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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13 23:56:15
Name aura
Subject [일반] <단편> 디링디링-17 (끝 The End)
항상 읽어주시고, 잊지않고 계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전편을 안보신 분들은 전편을 꼭 봐주세요. 이어지는 시리즈입니다.

1부: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page=1&sn1=on&divpage=8&sn=on&ss=off&sc=off&keyword=aura&no=42422
2부: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32
3부: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36
4부: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50
5부: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53
6부: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65
7부: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no=42469&divpage=8&ss=on&sc=on&keyword=디링디링
8부: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no=44706
9부: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no=44723&divpage=8&sn=on&ss=on&sc=on&keyword=aura
10부 :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no=44803
11부 :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no=44823&sn1=on&divpage=8&sn=on&keyword=aura
12부 :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no=44849
13부 :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no=44866
14부: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no=44880
15부: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no=44890&sn1=on&divpage=8&sn=on&keyword=aura
16부 :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no=44951&divpage=8&ss=on&sc=on&keyword=%EB%94%94%EB%A7%81

<단편> 진눈깨비 :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page=1&sn1=on&divpage=8&sn=on&ss=off&sc=off&keyword=aura&no=42408


- - - -


##



시간은 무심하다. 야속하리만치 뚜벅뚜벅 제 갈 길을 가버려서 어느덧 일주일이 지나가버렸다.


“오오! 현아 왔어?”
“후후 간신히 지각은 면하는구만.”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승제와 영욱이와 수업을 듣는다. 평소와 똑같이 만나서 얘기하고 함께한다. 하지만,


“오늘도 연습하러 가?”
“아 그래.”


이제 영욱이는 하루 수업을 마치고 밴드 연습을 하러 간다.
영욱이와 지인이는 약속했던 대로 학교 밴드부에 들어가 됐다. 뭐랄까... 여전히 영욱이는 학교에서 붙어 다니고, 지인이와 이따금씩 마주치지만 영욱이 녀석이 연습하러 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 한 편이 허전해진다.


어쩌면 내심 겁이 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대로 영욱이 녀석과 멀어지게 되고, 지인이와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나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승제 너는?”
“아 그러니까... 나는...”


응? 이 녀석이 학교 끝나고 따로 할 일이 있을 리가 없을 텐데?


“여, 영화보러 간다!”
“누구랑? ... 너 설마?”


오, 신이시여! 설마, 설마!


“그, 그러니까. 그냥 아는 친구랑.”


하 저기요. 지금 엄청 티나. 그냥 아는 그 친구가 하진이라는 거.
당황하는 승제 녀석의 얼굴을 보니 녀석을 실컷 놀려주고 싶었지만, 나까지 녀석을 골려준다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 꾹 참는다. 승제야 힘내라.


“왜, 왜 그래?”


나는 말없이 씩 웃으며 녀석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파이팅!



##


학교에서의 하루는 확실히 빠르다. 정신없이 오전수업을 듣고 녀석들과 있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수업이 끝나 있었다.


“그럼 가라.”
“후후 그래. 내일 보자고 친구들.”


영욱이는 연습 시간이 빠듯해서인지 바쁘게 가방을 싸고 자리를 벗어난다. 쭈뼛쭈뼛 승제도 가방을 싸며 나에게 작별인사를 고한다.


“내일 봐!”


그래. 너는 지금 닥친 네 일에만 집중해라.


생각해보니 혼자서 하교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가끔씩 두 녀석들 중 한 명이, 물론 보통 영욱이 녀석이지만, 특별한 일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함께 갔으니까.


어쩐지 혼자서 학교를 벗어나는 길이 낯설고 어색해서 모르는 곳에 혼자 뚝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뭔가 묘한 기분인데.”


혼자서 캠퍼스를 걷다보니 우리 학교가 이렇게 넓었나 싶다. 에이, 기분도 꿀꿀한데 가는 길에 뭐라도 마시면서 가야겠다.


정문을 지나치고,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카페로 옮긴다. 일주일 전 지인이와 함께 커피를 마셨던 그 카페로.


“어서오세요.”


카페로 들어서자 향긋한 원두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정작 혀에서 느껴지는 것은 쓴 맛 뿐이지만.
주문을 하기 전 아메리카노 가격에 딱 맞는 동전을 찾기 위해 지갑을 뒤적거린다. 아 분명히 동전이 있을 텐데? 찾았다! 100원 짜리 동전 다섯 개를 세어보고 커피를 주문한다.


“여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카페모카 하나 부탁해요!”


꾸물대는 사이 다른 손님과 주문이 겹친다.


“먼저 시키세요.”


어차피 뭐 바쁜 것도 아니니.


“어!”


어? 이 사람이 주문 양보하는 사람 처음 보나 왜 이리 놀라? 고개를 돌려 얼굴을 쳐다본다. 응?


“엇!”
“저 기억나시죠?”


옆에는 ‘클락’에 민한광을 찾으러 갔던 날 만났던 주채은이라는 여자가 서 있다. 이런 데서 또 우연찮게 만나다니.
뭐랄까 구면이긴 하지만, 친한 사이도 아니니 친한 척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무심하게 넘어가기도 그렇다.


“네. 그때 연습실에서...”
“예. 주채은이라고 해요. 안 그래도 잘 됐네요. 한 번 더 만나고 싶었는데.”


나를? 왜?


“저를요?”


혹시 뭔가 착각한 거 아니세요?


“예! 그쪽이요. 우리 또 축제 날 서로 봤었죠. 공연하는 모습으로.”


아 참. 공연하는 날 대화는 안 했지만 서로 보긴 봤다고 할 수 있겠다.


“예.”
“일단 주문부터 할까요?”


