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3/08/29 16:12:29
Name 변종석
Subject "내가 아는 비프로스트..."

안녕하세요... 맵 디자이너 Rose.of.Dream. 변종석입니다...

내일은 온게임넷 프로리그 결승전이 있는 날입니다. 스타리그를 그 동안 보아온 팬들이라면 숫한 결승전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프로리그는 프로리그 나름으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프로게임리그가 생기고 나서 줄곧 개인전만이 중시되었지만, 이제는 명실상부한 팀이 결성되고 그 팀들끼리 마치 스포츠처럼 '프로리그'가 출범하게 된 것이죠. 그러면서 프로게임리그는 'e-sports'의 이미지를 강하게 입증시켜주었습니다. 아무쪼록 하늘도 그만 노여워하고 별들의 잔치를 축복해 주셨으면 하네요.

프로리그 결승전이 최초 기획이었던 5전 3선승제에서 각 팀의 감독님의 제안에 따라 7전 4선승제로 변경이 되었습니다. 혼자 모든 경기를 소화해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의 피로감도 염려하지 않아도 되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5전 3선승제로 했는데 결승전에 조금 더 차등을 두기 위함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 결정을 팬들도 아주 만족해했는데요. 그리고 특히 제가 만족스러운 것은 'Neo Bifrost'가 공식전을 한 번 더 갖는다는 사실입니다. 마이큐브 온게임넷 스타리그 공식맵을 설명하면서 비프로스트가 빠진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 동안 수고해준 비프로스트에게 많은 격려를 해주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내심 서운한 생각이 많이 들었고, 공식리그만 네 시즌이 사용된 장수맵인 만큼 무언가를 해주지 못 하는 제 자신이 조금 미안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만든 맵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 리그의 맵을 담당하고 있으면서 리그를 떠나는 녀석에게 '수고했다'는 말만 남기기에는 아쉬움이 정말 컸나 보네요. 그리고 비프를 만든 '진태'에게도 왠지 미안한 생각이 들어, 이 번 글을 준비했습니다. 비프로스트의 분석이나 그 동안의 명경기, 전략 같은 일반화된 글이 아니고, 그저 제가 알고 있는 비프로스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사적으로 진태에게 들은 맵에 관한 재미있는 사실들을 적어봅니다. 비프로스트를 좋아하시는 여러분들 앞에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는 이 맵을 한 번 더 의미 있게 새기길 바랄 뿐입니다. 사적인 이야기니까, 경어체를 사용할 테니 기분 나뻐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내가 아는 비프로스트...

가 아는 비프는 단순히 네 시즌 동안 쓰인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공식맵도 아니고, 미드가르드와 아스가르드를 잇는 '무지개빛 다리'도 아니다. 어쩌면 비프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과 그 게임과 관련한 리그를 어느 수준까지 올려놓을 수 있었던 계기 였는 지도 모른다. 맵을 통해서 싸움의 형태를 바꾸는 시도는 그 동안의 리그와 그 리그의 공식맵을 통해서 여러 차례 시도되었지만, 전략 자체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내는 맵은 비프가 처음일 것이다. 그것은 도전이었고, 어쩌면 실험이었는지도 모른다.

음으로 비프를 만난 것은 진태가 pgr21.com에 0.90버전을 올렸을 때였다. 진태는 발할라 이후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공식맵 디자인을 담당했었고, 비프와 포비든을 준비한 '네이트'는 진태에게 아니 어쩌면 온게임넷 스타리그 공식맵의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시즌일 것이다. 맵이라는 소제를 통해 리그 자체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했고, 그 시도는 '네오 칼라', '맵 정보 표시', '프로텍터의 설치', '버전의 활용' 등으로 나타났고, 그런 시도의 중심에 선 맵이 비프인 것이다. 이와 같은 시도는 훗날 등장하는 온게임넷 스타리그 공식맵에도 그대로 적용되었고, 내가 맵 제작을 맡은 이후에도 진태의 뜻에 따라 이와 같은 장치는 그대로 살려두었다. 어쩌면 온게임넷 스타리그 공식맵 만의 특징인지도 모른다.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도 다르지만, 껍데기부터 차등을 두고 싶었는지도...

