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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6 15:30
정치인들이 대안 내놓는거 보고 '무슨 탁상행정만 하고 앉아있냐!' 라고 하는데, 사실 그게 당연합니다.
저런 정치인이나 정치자영업자들은 대게 책상 앞에만 앉아있던 사람들이고, 사업을 한다는게 뭔지, 직업들 월급을 줘야하는데 돈은 안들어와서 피말리는 심정이 뭔지, 월급을 체납당하는게 어떤 기분인지 그런 거 깊게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에요.
21/03/26 15:46
몇년전에 인터넷에서 본글인데 매번 선거시즌 때마다 생각나는 글입니다
------------------------------------------------ 정치인들이 재래시장에 한꺼번에 선거운동을 와서 가판대에서 닭발을 먹다가 시장 바닥에 음식접시를 쏟고 말았다. 하필 비가 오고 있어서 진흙투성이인 신발과 오토바이 바퀴가 계속 짓밟고 지나가는 그 땅바닥에 닭발들이 철퍼덕 떨어져 엉망이 되어버렸다. 수려한 외모로 유달리 깔끔을 떨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진 정치인 A는 차마 그것을 먹지 못하고 손수 휴지로 싸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런데 수더분하게 생긴 정치인 B는 경쟁자의 그 행동을 보고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땅에 떨어진 닭발에 묻은 진흙을 툭툭 털고 입에 시크하게 쏙 집어넣고선 기자들의 카메라를 향해 정말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A의 행동도 상식 수준이긴 하지만, 그와 유독 대비되어 튀는 B의 친서민적 행보는 다음날 신문기사에 그대로 실리고 서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는다. 한편, 시장에 따라오긴 했지만 닭발을 못 먹어서 뒤편에 서 있었던 정치인 C는 아예 기사에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위 사례는 가상으로 지어낸 이야기지만, 왠지 있을 법한 이야기인데다가 형태만 달리해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촌극이기도 하다. 과연 떨어진 음식을 버린 A보다 태연하게 주워 먹은 B가 서민들을 더 잘 이해하고 친근하게 대할 사람일까? 불행히도 대중들은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속내를 잘 생각해보면, 오히려 B가 서민의 생활수준을 전혀 모르는 데다가 내심 깔보기까지 하는 우월주의자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이런 더러운 시장 바닥에서 닭발을 먹는 것도 찝찝한데 이런 상황은 처음이네. 무난하게 넘어간 A보다는 뭔가 어필할 것이 있어야 할 텐데. 그래, 서민이라면 상상을 초월하게 돈에 쪼들리는 거지들일 테니까 음식이 땅에 떨어져도 버리지 않고 다 주워 먹겠지? 그래, 지금 이 순간만 눈 딱 감고 서민처럼 행동하는거야. 그래야 내가 국회의원이 된다' B의 태도는 누구보다 상냥하지만 그 안에는 서민을 음식물 쓰레기도 주워먹는 계층으로 여기는 경멸이 숨어 있다. 하지만 진짜 서민들은 정치인이 표현하는 상냥한 친절함에 깜빡 속아 넘어간다. 한편 닭발을 혐오식품으로 생각해 먹지 못하는 C는 어떤가? 물론 서민적인 음식을 자주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입이 짧은 경우가 많다. 삼성가의 손자가 8살이 되어서야 그것도 일반인 출신 아버지의 특별한 배려로 떡볶이를 처음 먹어봤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입이 짧은 사람들은 귀족처럼 사느라 일반인들의 삶을 모를 것도 같다. 하지만 서민들조차도 닭발을 못 먹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각자 타고난 입맛이 다르기에 닭발을 징그러워서 혹은 매워서 기피하거나 심지어 무난한 오이조차 못 먹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개인적인 입맛이 대중에게 비치는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정말로 중요하고 공적인 일을 하는데 적합할지에 대해서 신중히 평가하는 최종 요소가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어차피 정치인들은 연봉 자체가 최상위권이다. 