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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5/12/20 14:22:23 |
Name |
SEIJI |
Subject |
[연재] OLD BOY (올드보이) #1 |
* 다음에 나오는 이름, 단체명등은 실제 인물, 단체와 관련이 없을수도 있음을 밝혀
드립니다.
2005년 11월 5일 pm 9:30
"아 레이스, 커세어에게 녹습니다! 녹아요!!"
"이대로 가면 이대로 가면...!!!"
"쥐쥐!! 임요환 쥐쥐!!!!"
"오영종 선수 우승!! 새로운 로열로드의 주인공 오영종 선수!!! 우승입니다!!"
장내에 해설자들의 우뢰와같은 함성소리가 메아리치며 경기를 보던 관중들이 저마다
환호성을 치며 앞으로 달려나왔을때 그런 시끌벅적한 분위기와는 달리 어두운 하늘
엔 검은 먹구름이 잔뜩 끼였다.
떠뜰썩한 마치 축제와 같은 시상식이 막을 내리고 마치 그 축제에서 자신 혼자만
초대받지 못한 사람처럼 터덜터덜 짐을 챙겨 길을 떠나는 임요환의 머리에 잔비들이
떨어져 흘러 내렸다.
'후....'
머리카락을 타고내린 물줄기가 눈을 타고 흘러 턱선에서 잠시 작은 물방울을 만들고
떨어질때 요환의 입에서 자그마한 탄식이 터져나왔다.
2005년 11월 6일 pm 1:30
"괜찮니, 요환아?"
"음.. 예..에에... 아.... 괘..괜찮습니다. 가..감독님.."
주훈은 자신의 몸에 시체마냥 축늘어진 요환의 몸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잔비에 몸이 축축해진 요환을 부축해서 데리고 가는 일은 주훈에겐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뭘 그리 술을 마셨길래..쯔쯔.."
"아..괘..괜찮습니다. 저.. 딱..딱 한잔만 했어요.. 헤헤.."
비는 어느덧 잔비가 뭉치고 뭉쳐 주절주절 굵은 빗방울이 쏫아져 내리고 있었다.
하늘은 온통 별하나 바라볼수 없을 만큼 먹구름에 가려져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주훈은 요환을 부축하여 벤으로 옮기던중 공중전화박스를 발견하고 공중전화박스로
들어갔다.
뚜두...뚜두.. 탈칵
"그래. 용욱이냐 아 나 주훈이다. 그래.. 응.. 요환이는 무사하고.. 이제 곧 들어갈
테니까.. 그래 별일없지? 그래.. 아.."
주훈의 수화기를 가로챈 요환은 베베꼬인 혀로 연신 말을 늘어놓는다.
"어..어..그래..헤헤.. 이놈들아.. 형님이.. 형님이.. 오늘 한잔 했다.. 딸꾹. 내가
준우승 상금으로 선물 사가니까 기대하고들 있어.. 흐흐.. 그래 용욱이에게는 보성
녹차선물세트 사줄께. 연성이는 모형버스 사주고 우리 태..태민이는 열심히 가지고
놀라고 마..마우스 사주고.. 학승이는 양복한벌 사주고.. 그리고 상욱이는 킹덤언더
파이어.. 어렵게 구한거야.. 헤헤.. 그리고 우리 성제는..."
"그래 주훈이다. 곧 들어갈께.. 집 잘 치어놓고.."
주훈은 요환의 손에서 수화기를 빼들었다. 요환은 그새 다리가 풀려 아래에 힘없이
쓰러졌다. 수화기를 건낸 주훈이 다시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래 서형석 코치좀 바꿔줘. 서코치. 나 주훈인데 다음주 프로리그 일정 잘 준비하
고 있지? 아 그래.. 그때 말했던 엔트리대로 하고.. 오늘 가서 좀더 깊게 논의해 보
자고. 아 요환이 옆에 있지. 곧 데리고 갈께. 그래 요환아. 어..? 요환아. 요환아!"
공중전화박스 밖으로 빗발은 세차게 쏟아지는데 그 빗발을 대신 맞고 있던건 덩그러
니 바닥에 놓여진 우산 하나였다. 주훈이 전화박스 문을 열고 요환의 이름을 세차게
부르며 밖으로 나와봤으나 임요환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요환아!!! 요환아!!! 요환아 장난치지 말고 나와!! 임요환!!"