찌되었던 진태는 네이트를 준비하면서 공개적으로 맵테스트를 실시했고, 그 테스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곳이 pgr21.com이었다. 그 때 나는 진태와 그냥 아는 사이 정도였고, 웹을 통한 일종의 인터넷 친구였다. 이왕 공개적으로 테스트를 시작한 터에 나도 적극적으로 게임을 해봤는데, 그 때마다 같이 게임을 한 사람들의 반응은 참 냉정했다. '본진으로 들어오는 입구가 두 개네. 구리다~ -_-;', '맵이 너무 답답한 거 같아요. 복잡하고... 이상해~' 어쩌면 맵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기 때문에 이런 평가를 했는지도 모르지만, 본진으로 들어오는 입구가 두 개라는 사실은 아마추어 게이머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설정이었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The Bifrost v0.91]

동안 숫하게 스타를 해오면서 우리는 우리들만의 룰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스타를 하기 위한 맵은 적당한 본진 자원과 입구를 가져야 하며, 공평한 위치에 앞마당 멀티가 있어야하고, 싸울 수 있는 운동장이 있어야 한다." 이런 고정관념을 갖고 우리는 편하게 게임을 했으며 그런 편리함을 누릴 수 없는 비프는 환영받을 수 없는 존재였다. 맵이 아주 전략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것을 판단하기도 전에 비프는 초기에 입구 두 개인 맵으로 인식되었다. 그렇다... 비프는 입구가 두 개다. 하지만 만약에 로템에 입구를 하나 더 만들어서 게임을 한다면 비프에서의 그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비프는 쉽게 말해서 대문과 쪽문이 있었고, 그런 설정은 여러 가지 전술을 가능하게 해주었으며 이 맵만이 가지는 아주 독특한 경기양상을 유도해냈다. 단순히 입구가 두 개라는 것을 떠나 비프는 나름대로의 성격을 가지고 선수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실 그것은 실험도 아니었고, 시도도 아니었다. 어쩌면 기획된 각본이었을 지도 모른다. 난 맵을 만들면서 '유용도'라는 말을 사용하곤 한다. 내가 편해서 쓰는 말이지만 나름대로 의미는 가지고 있다. 있을 유, 쓸 용... 사용할 수 있는 가치를 나타낸다. 다시 말해서 이 맵에서 두 명의 게이머가 경기를 할 때, 경기가 '가능한지'를 판단해 보는 것이다. 맵에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일 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로템에 입구를 두 개 만들어 놓는다면 게임의 유용도가 상당히 떨어질 것이다. 초반에 입구를 막는 플레이가 안 되기 때문에 저글링 난입이 아주 허무하게 허용될 것이며 테프전에서의 질럿 캐논도 거의 필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게임의 유용도가 상당히 떨어진다는 말이 된다. 비프는 입구를 두 개 만들고 여러 개의 러쉬루트를 만들면서도 게임의 유용도를 상당히 높게 끌어올렸으며 그런 설정이 장수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 된 거라고 판단하고 싶다.

[The Bifrost v0.96]

태는 맵을 만들어 갔다. 최초에 90버전이었을 때는 128 x 96이던 사이즈가 위에서 보는 것과 같이 128 x 128 사이즈가 된 적도 있고, 최종 공개된 1.1버전은 다시 128 x 96의 사이즈로 등장했다. 맵을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맵은 사이즈를 설정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96버전은 처음부터 다시 만든 맵이라는 것이다. 디자이너가 유도했던 싸움의 형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도를 한 것이고 그런 시행착오 후에 비프는 지금의 모습을 갖게된 것이다. 진태의 말을 빌려보면 비프가 처음 공개된 것이 pgr21.com은 아니라고 했다. '나모모'라는 곳에 처음 제작한 비프를 올렸고, 허접하지만 나름대로는 의미 있는 디자인이었다고 한다.

