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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9 01:50
이거 때문에 전공자들끼리 맨날 투닥투닥합니다.
고대사(+고려사) : 우리는 뭘 연구하고 싶어도 사료가 없어! 조선사~ : 많다고 좋은 줄 아냐?
17/02/19 01:53
예전에 사학관련 교양을 들은적이 있었는데 고려사 연구자들이 가장 편하다는 농담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말인즉슨 고대사는 사료가 너무 없어서 연구가 힘들고 조선사는 오히려 사료가 너무 많아서 힘든데 고려사는 딱 중간이라서 가장 낫다는 거였죠. 크크
17/02/19 01:57
고려사 전공자는 아닙니다만...
고려사의 경우는 연구를 하다보면 불교 관련해서 안 팔 수가 없는데 문제는 고려사 고려사절요 편찬자들이 불교관련해서 색안경을 끼고 편찬하다보니 고려시대 역사서가 있었다면 분명히 비중있게 다루어졌을 것이 분명한 불교의례 관련 내용이라든가 그런 부분이 유교적 시각에서 분류편찬되다보니 유교적 바탕에서 다루어진 부분이 있고... 그래서 사료 읽으면서 이거 아닌거 같은데...? 하는 사료비판이 꼭 필요하더라구요.
17/02/19 02:04
불교의례에 대한 평가절하라는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불교/유교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다 보니 발생하는 역사서술상의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팔관회나 연등회같이 매우 비중이 큰 국가의례의 경우 고려시대 역사서가 있었다면 '불교관련의례'를 서술하는 파트를 분명히 따로 두어서 서술했겠지만 고려사는 유교관점으로 서술하다보니 세가/열전/지/표 이런식으로 가는데 불교의례내용이 예지, 악지 여복지 이런데 나눠서 등장하거든요. 그러면 이 과정에서 뭔가 분류하기 애매하다 싶어서 빠뜨린 부분도 있고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그럼 이제 거기서부턴 추측의 영역으로 가는거죠..
17/02/19 02:07
근데 생각하면 고려시대의 역사서인 삼국사기도 기전체 본기/열전/지/표로 나누어서 서술하고 불교 관련으로 딱히 따로 분류하진 않았죠. 애시당초 역사서를 편찬하는 사람들이 유학자라...차라리 그것보단 삼국유사 저자 일연 스님처럼 따로 불교관련으로 고려 역사서를 서술한 스님이 계셨다면 어땠을까 싶은데 조선 당시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17/02/19 01:52
임진왜란때 고려 실록이 완전 소실되지만 않았더라도 기록은 지금보다 휠씬 풍부했을 듯 싶네요.. 그러나 현재 공무원 준비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공부할 양이 줄어든 것이니... 이거 좋아해야 하는것 맞나요?????
17/02/19 02:03
유득공 선생이 발해고를 지으면서 하도 기록이 없어가지고 이건 아직 완성된 책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고'를 붙였더랬죠, 가야도 시조 김수로왕 기록빼곤 거의 없는 상황이고...여러가지로 고대사를 팔 수록 좀 그런감이 있습니다.
17/02/19 02:01
중국 고대시대와 한국 고대시대 비교하면 더욱더 분명한데
비슷한시대인 중국 전국시대와 한국 고조선을 비교하면 중국 전국시대는 아주 생생한데 한국 고조선은 그냥 신화 같다는 느낌이 들죠.
17/02/19 02:06
저도 중학교땐가 고등학교땐가...분명히 그전에 고조선이 한나라한테 망했다는건 배웠는데
어느순간 '그럼 춘추전국시대랑 진나라랑 초한쟁패는 뭐임 띠용?' 했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 초한지는 삼국지만큼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는데 거기 나온놈들이 고조선시대 놈들이라니 크크크
17/02/19 02:02
삼국시대는 어쩌면 역사 창작물 쪽에서 블루오션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부족한 기록, 부족한 유물, 유적지 등 약간의 편린들만 잘 끼워맞추면 되니까, 신화적 요소를 더하는 등 상상력의 제약이 헐거워질 것 같네요 아직까진 삼국시대 사극중에 만족스러웠던 건 단 하나도 없긴 하지만요.. 크크 (갑자기 태왕x신기가 생각나면서 눈물이..)
17/02/19 02:09
그냥 조선시대는 거의 사골까지 우려먹었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고려시대는 뭔가 애매하고?
그런데 요즘은 또 사극을 빙자한 로맨스물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긴 하더군요 크크
17/02/19 02:13
그렇다기엔 옆나라 일본만 해도 겐페이 전쟁기-전국시대-막말 이 세 시대만 사골이 녹을때까지 우려먹으니까요 뭐...지금 하고 있는 NHK 대하드라마만 해도 또 전국시대니...
그냥 아무시대나 탁 잡고 만들어도 사극나오는 중국이랑은 다른면이 있죠.
17/02/19 02:23
생각해보면 고려시대에 삼국사기 편찬하는 김부식도 절망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역사서를 편찬해야하는데
정말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지 아니면 편향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참고한다는 참고문헌이 신당서 구당서....후한서...위서... 송서...그리고 구삼국사...등등...ㅠㅠ 전쟁이 하도 많아서 아무리 기록을써도 다 불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네요...ㅠ
17/02/19 02:25
실제로 삼국사기 보다보면 아니 어디서 이런게 튀어나온거냐, 이거 말은 안되는거 같은데 그래도 기록이 그렇다니 씁 어쩔수 없지...라고 김부식이 주를 달아놓은게 좀 있더군요. 당태종을 물리친 안시성주의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다는걸 이렇게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당태종은 총명하고 좀처럼 세상에 나타나기 드문 임금이다. 난을 평정함은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에 비할 만하고, 다스리는 것은 성왕(成王), 강왕(康王)에 가깝다. 병력을 운용함에 이르러서는 기묘한 계책을 냄이 끝이 없고 향하는 곳마다 대적할 자가 없었다. 허나 동방을 정벌하는 일에서는 안시에서 패했으니 그 성주는 가히 호걸로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에 그 성명이 전하지 않으니 양자(楊子)가 말하기를 “제(齊)와 노(魯)의 대신이 역사에 그 이름이 전하지 않는다.”고 한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매우 애석하다고 할 것이다.