"임요환!!! 임요환!!!"
"아이 C8!! 대체 내가 왜 여기에 갇혔는지 말은 해주고 가둬야 할거아냐!! 나 누군
지 몰라!! 테란의 황제 임요...웁.."
흉물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철문, 그 철문에 달린 자그마한 문으로 음식이 들어가자 덥수룩
한 한 사람의 머리가 음식을 밀어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연신 고래고
래 소리를 질러대자 거친 발길질이 그의 입을 사정없이 막아버렸다.
"야이 C8!! 제발 그러지마!! 너 스타도 안봐? 온게임넷 안보냐고!! 나 요환이라고!!
너 내가 여기서 나가면 죽인다!! 아!! 아!! 미안해! 잘못했어 그러니까 제발 봐줘
이 C8! 알바같은 새퀴야!!"
요환이 사정없이 날아오는 발길질에 내동댕이쳐졌을때 자그마한 문으로 아까 소동
으로 땅에 떨어진 음식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철컥 소리를 내며 닫혀버리는 작은
구멍... 요환은 멍한 상태로 방으로 들어온 음식들을 쳐다 볼 뿐이었다.
치즈버거, 치즈피자...
"이런 죽일놈들아!! 어떻게 맨날 치즈만 먹냐!! 이런 죽일놈들.. 흑..흑흑..."
요환은 땅에 고개를 묻고 오열하고 있었다.
'만약 그때 내가 10년동안 갇혀있어야 한다라고 누가 말해줬다면 좀더 지내기 수월
했을까...'
허름한 방안, 방 구석에는 낡아빠진 침대하나가 놓여있었고 옆에는 문짝도 없는
화장실이 있었다. 그리고 벽은 울긋불긋 천연색의 촌스러운 벽지로 덮여 있었으며
벽에 걸여있는 적절한 한 사진이 액자가 요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웃어라. 온 세상이 합성 할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욕먹을 것이다.
액자옆에는 모서리마다 녹이슬어있는 자그마한 냉장고가 있고 그옆에 책상위엔 역시
녹이 슬대로 슬어 작동이나 될까 의심스러운 컴퓨터와 마우스 키보드등이 있었다.
요환은 떨리는 손으로 컴퓨터의 부팅 스위치를 눌렀다.
경쾌한 시작음과 함께 컴퓨터의 화면이 켜지고 곧 윈도우 배경화면이 모니터 화면을
가득 메웠다. 넓은 모니터 화면안에 휑그러니 익스플로러 아이콘과 스타크래프트
아이콘만이 남아 있었다.
임요환은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부여잡고 윈도우 익스플로러를 더블클릭했다.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며 땀으로 범벅된 마우스를 잡으며 떨리는 두 시선으
로 모니터를 주시하려는 찰나, 모니터에 야후화면이 뜨기 시작했다.
'이!! 인터넷이 된다!! 인터넷이!!!'
요환은 입밖으로 터져나오는 함성을 부여잡고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켜가며 모니터를
계속 응시했다. 그리고 긴장으로 떨리는 두손을 키보드에 대고 키보드 글쇄를 조심
스레 눌렀다.
"뭐..뭐야!! 타자가... 타자가 안쳐지잖아!!"
특수 제작한 컴퓨터 프로그램이었을까? 임요환이 연신 온힘을 다해 눌러대는 키보드
의 글쇄들은 익스플로러창안에선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다. 이래서는 누구에도 나의
처지를 알릴수 없다.. 이래서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수 없다.
임요환은 절박한 심정으로 마우스를 이용 글씨를 복사 붙여넣기를 하려고 했으나,
이역시도 누군가에 의해 막혀져 있었다. 인터넷 상에서 되는거라고는 오로지 마우스
왼쪽 클릭뿐, 그 어떤 방법으로도 인터넷상에서 자신의 생각과 의사를 남에게 전달
할수 없었다. 마치 사람들은 앞에 있으되 자신의 입은 단단한 재갈에 틀어막히고
자신의 손발은 굵은 밧줄에 묶여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임요환은 자신도 모르
게 엄습해오는 이 답답한 공포에서 벗어나기위해 키보드를 세차게 두들겨대며 고함
을 질렀다.
"누구야!!! 날 내보내줘!! 이 18놈들아!! 이런!! 18!!!"
"yes sir~~"
"빰빠라바밤 빰빠라바밤~~~"
"으아아아악!!"
