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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9 03:29
너내엄마마사만 아니면 됐다, 싶은데 말입니다. 밑 글에서 길게 쓰려다 댓글로 푸념하고 말았는데 위에 쓰신 글이 다 하고픈 말이라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영화 추천도 감사하구요.
17/02/19 03:55
직쏘 퍼즐을 몇자리 비워둔채로 냅두는건 좀 아쉬워도 그래도 볼만한 그림이지만, 그 빈 자리에 퍼즐 조각을 위치가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맘대로 아무렇게나 끼워놓고 '님들 퍼즐 완성함;; 보셈;; 이쁘죠?' 이래봐야 돌아오는건 '혹시 눈이 없으세요?' 라는 조롱뿐이겠죠.
니엄마마사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못 채우겠으면 걍 비워놔 그거 그 자리 아니야...
17/02/19 12:03
전 느금마마사도 극장에서 영화볼땐 헐 그런거였어??? 하던 사람이라 어지간하면 다 괜찮다 입니다.
집사람도 딱히 그런걸 따지는 사람이 아니라서 극장서 영화보기는 참 편한것 같아요.
17/02/19 04:39
좋은 영화 추천 감사합니다. 화양연화는 진짜....연출도 연기도 미쳤어요ㅠㅠ저대신 라라앤드에 대한 변호를 해주신것 같아 더 감사드립니다.
17/02/19 05:57
라라랜드를 질질 짜면서 보긴 했는데... 개연성 얘기는 충분히 암시도 있고 이해할 사람은 이해하니까 괜찮다고 쳐도, 이게 뭐랄까 메타무비적인 경향성이 강한 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독립적인 영화라기보다는 해당 장르 자체에 대한 찬사이기도 하고, 즐길 수 있는 사람만 즐길 수 있는 그런 게 있죠. 물론 플롯의 전형성이 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오히려 그 전통적 맥락을 잘 이끌어냈다는 생각이 들고)... 아 그래도 좀 오리지널리티를 더 부여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종속성을 줄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막을 수 없더군요. 요즘 이런 방식으로 설계된 영화가 좀 자주 나오는 것 같아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뇌랑 좌뇌가 따로 노는 누군가의 말이었습니다.
17/02/19 06:31
사실 이 글도 결국은 개연성이 부족함을 현실적인 선택과 집중의 문제로 해명한 건데, 이것도 라라랜드에 대입하기는 적절치 않다고는 생각합니다. 라라랜드는 사랑에 관한 영화고 개연성 부족이란 지적 자체가 타당치 않다고 보거든요. 물론 서사가 부실한 영화 99%의 이유는 다릅니다만..
추천 잘 보았습니다. 화양연화 데어윌비블러드 와 같이 놓여있는 이 프리머는 어떤 녀석인가..
17/02/19 06:46
위에 화양연화 얘기하면서도 이야기했지만 로맨스 영화는 원래부터 보편적인 개연성이라는게 나오기 어렵죠. 개인에 따라 생각하는 올바른 인과가 천차만별이라서... 사실 그게 필요하지도 않고
최근에 제가 겪은 일인데 비긴어게인의 결말을 가지고 여자친구와 의견이 갈렸어요. 저는 거기서는 키이라 나이틀리가 마음을 받아주는게 더 자연스럽다고 항상 생각했는데 여자친구는 개소리하지말고 영화 결말이 무조건 맞으니까 그런줄 알라고 하더라구요. 크크
17/02/19 06:48
하나 더 얘기하면 저는 우연의 연속을 근거로 개연성 없다고 비판하는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이야기의 소재는 취사선택의 대상이고 가장 극적이고 흥미로운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그걸 개연성이 없다고 하는건 핀트가 어긋난거죠. 세상에 남녀가 각자 3억명이 넘는데 이 정도 표본중에 우연히 몇번이고 마주쳐서 인연이 되는 케이스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홀덤을 열바퀴 돌아서 열번 다 같은패가 나온 사람의 이야기를 쓰면 그건 개연성이 없는건가요? 세상에 지금도 돌아가는 홀덤 게임이 몇갠데... 지나치게 우연을 남발해서 문제를 해결하는게 편의주의적이고 극본의 완성도를 깎아내리는 요소는 될지 몰라도 그것만으로 개연성 부족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7/02/19 06:50
그쵸 로맨스영화에 개연성을 들이대는 순간 그건 이상한 메스질이라고 봅니다. 비긴 어게인 결말은 조금 다른 맥락이긴 했는데 뭐 그 영화가 서사 보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결말이 상투적인건 피해가서 오히려 더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여자친구와 거의 매주마다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 절대 영화에 대한 감상이나 비평으로 저항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여자친구가 헌법을 만들어주면 전 유권해석만 합니다.