가 주로 활동하던 곳은 지금은 없어졌지만 ongamenet.com의 '내가 만든 맵'이란 게시판을 통해서 자작맵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이 만든 맵도 평가하면서 맵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나중에 진태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진태도 어떤 분의 권유로 인해서 '내가 만든 맵'이라는 곳을 가보게 되었는데, 그 때 내 이름을 아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후 난 '함께하는 온게임넷 스타리그'라는 카페에 가입해서 활동하게 되었는데, 그 때 내 가입인사 글에 '맵돌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사람이 답글을 남겨주었다. 대충 이랬던 것 같다. '내가 만든 맵 게시판에서 활동하시던 분이군요. 이 곳에서 보게 되어 반갑네요. 열심히 활동하세요...' 정도로 기억되는데... 그 때 나는 '맵돌이'가 진태인 줄 모르고, 날 아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뿌듯해 하며 맵 만드는 거 좋아하고, 엄재경님과 김진태님의 맵을 아주 좋아한다는 글을 또 남긴 적이 있다. 그리고 나중에 알았다. 내 글에 답글은 남긴 녀석이 진태라는 사실을... 어쨌든 그렇게 알게 된 진태는 배틀넷에서 자주 보게되었고, 곧 동갑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어 편하게 생각하는 인터넷 친구가 되었다. 물론 본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맵이라는 공감대가 있어서 인지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그 후에 함온스 정모를 통해 한 번 보게 되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그 친구가 갖고 있는 맵의 가치는 나와는 정말 다른 것 같았다. 발할라에 대한 이야기를 오랫동안 나눌 수 있었는데, 네오 보다는 오리지널 버전을 상당히 좋아하고 그 자부심 또한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렇게 알고 지내다가 난 작년 3월에 군대에 오게 되었고, 군대에 와서 나름대로 인터넷을 접하게 될 수 있었을 때 진태와 다시 연락이 닿게 되었다. 난 군대에서 여유가 날 때마다 맵 에디터를 열고 맵을 만들었으며 그 때까지만 해도 정말 취미생활 그 자체였던 것 같다. 그러다가 맵에 대한 이론적인 고민을 시작했고, 그 고민의 성과물이 '섬맵에 대한 잡담', '공식맵이란 무엇인가?', '타일셋 연구' 등의 글이었다. 나중에 진태에게 듣게 된 이야기인데 진태는 내 글을 보고 자신과는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저 맵만 열심히 만들고 맵 자체에 대한 가치만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난 텍스트를 통해 내 맵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높였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상당히 치사한 방법일 수도 있는데 그건 진태가 할 수 없는 나만의 장점이었는지도 모른다.

야기가 다른 곳을 샜는데, 중요한 건 그런 녀석이 내가 복무하는 곳으로 면회를 왔다는 사실이다. 군바리가 군바리를 면회 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군대를 가본 사람이라면 알 듯... -_-;) 군대에 와서 진태와 가끔 통화하면서 난 진태가 가장 궁금해할 '리그 관련 소식과 공식맵에 대한 근황' 등을 자주 이야기해줬다. 그러면 진태가 아주 좋아할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진태는 그런 건 별로 궁금해하지 않고 아주 사적인 이야기만 주고받았던 것 같다. 그다지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는 아니었는데 통화를 하면서 진태하고는 사적으로 많이 친해졌던 것 같다. 녀석은 그걸 확인해 보러 일부로 먼 길을 온 것이다. 단순히 맵으로 만난 동료가 아니라 진짜 친구인가를 확인해 보고 싶었단다. 난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어쩌면 나는 진태의 친구이기 이전에 팬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가치를 지니고 있는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고 나니 내가 많이 실수한 듯 싶다. 친구라면 먼저 안부도 묻고 건강도 염려해주고 했어야 했는데 난 자연스레 일적인 이야기만 했는지도... 그 만남 이후 진태하고 통화하면 참 부담 없는 친구녀석에게 전화가 온 것처럼 느껴졌다.

