느낌이라고 하면 베트남 선수는 EPL 도전마냥 상위리그에 보장 받는것 없이 도전하는 입장이니 쉬운게 아닌데, 그래도 선수들이 LPL 진출을 노릴 만한 것이, 마치 해축에서 박지성처럼 좋은 선례를 보여준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지난 시즌 LNG 팀에서 뛴 정글러 SofM 입니다.
한국에서는 '베트남 정글러' 하면 아무래도 국제대회에서 얼굴 자주 비친 리바이 쪽이 유명할것 같은데, 단기간의 모습 말고 장기간에 보여준 클래스로 따지면 이 선수가 월등하게 좋은 선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 선수가 LPL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인이 아니면서도 외국인 쿼터를 차지하며 뛴 선수로 아는데, 심지어 시즌마다 다르긴 하지만 리그에서도 상위권 정글러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을 캐리하기도 했습니다.
당장 올해 서머에서도 플랑드레 - SofM - 플렉스(펜펜)으로 구성된 상체를 바탕으로 LNG가 시즌 중반까지는 깜짝 상위권 경쟁을 하기도 했었구요. 올시즌을 끝으로 팀을 나가게 되었는데 무슨 선택을 할진 모르지만, 마침 기존 팀원들과 헤어지면서 그 이야기를 자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더군요. 덤으로 올려봅니다.
원문은 베트남어라 절대 못 알아먹는데 웨이보에 중국어 번역이 올라왔는데, SofM 선수도 성격이 꽤나 순수하고 착해보이더군요. 베트남글을 중국글로 옮기고 그걸 어설프게 다시 한국어로 바꿔 바꿔서 좀 어조가 이상할 수 있습니다.
"다들 서로 형제애를 유지하고 그러는 모습을 보니 아직도 잠이 안와.
나는 운이 좋았어. LPL에 오자마자 마침 좋은 형제들을 만났거든. 여기서 3년을 지내는 동안 아직 우승컵을 들어보진 못했지만,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많이 얻어서 아쉽진 않아.
플랑드레도 그렇지. 내가 처음 팀에 왔을때부터 그는 깊은 인상을 줬어. 그하고 나는 Snake 시절부터 LNG로 팀이 바뀔 때까지 오랫동안 좋은 파트너로 지냈었지. 나는 플랑드레와 Guoguo(이전 미드선수) 덕분에 언어를 많이 배웠어. 플랑드레의 왼쪽은 언제나 나였고, 나의 오른쪽은 언제나 플랑드레였어.
펜펜Fenfen(미드)이 팀에 합류한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워낙에 성격이 좋아서 나에게 일부러 가까이 다가왔어. 오늘 펜펜이 나를 보고는,
"형제, 작별의 포옹을 하자." 그렇게 말을 마치고 나를 꼭 껴안았어. 펜펜은 나의 룸메이트인데, 그는 매일 나를 아침마다 일으키고 밥 먹으라고 말해줬지. 밥이 지금 어딨는지, 어디로 가야 되는지 등등..
라이트(원딜 백업 유망주)도 너무 좋은 사람이지. 2군에 있을때도 우리(1군) 경기를 자주 보고 응원을 해줬어.
내 옆에서는 마에스트로Maestro(서포터)가 어깨를 잡더니 다른곳에 가서도 쭉 연락을 주겠다고 했어.
다른 사람들이나 아수라(주전 원딜)하고도 약간 말을 나눴어.
여러모로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고, 그렇기 때문에 국적이나 나이, 언어 차이 같은게 문제가 아니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에게 서로 형이나 동생 같아.
세상에 끝나서 헤어지지 않는 잔치는 없지. 하지만 다들 서로 만나는 것은 어렵다는걸 기억해. 동료가 되어서 함께 경기하는 것은 더 어렵고. 그러니 서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존중해주자.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고, 같이 밥 먹고 노래할수도 있고, 그리고 가장 좋은건 내년에 함께 세계대회 등에서 만나 시합을 하는거지.
비록 이제 같이 경기를 하지만 않지만, 모두 힘내서 자기들 꿈을 이뤄. 너희 모두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