아 그 댓글을 쓰는 도중 추가 내용이 달려서.. 저도 동감합니다. 매 순간마다 합당한 why와 how가 생겨서 이어지는 경우가 일정 부분 우연을 내포한 경우보다 훨씬 비현실적일텐데, 영화나 소설에는 반드시 그걸 요구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저는 현실성은 따져도 그런 정합성과 비슷한 개연성 이건 왜 따지나 싶더군요. 그래서 저는 일정한 주제들과 다른 주제들을 보는걸 달리하는데, 개인적으로 사랑,우정,천재,공포영화 같은 것들은 오히려 너무 딱딱 맞아떨어지면 말이 안되는 주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반대편은 정치극화 사극 같은것들.. 이것들은 저도 무의식적으로 이유와 논리를 요구하게 되더라고요
17/02/19 06:59
저는 그레타의 선택 부분이 이해가 안가는게 lost stars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편곡이 최선이었다고 봐서.. 스타성이니 진정성이니 락이니 발라드니 다 거르고 그 곡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편곡이라고 봤는데... 이런 저런 사람들의 해석을 들어봐도 전 감독 의도가 잘 공감이 안가더라구요 ㅜㅜ
물론 여기서나 이러는거고 여친님께는 개기진 않고 수긍했습니다. 아 그렇구나
17/02/19 20:59
너무 오래 전에 봐서 잘 기억은 안 나는데, 편곡 보다는 관객과 호응하는 남주를 보면서 여주가 거리감을 느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는 우리만을 위한 노래를 썼는데 너는 그 노래를 부르며 이미 많은 사람들과 사랑에 빠졌구나라는걸 딱 느끼게 되는 순간이랄까.
물론 다시 보면 또 모르겠네요.
17/02/19 07:06
인크레더블...슈퍼히어로 무비 중에 원 오브 베스트라고 봅니다.
여러면에서 맘에 드는데 한가지 의문이 있다면, 슈퍼 히어로가 슈퍼가 아닌 시절에 슈퍼 빌런들은 뭘하고 있었냐죠. 전 조심 스럽게 슈퍼 빌런들이 비선 실세라고 주장해봅니다. 최초 판결의 판사가 알고보면 빌런이였다고...
17/02/19 08:52
그냥 저는 개연성이 있다는게 행동들에 그럴듯한 이유만 있어도 되는거 같아요. 윗 댓글처럼 우리엄마마사는 그래서 그렇게 싸우다가 그걸로 화해가 된다고!?!?란 맥락에서 개연성이 없던거고...
우연의 연속으로 이야기를 끌고가면 그게 말이 되냐 싶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 안에서 충분히 이해할만한 행동을 한다면 저는 그냥 눈감고 넘어가고 싶긴 해요. 크크
17/02/19 09:24
SF보다 더 개연성을 따지면 안되는 영화가 로맨스 분야라 생각합니다. 내가 누굴 좋아하는데 있어서 개연성이 없는 경우가 훨씬 더 많고 그 감정을 그리는 영화가 로맨스 영화거든요
17/02/19 09:45
좀 자세히 얘기하자면 로맨스 영화는 '고작 저것만으로 둘이 왜 사랑하게 된걸까?' 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보기보다는
'저것만으로도 사랑에 빠지게 된 둘을 그렸다-' 라고 생각하고 보는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상황에서 사랑에 빠지지 않은 남녀가 구십쌍 정도 있었을지라도 영화는 그 상황에서 사랑에 빠진 남녀에 대해 그릴 수 있는거고, 그래야 그림이 나오는거니까.