흐리멍텅한 두 눈사이로 천연색의 강렬한 빛이 수를 놓고 유닛들의 비명소리가 연신고막을 자극 하고 있었지만 이미 그러한 자극에 몸은 반응하지 않았다. 어느덧 화면
속의 강렬한 빛이 자신이 되고 사운드 하나하나가 자신의 몸과 동화되어 있었다.
그렇게 화면에 취해 게임을 하던 임요환은 순간 마우스를 잡은 자신의 오른손에 무
언가 꿈틀거리는듯한 느낌을 받고 고개를 돌렸다.
"꾸엑~ 꾸에엑~~~"
주름이 가득잡힌 징글징글한 갈색피부에 흉물스런 혀를 날름거리며 임요환의 손목을
지나 팔뚝을 기어올라오는... 그 기괴한 몰골의 생명체들에 임요환은 온몸이 경직
되고 말았다.
"어...어..어..... 파..파뱃...빨리...파이어뱃 뽀..뽑아야..."
어느새 팔뚝을 지나 가슴안팍을 넘어 임요환의 날카로운 턱선으로 기어올라온 저글
링 떼들이 삽시간에 임요환의 얼굴을 뒤덮고 임요환은 숨이넘어갈듯한 괴로운 한마
디 비명을 지르며 뒤로 쓰러졌다.
'만약 당신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 납치되어 감금되었다면 그 감금된
장소에 컴퓨터 한대만 있다면 나는 당신에게 피지알과 친해지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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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알은 시계이며 달력이고.....'
[펌] 타임머신이 불가능한 이유
제 목: 시간 여행자의 허무한 종말 (1)
1935년 4월 1일,물리학자이자 고생물학자인 올리버 크로버 교수는 타임머신을
발명했다. 디자인에 신경쓸 여유가 없었으므로 타임머신은 진공관이 가득찬
금고모양을 하고 있었다.
크로버 교수는 쥬라기로 도착지점을 설정한 뒤,타임머신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15분만 지나면 그는 드디어 공룡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무릎을 팔로 감싸고
앉아서 도착벨이 울리기를 기다렸다. 벨이 울렸다. 그는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러나 그를 맞아준 것은 중생대의 습기찬 기후가 아니었다.
지구와 태양은 가만히 정지해 있는 존재가 아니다. 쥬라기의 태양계는 저 멀리에
있었다. 크로버 교수는 간신히 상황을 알아차렸지만 이미 그의 피가 끓기 시작했다.
re:
현대 물리학에서 시간여행은 "불가능" 합니다. 시간여행이란 걸 제대로 학문적으로 생각한 것이 아인슈타인 할아버님의 상대성이론 이후 부터인데요. 상대성이론에서 시간과 공간이 독립적인 게 아닌, 서로 연성(coupled)된 것이라고 하는 바람에, 공간상의 운동을 시간상의 운동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제시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이전까지 상상속으로만 존재해 오던 시간여행을 물리학자들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죠. 즉, 빛보다 빨리 이동하면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상대성이론으로부터 도출 된, 시간여행입니다.
그러나,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정지 질량이 0보다 큰) 물질은 빛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물론 빛의 속도로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m`=m*1/sqrt(1-(v/c)^2) (where, m`:질량, m: 정지 질량, v:물체의 속도, c: 빛의 속도. 식이 정확한건지는 기억안남) 라서 v가 c에 가까워지면 질량이 무한대가 되어 더이상 가속시킬 수가 없죠. 즉, 아인슈타인 할아버지는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엶과 동시에 닫아버리셨죠.
'학교이며...'
[펌]정말 재미있는 플레쉬 게임 목검왕3
링크~
정말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보장은 못합니다(-_-;)
'놀이터이자...'
예수만나고 싶은 분들 보세요.
저도 해보니깐 되던데.. 예수 얼굴을 떠나서.. 정말 신기하군요..
그림은 예수얼굴과 별로 닮지 않았는데.. 눈을 감고 보면..예수얼굴이...
파포 펌입니다
밑에 사진은 어딜까요??
'교회이며...'
정모 후기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자신도 믿기지 않습니다. PGR21에 글쓰기 권한이 생긴 후 첫 글을 정모 후기로 쓰다니...^^;;
시내에 일이 있어서 정모에 참가한 시간은 2시 40분 정모였습니다. 자스민님이 반갑게 맞아주시고 처음으로 메가 웹 스테이션에 갔습니다.
