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어 게임, 도박묵시록 카이지 표절 논란으로 부터 시작해 여러 논란과 화제를 몰고온 더 지니어스 : 게임의 법칙이 홍진호씨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저는 매주 이 방송을 보면서 단지 '게임쇼'라고만 생각했기 보다는 우리가 살아가는 '경쟁사회'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삶 또한 하나의 게임이고 생각했는데요. 이부분에 있어서, 많은 분들이 제작진에게 비판을 가했지만, 오히려 제작진에서 연합을 강제한 것도 '경쟁 사회'를 좀 더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가 아닐지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연합을 고정시킨 것이 아니라 '데스매치' 진출자를 정하는 과정을 통해 연합을 와해시키거나, '좀비게임', '도둑잡기' 같은 게임을 통해서는 새로운 연합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데스매치를 통해 개인의 능력으로 살아남을지 여부를 시험한 것 같습니다.

너무 빨리 자신의 이빨을 드러내 표적이 된 이준석씨
순간의 승리를 위해 연합을 배신한 김민서씨
연합만이 능사가 아님을 보여준 차민수씨
최정문씨와의 끈끈한 연합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끌려만다닌 최창엽씨
한 사람만(최창엽)을 믿고 더 이상 연맹을 늘려가지 못했던 최정문씨
사람을 믿지 못하고, '독단적 리더십' 보여준 김구라씨
나름대로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지만, 오히려 스스로 혼란에 휩싸인 김풍씨
강력한 인맥으로 살아남았지만, 자신의 능력으로는 살아남지 못한 차유람씨
특별한 연맹없이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지만, 결국 천재성을 드러내지 못한 박은지씨
가장 많은 가넷을 통해 가장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곧바로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던 성규씨
10회까지 탈락 위기에 오르지 못했지만, 데스매치에 오르자마자 개인적인 능력의 한계로 탈락한 이상민씨
강력한 정치성으로 결국 결승까지 올랐지만, 완벽한 기회(두개 동시 찬스 쓰기를 두번했다면 필승할 수 있었음)를 활용하지 못했던 김경란씨

각자 이유는 서로 달랐지만, 저마다의 탈락 이유가 있었고, 이 부분은 실제 우리 삶에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홍진호씨가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일단 바로 현 홀덤 플레이어로서의 관찰력과 집중력이 있었고, 심리전에 강하고, 전직 프로게이머로서의 승부사적 능력과 동시에 자만하지 않았고,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준 것이 컸습니다. 홍진호씨의 위기의 시작은 6회 도둑잡기였습니다. 작은 마을이 분열하며 결국 탈락후보에 올랐는데요. 이 때 홍진호씨는 패배 직전까지 몰리지만, '2'의 가호를 받으며, 동시에 카드를 일일히 외우며 결국 승리하게 되었는데요. 7회 '오픈 패스' 때도 김풍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배척받지만 가넷 마크의 위아래를 구별해내는 명장면을 연출하며 승리했으며, 11회 '5:5'에서는 10분간의 시간동안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생각을 뒤집는 방법으로 승리하기도 하였습니다. 3연속 데스매치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그 때마다 위기를 기회로 삼으며 살아남았습니다. 동시에, 시청자들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홍진호씨가 거의 유일하게 드러내줌으로서 재미를 배가시키며 이스포츠 팬이 아니었던 분들의 성원도 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홍진호씨가 우승을 거둘수 있었던 근본적인 원인에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1회 때의 이준석씨에 대한 배신이나 수식경매 때 성규씨에 대한 자잘한 배신을 제외하고는 크게 배신하지 않았고, 내 사람 만큼은 지켜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이 결승전 '결! 합!'에서의 게임 아이템의 불리함, 게임 실력의 불리함을 이겨낸 것 같습니다. 유머 게시판에서 언급하셨듯 결승 진출자인 김경란씨를 포함해 김구라씨나 이상민씨, 박은지씨를 제외하고는 크게 대립각을 세우지 않았고 특히, 박은지씨와의 데스매치 때의 '김풍과 차유람의 몫까지 복수해주겠다.'는 말은 개인적으로 크게 감동이었습니다. 홍진호씨도 이 점을 인식하셨는지, 마지막 인터뷰에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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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지니어스에서 안 속이고, 믿음을 주다 보면 결국 그 사람이 나한테 언젠가 한 번쯤 마음을 열어주지 않겠나. 이런 생각으로 계속해왔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저런 든든한 아군이 생긴 게 아닐까. 내가 했던 길들이 절대 틀린 게 아니다! 이런 보답을 받은 것 같아서, 굉장히 고맙기도 하고 저 자신에게 자랑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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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지니어스는 본격적인 프로그램 시작 전에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지니어스 게임은 당신에게 몇 가지 갈등을 안겨줄 것입니다
과정과 결과, 집단과 개인, 아름다운 패배와 추악한 승리


홍진호씨는 과정의 충실함을 통해 승리라는 결과를 낳았고, 집단과 개인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결국 아름다운 승리를 거두게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PS.
더 지니어스 PD님께서 다음 더 지니어스의 부제를 '룰 브레이커'로 명명하셨더라고요. 게임의 법칙을 활용했던 시즌1과 달리 말그대로 법칙을 깨트리는 게임이 많이 등장할 것 같아서 기대가 큽니다. 빨리 11월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