그들은 서민이 될 수가 없다. 평소에 가지도 않는 지저분한 재래시장에서 닭발을 먹고 안 먹고, 떨어진 음식을 먹고 안 먹고 가 뭐가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그것도 당사자가 쇼에 얼마나 능숙하냐에 따라 정 반대의 오판을 낳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한편 흙수저를 자처하는 정치인들이 있다. 흙수저는 '서민'의 자조적이고 비하적인 단어다. 결국 우러러보아야 할 유권자에게 엄청난 무례를 저지르는 꼴이다. 게다가 알고 보면 정말 흙수저가 아니라 흙수저 코스프레다. 흙수저가 돈이 많으면 안 되느냐는 말은 노숙자가 집이 있으면 왜 안 되느냐는 말과 비슷한 말장난이다. '니그로'라는 말이 흑인들끼리 서로를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지만 다른 인종이 썼다가는 큰 문제가 된다. '흙수저'라는 말을 흙수저가 아닌 계급이 쓰면, 섬세한 정치적 의도라고 인정 받든지 단지 조롱이 되고 만다. 특히 흙수저가 아닌 사람이 흙수저를 자칭하는 상황에서는. 금수저는 죄가 아니다. 흙수저는 자랑이 아니다. 떡볶이 못 먹어봤다고 정치 더 못하리란 법도 없다. 흙수저를 자청하는 정치인은 오히려 본인이 금수저임을 쿨하게 인정하는 정치인보다 더 몰지각할 수도 있다. 금수저는 최소한 본인이 흙수저의 삶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지만, 흙수저 기만자는 본인이 그들의 진짜 삶을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이전에 본질적으로, 돈이 없다는 사실이 청렴성이나 능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그것이 마치 상관이 있는 양 흙수저를 자처하고 흙수저의 기준을 따지는 세태가 더 이상하다. 마치 닭발을 못 먹는 후보자의 서민 여부를 검증하려고 달려드는 것처럼. 흙수저를 자청하는 사람이 정말 흙수저이지도 않고, 정말 흙수저라고 해서 흙수저를 더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암환자를 수술할 사람은 같은 암 환자가 아니라 신체 건강한 의사다. 의사가 암 환자이면 본인 몸 챙기기에 바빠 남의 수술을 제대로 할 기력이나 있을까? 땅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은 저놈에게 질 수 없다며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져서 음식을 꺼내 먹는 오버를 하는 정치인 D도 나올 법하다. 그는 서민 여부를 따지기 전에 정말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을 대중이 깨달아야 이 촌극이 멈춘다. 정치에 광대가 필요하긴 하지만, 정치를 광대질로만 때우는 사람은 계속 광대로서 살아가야 한다. 광대질이 끝나면 나라님이 되어 서민들을 깔보는 귀족으로 돌아갈 사람이기도 하다. 오히려 맞지도 않는 서민 행세를 하던 수모를 씻기 위해 보상심리로 더 심하게 착취하는 폭군이 될 수도 있다.
21/03/26 15:53
저도 선거하면서 이런 코스프레좀 안했으면 하는 사람입니다만.. 무인슈퍼발언은 참..
@ 아직도 몽준이형님 고시원인가에서 이게 사람사는데야?..라는 눈빛이 아직도 뇌리에 선명합니다.. @ 찾았네요. 그 역대급 짤.. http://mlbpark.donga.com/mp/b.php?m=search&p=91&b=bullpen&id=202012110050437964&select=sct&query=%EC%A0%95%EB%AA%BD%EC%A4%80&user=&site=donga.com&reply=&source=&pos=&sig=h6jLGY21ghjRKfX2h6j9Gf-A4hlq
21/03/26 16:03
인생이 쇼죠.
재산 없고 청렴하다고. 월세산다고. 근데 그 월세가 강남 한복판 월세 250만원짜리 61평 아파트에 똭!살고 있고 크크.
21/03/26 16:15
"B의 태도는 누구보다 상냥하지만 그 안에는 서민을 음식물 쓰레기도 주워먹는 계층으로 여기는 경멸이 숨어 있다."
이 문장을 보니 그냥 자의식 과잉으로 보입니다.
21/03/27 07:53
땅이 아니라 식탁 정도에 떨어진 음식물로 바꿨으면...
실제로 시장 바닥에 떨어진 음식물 먹는 장면을 보면 토나올 것 같은데요...;;
21/03/26 16:12
방금 슈퍼 다녀왔는데
슈퍼 사장님이 그러네요. 젊은 사람들이 여당을 엄청 싫어한다고, 자기 딸도 문재인 찍었는데 지금은 엄청 싫어한다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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