생각보다 작고, 생각보다 화끈했습니다. 평소에 집에서 티비로만 보가다 실제로 같이 응원도 하고 탄성도 질러보면서 '게임이 게임이 아닌 e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정말 대단했습니다.
'친구이자...'
[19금] 여러분을 위한 AV 모델 전라 사진
'애인이다...'
"헉...헉....헉헉헉.... 엇"
'딸깍...'
순간 잘못 마우스 클릭을 했던 임요환, 다시 그 페이지로 돌아가려고 하나 이미 그
페이지는 사라진지 오래다.
'PGR 운영자는 너무 엄하다....'
임요환은 방구석에서 뿌연 먼지를 가득 먹은 노트 한권을 꺼냈다. 그리고 펜을
하나 집어 노트에 필기를 했다.
'이것은 내 악행의 자서전이다. 지금까지 26년간의 삶... 짧지도 길지도 않은
세월... 그 동안 있었던 내 악행의 기억들을 여기에 기록하리라...'
어느덧 노트 한권을 가득 채워 다른 노트로 펜을 옮긴 임요환. 자신도 생각치
않게 그동안의 자신의 업보가 이리도 많았던 것에 놀라며 또한편 탄식했다.
'....너무 많았다.'
임요환은 쾨쾨하게 바랜 벽지를 바라다보며 연신 마우스질을 해댔다. 머릿속으로
하는 상상훈련, 이마에 맺힌 땀이 흘러내리는 것도 잊은 채 임요환은 생각에 몰두
했다.
'대체 날 누가 가둔것일까? 삼연속 벙커링을 당한 홍진호? 얼라이마인을 당했던
베르트랑? 내가 결승에서 3:0으로 발랐던 장진남? 파라독스에서 내게 대역전패를
당해 지금까지 이름이 오르내리는 도진광? 어쨌든 나가기만 해봐라. 여기에서 나가
는 즉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야금야금 씹어주리라. 그래서 이세상 어디에서도
심지어 배틀넷 유럽서버에서도 그 이름조차 찾지 못하도록 해주리라. 기다려라.
조금만 기다려라...'
그날부터 요환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매일 하루도 거르지않고 컴퓨터 앞에 앉아
스타크래프트를 하는것은 둘째치고 그는 침대를 옆으로 옮기고 침대 구석에 있는
벽을 숟가락으로 파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무모한 시도였을지 몰라도 시간이 싸
이고 싸일수록 벽의 구멍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벽의 모래가 그 흘러간
무수한 시간만큼이나 싸여나갈수록 벽의 구멍은 그 시간의 흘러감에 비례해 점점
넓어지고 커져갔다.
"아이옵스배 이윤열~~~~ 뚜루루루루 루루루루루 루루루루루루 루루루루루~~"
항상 같은 시간만 되면 울려퍼지는 음악소리, 그 음악소리에 맞춰 어디선가 뿌연
연기가 가득 뿜어져 나오고 임요환은 마치 잘 훈련된 파플로프의 개 마냥 그대로
엎어져 잠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깊은 잠에 빠진뒤 다시 일어나보면 어느덧
그의 머리는 누군가에 의해 이발되어 있었다. 멍한 표정으로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훔치던 임요환은 벽에 붙어있는 거울을 쾡한 눈으로 바라다 봤다.
그날 요환은 자기전 쪽지를 남기고 잠이 들었다.
'C8!! 내가 레고냐?? 미용사 바꿔!! C8라마들아!!!'
시간은 그렇게 아무일도 없는듯 잘도 흘러갔다. 흘러가는 시간동안 세상은 갇혀있는
임요환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잘만 흘러갔다. 3년, 4년, 7년.... 10년, 임요환의 잃
어버린 10년동안 세상은 그저 묵묵히 여러 사건을 토해내며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
어느 건물 외벽에서 정체불명의 손 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10년전 그날처럼 비가
폭우처럼 쏟아지는 음산한 밤, 손은 마치 목이 마른듯 쏟아지는 폭우를 훔쳐 흠뻑
젖기위해 애쓰는듯 했다.
요환은 흠뻑 젖은 손을 미친듯이 핥기 시작했다. 그렇게라도 바깥의 채취를 느껴보
고 싶었던 것일까? 거의 10년만에 느껴보는 그 채취는 요환에게는 무엇보다도 강한
자극이며 쳥량제였다.