17/02/19 02:45
한국사 내부로 한정하면 조선의 위엄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고려사도 조선조에 만든 거니까... 조선조 되어서 중국처럼 기록을 제대로 하게 된 거라... 그래서 한국사학계에서 고고학을 좀 많이 파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17/02/19 02:50
기록을 보면 고려도 전란으로 자주 태워먹은 실록을 재편찬하는 등 기록을 제대로 한 부분은 많지요, 다만 당대의 1차사료격인 고려실록이 지금은 유실되어서...
17/02/19 06:12
이런글 볼때마다 참.. 이렇게 기록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고조선 기록(환단고기)가 멀쩡히 사실로 남아있다고 믿는 환빠들은 대체.. (절래절래)
17/02/19 07:46
저는 고려실록이 남아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조선조에 들어서면서 용어를 각색했다고 믿기 때문에. 특히 스스로 황제라고 칭했던 광종조의 실록이 진짜 궁금합니다. 어떤 용어를 썼을지 엄청 기대되요. 그 다음으로 궁금한 건 고구려 유기나 신집. 특히 고구려 역사서에는 부여에 관한 내용도 자세하게 들어 있을 것 같고 잘하면 고조선의 내용이 일부 들어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
17/02/19 12:05
원래는 고려사가 참람하다면서 제후국의 용어를 쓸뻔했다가 킹 세종께서, '그러면 안 되는거지 당대 썼던 용어를 그대로 써야 할거 아냐?'라고 해서 폐하, 짐, 태자...이런 황제국의 용어가 그대로 적힐 수 있었죠, 오늘날 고려가 황제국 아니었을까나 하는것도 그런 연유고...광종조 기록의 경우 고려 당대부터 거란 침공으로 실록을 한번 날린적이 있어서 태조부터 목종까지 7대실록을 다시 편찬했는데 36권밖에 안 나왔다고 하더군요. 물론 남아 있었으면 좋았겠습니다만...
고구려 신집의 경우엔 고구려 초기 내정기록의 (비교적?) 자세함 때문에 삼국사기가 은연중에 인용했다는 설이 있긴 합니다.
17/02/19 09:53
삼국시대는 기록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삼국사기, 삼국유사, 일본서기, 구(신)당서 등 사서들의 기술내용 [글자 하나하나를] 필사적으로 유추하고 상상해야 하는 상황이죠. 참 안타깝습니다.
17/02/19 14:52
실제로 사극에서 보면 사관들이 언제나 임금 옆에서 속기사처럼 기록을 남기고 있는데 실록을 편찬하고 나면 세초라고 해서 모두 다 파기했습니다.
17/02/19 12:28
제일 궁금한 사료가 고구려의 <유기>, <신집>이 아닐까 합니다. 단순히 당시 고구려인들이 기록한 고구려사로서의 가치 뿐만이 아니라 백제, 신라, 그리고 그밖의 중소국가, 민족들, 플러스로 고대언어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을 제공해줄 수 있을텐데 말이죠.
17/02/19 13:16
고대 삼국의 역사서가 있다는 것만 알지 전해지지 않는다는게 참 애석하네요
특히 고구려의 역사서가 전해지지 않는다는게 아쉽네요 어디서 들은 얘긴데 668년 고구려가 멸망할때 서고에 책들을 태우는데 며칠이 걸렸다고 하던데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아픕니다 정말 어디선가 고대의 역사서가 발견되어 우리 고대역사도 생생하게 연구됐으면 하는 바램 간절합니다
17/02/19 13:28
고구려역사서 남아있긴하죠 비록 한명의 왕의 기록이지만 초반에 고구려 건국신화도 있고요 크기가 너무커서 역사서라하긴 뭐하고 상당부분이 훼손 됬지만 나름 고구려때 씌여진 역사서가 아닌가싶습니다
17/02/20 11:09
뭐 딱히 볼것 없이 현대사도 마찬가지죠. 한국전쟁이 있었다고는 하나 그 이후 휴전 상태에서 50년 넘게 평화가 지속되는데 대통령 기록물이라는게 노무현 정권 빼면 간략하죠.
물론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신문이나 각종 연구 논문이야 양적으로 풍부하다고는 하지만 당사자가 직접 적은 1차 사료, 그 당시의 정책 결정자가 남긴 자료는 너무 부실하죠. 이후 회고록 따위로 나오는 기록은 이미 기억의 왜곡과 정치적 스탠스에 따라 충분히 가공된 상태라 신빙성의 의심도 가고 그걸 해석하는 사람도 중립성을 의심받고 이쪽저쪽에서 공격 받는게 현실이니. 옛날 얘기는 미뤄두고 지금이나 잘 했으면 좋겠어요. 탄핵 얘기도 당사자 기록은 죄다 비서관 수첩뿐이니(근데 이게 제일 신빙성 있고 중립적이죠. 개인 가치판단없이 업무를 고대로 적어놓았으니), 막상 박근혜가 남긴 기록물은 얼마나 사실적일지 생각만 해도 아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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