여자는 쭈뼛하게 서 있는 아르바이트생을 의식했는지 먼저 카페모카를 주문했다. 뒤이어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어떻게 하다 보니 카페에서 주채은이라는 여자와 같이 커피를 마시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왜 저를 한 번 더 만나보고 싶어 하신 거예요?”


설마 나에게 관심이! 있을 리는 없겠지. 클락에 멋있는 남자부원들이 넘칠 테니.


“기타 정말 잘 치시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더 보고 싶었어요.”
“아, 그래도 그 쪽 기타리스트들보단 못 할 텐데요.”


솔직히 사고 이후로 손가락이 굳어버린 탓에 내 기타실력은 그다지 특별할 게 없었다.


“음. 뭐라 해야 하나. 그러니까 그냥 손의 무브먼트 자체는 사실 와 닿지 않았지만, 연주 자체가...으음. 그러니까...”


여자는 자신이 느낀 바를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궁리하는 것 같다. 이리 저리 말꼬리를 흐리며 고개를 연신 갸웃거린다.


“아 그래요! 열정적이에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해야 하나?”


글쎄요. 저는 전혀 모르겠는데요.


“글쎄요.”
“아니! 정말이에요. 기초 연습이야 다시 하면 금방 돌아오실 것 같고, 그렇게 연주에 느낌을 싣는 건 연습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잖아요.”


굉장히 귀도 좋고 머리도 좋은 여자다. 축제 날 공연만 보고 내 손가락이 굳은 것 까지 알아차린 건가.


“뭐 그건 그렇죠.”


나는 멋쩍게 머리를 긁적인다.


“그러니까! 입부해요!”
“네?”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지? 입부라니. 나보고 클락에 입부하라는 건가?


“하지만, 클락 입부는 모집 시기를 제외하고는 부원을 안 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 외에 들어가려면 추천인이 필요한 걸로...”
“그러니까! 그 추천인 제가 해드릴게요. 그러니까 오세요!”


도대체 왜일까. 이미 기타를 잘 치는 부원은 충분할 텐데.


“왜냐면, 그 쪽 연주에 제가 꽂혔거든요!”


이 여자... 아무래도 역시 독심술을 익힌 게 틀림없다.



##



집으로 돌아온 나는 가볍게 씻자마자 침대로 뻗어버렸다. 뭔가 한  것도 없는데 지쳐버린 느낌이다. 주채은이라는 여자애를 우연히 카페에서 만나서 얘기한 탓이겠지.


‘입부하세요! 꼭이요!’
‘정말 입부하시면 함께 멋진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추천인은 제가 하면 되니까 문제도 없고. 오실 거죠?’


카페에서 들었던 여자의 말이 머릿속을 빙빙 맴돈다. 클락에 입부한다니. 생각지도 못했다.


“잠깐!”


클락에 입부한다고? 침대로 늘어져있던 몸을 벌떡 일으켜세운다. 멍청한 녀석! 나는 스스로 머리를 쥐어박는다. 참으로 단순하고도 명쾌한 방법이 있었는데 생각하지도 않았다.


지인이와 함께하고 싶다면, 지인이가 있는 곳으로 가면된다. 이게 가장 쉽고 솔직한 방법이었는데 어째서 나는 멍청하게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그냥 보내버린 걸까.


어쩌면 자존심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민한광이라는 녀석에게서 지고 나서 녀석이 있는 밴드부는 지금 생각해도 들어가기가 싫다. 하지만, 그 밴드에는 지인이가 있다.


‘좋아하잖아.’


좋아한다. 이지인이라는 여자아이를. 함께 있으면 즐겁고, 같이 있고 싶어지는 지인이를.
민한광이라는 녀석에게 고개를 숙일지라도 같이할 수 있다면, 자존심 따위는 접어둬도 좋아.


애초에 그 녀석의 내기에 나에 관한 내용은 일체 없다. 즉, 내가 클락으로 들어가는 것은 내 자유라는 소리다.


그렇게 답답함은 사라졌다.



##


“후우.”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이미 주채은이라는 여자에게는 연락도 해놨고. 이제 들어가서 여자의 안내에 따라 입부하기만 하면 되는 거다. 이 현!


막상 앞의 문을 열고 들어갈 생각을 하니 긴장되고 떨린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 문 건너편에 지인이가 있기 때문일 거다.


호흡을 가다듬고, 살짝 움켜 쥔 손을 움직인다.


똑똑.


“네!”


나는 하이 톤의 여자의 대답과 동시에 연습실로 들어간다.


“어? 현아.”


반갑고 보고싶던 얼굴이 보인다.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다.


- 끝 -


- - -

드디어 디링디링 대망의 완결입니다.
뭔가 시원하고 섭섭한 마음이 같이 듭니다. 지금까지 애독하여 주시며, 댓글 꾸준히 달아주신 몇몇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그 분들 덕분에 제가 끝가지 단편을 끝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단편이라고 하기에는 분량이 조금 많았지만요. 완결은 조금 늦었습니다. 어떤 식으로 끝맺을까 고민하다가, 거창한 것 보단 소박하게 시작한 것 처럼 소박하고 깔끔하게 끝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분이라도 재밌게 읽으셨다면, 이런 식의 청춘 단편은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이런 장르는 처음 써봤거든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에 감명을 받아 비슷한 주제로 써보게 된 것이 계기였는데, 지금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문의사항은 피지알 쪽지부탁드립니다.


- 진짜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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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이
13/07/14 04:23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13/07/14 10:00
수정 아이콘
그동안 응원 감사합니다~
천진희
13/07/14 09:21
수정 아이콘
비명 질렀네요 크크크. 그동안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결국 승리자는 승제군요ㅠㅠb
13/07/14 10:00
수정 아이콘
승제에 관한 외전도 하나 생각중입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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