'그래.. 내일이다. 하루만 지나면 난 나간다... 난 나간다..... 근데 기껏 벽을
뚫었는데 여기가 219층이면 어떡하지? 그래도 난 나간다... 죽어도 나간다... 내일
이면 나간다.. 나간다.. 나간다... 나간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감미로운 음악소리... 요환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그대로 골아
떨어졌다. 비몽사몽한 가운데 요환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자 요환씨, 당신은 지금 푸르른 잔디로 무성한 잔디밭 한가운데 누워있습니다.
옆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봄바람은 당신을 한없이 즐겁고 기분좋게 합니다. 이제
제가 셋을 세고 딱 소리를 내면 당신은 꿈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자.. 하나.... 둘
.... 셋......."
"딱!"
"어어억..... "
그야말로 삽시간에 맹렬한 빛의 찬란한 공격을 받은 요환은 정신을 차릴수 없었다.
10년전 그날 이후로 처음으로 느껴보는 강렬한 햇빛의 내리쬐임, 누구에게나 당연하
고 일상적인 햇빛이건만 요환에게는 마치 그 빛이 강렬한 맹수마냥 자신을 들볶아
대는것을 견딜수가 없었다. 떠지지 않는 눈을 애써 손으로 부여잡고 신음소리를
내며 요환은 일어섰다.
몇분이 지난후, 간신히 단절되어 있던 세상과 연결된 마치 끊어진 혈관이 다시 연결
되어 힘찬 혈액이 흘러넘치듯 요환은 찡그린 눈으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대형 택배박스안에서 기어나와 주위를 살피던 요환은 앞에 누군가가 자신을 보며
손사레를 치는것을 볼수 있었다. 이곳은 어느 빌딩의 옥상 옥상 구석에 버려져있는
택배 박스에서 나와 요환은 자신에게 손을 휘젖는 그 사내에게 걸어갔다.
"가...가 까이 오지마... 나...이대로 떨..떨어져 버릴거야."
사내의 울부짖음을 무시한채 요환은 뚜벅뚜벅 그에게로 걸어갔다. 그리고 두 손을
앞으로 뻗어 10년만에 느껴보는 사람의 피부며 표피며 채취를 마음껏 더듬고 느끼기
시작했다.
"이...이 것이... 사..사람인가..."
"다..당신 누구요?..."
"이게.. 지..진짜 사람인가.."
"시바 또.. 무시당했어.."
"아 그런일이 있으셨군요."
사내는 요환을 보며 고개를 끄덕거리며 혀를 찼다. 요환은 그동안 자신이 겪은 믿기
지 않은 이야기를 마음껏 터놓을 수 있어 묶은 체증이 좌악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자 이제 그럼 제 얘기를 할 차롄가요? 전 10여년간 프로게이머 생활을 했는데 10년
이 지난후 문득 깨닫아보니 아무도 제 존재를 모르고 있었어요. 철저히 무관심하다
이겁니다. 어디서도 제 이름을 들어본적이 없어요. 카트게이머니 백작이니 이상한
소리만 나돌고... 아무리 개성없는 플레이어라도 관심을 받을 권리는 있는거 아닌가
요? 한번은 이런적도 있었어요..."
"일 없다."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요환은 매정하게 일어서며 뚜벅뚜벅 문을 향해 걸어갔다. 뒤에서 들려오는 그 사내
의 계속되는 울부짖음은 뒤로 한채...
건물밖으로 나온 임요환, 하늘끝까지 솟아오른 빌딩숲과 그 사이를 활기차게 걸어다
니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보며 임요환은 그 사이 어색하게 머물러 섰다.
그리고 요환의 입가에 이세상의 모든 더럽고 추한것들을 아우르는 듯한 미소가 한아
름 들어왔다.
'기다려라. 내가 받은 만큼 아니 그 몇배 몇십배로 돌려주리라.'
p.s 1 사실은 PGR공모에 내놓으려고 생각했던 작품이었습니다만 딱 기말고사때와 겹친
PGR공모기간 등으로 PGR팬픽공모가 끝난 지금에서야 내놓게 되었습니다. 모든 구성,
이야기, 반전등은 이미 예전에 완성되어 있으나 글로 그것을 형상화 해내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군요.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12-2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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