17/02/19 09:53
현실과 달리 영화는 사랑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랑 '이야기' 를 다루는 것이고, 따라서 이야기가 성립하기 위한 최소한의 연출적 각본적 설득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팅힐에서 잘 나가는 연예인 안나 스콧이 촌놈 윌리엄에게 사랑에 빠진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크게 의문을 가지지 않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둘의 사랑에 감동하고 응원하게 만드는 장치는 크게 드러나는것은 두가지가 있죠.. 하나는 안나가 인기 연예인으로서의 빡빡한 삶에 지쳤으며, 윌리엄이 그것을 채워줄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각본적 설정이 되겠고 나머지 하나는... 다들 아시다시피. 윌리엄 태커는 사실 휴 그랜트잖아요. 다른 이유가 크게 필요하겠습니까. 휴 그랜트인데... 안나가 유명인으로서의 삶에 질려하는 묘사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으면 그냥 질 낮은 신데렐라 스토리가 되었을거고 휴 그랜트 자리에 만약 저랑 비슷한 외모의 배우가 연기를 했다면 '캐스팅 미스다' '남자배우 얼굴... 가로쉬?' 이라며 혹평을 받고 워킹타이틀은 느그타이틀이 되었겠죠. 너의 이름은이나 라라랜드의 멜로 장치가 노팅힐 정도의 완성도는 아닌것은 맞습니다만, 본문에서 얘기했듯이 그건 장르적 차이도 어느정도는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라랜드는 뮤지컬 로맨스 영화고, 너의 이름은은 SF 드라마 영화지만, 노팅힐은 정통 빡멜로니까... 멜로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게 어떻게 보면 당연하죠. 그래서 결론은 말씀하신대로 그 정도면 할만큼 했다- 라는 의견이 맞는거 같아요. 특별히 흠잡을정도의 구멍은 없다고 느꼈습니다.
17/02/19 09:58
말씀에 모두 공감합니다. 사랑에 빠지는 개연성만 따지면 캐롤은... 라라랜드는 그래도 "꿈에 대한 열정" 같은 걸로 설명이라도 가능하죠.
17/02/19 10:23
there will be blood 의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죠.
주인공이 일을 처리한후 "I'm finished"라고 말하고 음악이 쫙 깔리면서 엔딩타이틀이 올라가는...
17/02/19 11:10
뭐.. 영화가 그만큼 대중적인 매체라서 나오는 문제가 아닐까 하네요.
개연성이 극의 핵심적인 요소냐 하면 아니라는 게 이미 오래된 미학 트랜듭니다. 소설 같은 경우에는 본문 말씀처럼 제약이 없으니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할 수 있어서 그런가 항상 서사 트랜드를 주도해왔죠. 영화는 좀 늦게 쫓아오는 편이고.. 뭐 개연성 논란은 어떻게 보면 최신예술과 통속극의 차이라고 봅니다. 여전히 사실주의가 강세긴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사실주의는 지나간 시류인데 통속극에서는 여전히 메타 트랜드라 개연성이 항상 문제가 되는 게 아닌가 싶네요.. (뭐 미드도 그렇고 한드도 그렇지만 정말로 인기를 끄는 건 개연성이 떨어지는 사실주의극이라는 충공깽 현실이지만)
17/02/19 11:17
서술적 제약이 아예 없는 수준인 소설과 비교해서 늦는건 그렇다 쳐도 시공간적 제약은 훨씬 심한 연극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영화의 서사 트렌드가 더 느리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결국 영화라는 매체 자체가 무겁고 뚱뚱해서가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세편에 들어간 돈이면 연극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전부 그릴 수 있고 소설로는 우주의 역사를 기술할 수 있을테니... 덩치가 크고 뚱뚱하니 느릴수밖에!
개연성이 떨어지는 사실주의극이 인기인것은 뭐 인간의 본성이 잘 드러난 부분이 아닐까요. 가장 나한테 사적인 이득이 크지만 겉으로는 착해보이는 방법을 선호하듯이... 그럴듯해보이지만 정신적 마약을 팍팍 투여해주는 작품을 선호하는거죠.
17/02/19 16:57
개연성에 대한 부당한 비판이나 개연성에 대한 부당한 옹호 둘다 개연성을 '그럴듯하게'게 아닌 '현실적으로'라고 착각하면서 생겨난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와 그럴듯하게의 차이는 작품을 한없이 '현실적으로' 만드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연성을 현실적으로라고 혼동하여 주장하면 개연성을 기반으로 작품을 논하는 사람들을 불가능한 것들을 원하는 사람들이며 그 불가능한것들을 구현하지 못한 작가들은 필연적으로 그리하였던 것이고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이라는 옹호가 가능해지는 것이죠. 그럴거면 영화가 아니라 다큐를 보라는 비아냥이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달라요. 개연성이란건 현실성보단 그럴듯함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한없이 현실적으로 만드는 것은 그냥 풍경을 찍은 사진조차 필연적으로 일정 부분의 비현실성을 가지게 되어 불가능한데도, 한없이 그럴듯하게 만드는 것은 가능합니다. 온갖 말도 안되는 허구를 한없이 그럴듯하게 만드는 보르헤스의 소설들을 보세요... 보르헤스가 달은 거짓 각주들이 그러했듯 하드 SF 소설에서 동원되는 수많은 실제 과학 이론조차 그 소설 내의 설정과 서사를 그럴듯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에 불과합니다. 우주전쟁이 라디오에서 틀어진 후 사람들이 대피하고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가 폭주했다는 일화는 어떻습니까? 화성인의 침공이 현실적이진 않지만 당대에 라디오라는 매체를 통해 이것이 허구가 아니라는 암시나 경고 없이 틀어진 그 이야기는 굉장히 그럴듯했던 것입니다. 작품으로 완전한 현실을 구현한 바는 여태껏 존재한 바가 없지만, 얼마든지 독자를 속여넘기고 그 작품의 실존까지 믿게 만들었던 그럴듯한 허구들은 창작의 역사에 얼마든지 존재합니다. 그리하여 그럴듯한 개연성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불가능함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개연성에 대해 비판받는 작가들도 "안"한것이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뭐 장르적 특성으로 인해 그럴듯함을 어느정도 일부러 포기하게 되는 경우는 존재하고 그것이 때론 즐거울 때도 있습니다만(반면에 현실성은 어떤 장르 어떤 매체 어떤 허구에서든 언제나 일정 부분 포기되어지는 것이고요) 그런 작품들 중에서도 위대한 작품들은 그럴듯함을 포기하는 것마저 그럴듯하게 합니다. 펄프 픽션에서 갑자기 게이 강간마들을 만나는 전개는 굉장히 뜬금없지만, 전혀 거슬리지 않죠. 그래서 지금 논의되어지는 두 작품 중에 라라랜드는 장르적으로 그럴듯함을 포기한 쪽으로 봐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너의 이름은 그냥 못만든 게 맞죠. 너의 이름은에서 두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라고 다룬 다이제스트와 업의 초반부에 나오는 노부부의 일생을 비교해봐도 확연합니다. 두사람이 몸을 바뀌고서 우당탕탕 소란스러운 일상을 벌이면서도 서로를 의식하고 사랑에 빠지는 다이제스트 연출을 업의 초반부에 나오는 노부부의 일생만큼 호소력있고 사람들이 두고두고 회자하는 장면으로 "잘" 만들었다면 어느 누가 사랑에 빠지는게 이해가 안된다는 소리를 했을까요? 저는 업에서 노부부가 왜 그렇게 서로 사랑을 했고 할아버지가 집을 풍선으로 띄워서라도 폭포에 가려고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비평을 읽은 적이 없습니다. 너의 이름은에서 두 남녀주인공이 사랑에 빠져서 서로를 찾으려고 애를 쓰는지 대해 불평하는 것과는 다르게요. 업은 그만큼 작품의 기본이 되는 개연성을 완성도 높은 연출로 잘 쌓은 겁니다. 너의 이름은 이점에서 실패한 거고 그래서 비판받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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