태가 면회 왔을 때... 비프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갑 속에 꽁꽁 숨겨놓은 연습장 한 장을 꺼내며, 녀석은 '이게 비프와 발할라의 콘티다.' 라고 말을 했다. 꼬깃꼬깃 접어놓은 종이를 펼치니 대충 대충 그린 그림처럼 보이지만 나름대로 신기하게 느껴지는 맵 콘티가 그려져 있었다. 자신에게는 정말 의미 있는 것이기에 늘 가지고 다닌다는 말에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한빛소프트가 시작하기 전에 있었던 맵공모전에 낸 맵이 '발할라'와 '비프'라는 말을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발할라를 1위로 채택했고, 비프는 떨어뜨린 것이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두 맵의 가치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비프가 탈락했었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진태도 잠깐 찡긋했던 걸 보면 비프가 갖고 있는 의미는 발할라보다 더 컸는지도 모르겠다. 비프와 발할라는 형제맵이고 비프가 6시간 차이로 형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두 맵 모두 투닥투닥 만들어 버린 샘인데, 그런 걸 보면 진태는 정말 나름대로 맵에 관해서는 '천재'일지도 모르겠다.

야기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진태와 나는 같은 이유로 맵을 만들고 있었다. 돈을 벌거나 내 이름을 알기 위함이 아니다. 그저 '이런 맵에서 하면 재미있을 텐데...'라는 고민을 하면서 맵을 만든 것이다. 이 친구도 절대 자신의 맵이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냥 다른 맵과는 다른 경기가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디자인이 아주 훌륭하거나 밸런스가 아주 잘 맞는다거나 하진 않겠지만, 신선한 게임을 볼 수 있다는 것만은 아주 자신 있어 하는 것 같았다. 비프 역시 그런 신선함이 아주 잘 들어 나는 맵인 것이다.

[The Bifrost v1.1]

이트가 한창일 때는 내가 군대에 있었기 때문에 오리지널 비프에 대한 경기는 거의 보지도 못 했다. 하지만 평가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쩌면 네이트라는 리그 자체가 그렇게 높게 평가받지는 못 하는 것 같다. 어떤 이유인지는 내가 못 봐서 잘 모르겠지만 월드컵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고, 거물급 선수들의 대거 16강 탈락도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같은 팀 선수간의 결승전도 이유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찌되었던 비프가 첫 선을 보인 네이트는 그렇게 사람들에게 인식이 되었고, 이레 그랬듯이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맵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잡아주는 수정이 있었다. 오리지널 비프는 본진 가스가 8000이고 뒷 언덕 멀티의 미네랄 양이 1000이었다. 시즌을 마무리할 때 즈음에 여러 관계자들이 인정한 것이었는데 자원의 양을 조절하는 설정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고, 네오로 넘어오면서 자원의 양은 동일하게 미네랄 1500과 가스 5000으로 설정이 되었다. 그리고 극도로 가난했던 멀티에 미네랄 자원의 양을 하나씩 늘려주었고, 다리가 평지로 바뀌는 작업과 곳곳의 지형을 다르게 편집해주었는데 이 작업은 재경이형과 진태가 함께 했다고 한다. 그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 것이 그 후 세 시즌동안 공식맵으로 활약한 '네오 비프로스트'이다.

[Neo Bifrost v2.0]

오버전으로 바뀐 이후의 비프는 사람들을 열광하게 했다. 토스가 저그를 상대하기 상당히 힘들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전진게이트나 언덕 캐논으로 곧잘 저그를 상대해냈고, 테란 대 저그는 아주 훌륭한 밸런스를 유지해 내가면서 사람들은 공평한 맵으로 인식해 갔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토스라는 종족 자체에 슬럼프가 찾아오면서 밸런스가 약간 무너지긴 했지만... 아직도 밸런스 잘 맞는 맵을 꼽으라면 사람들은 비프를 빼놓지 않는다. 파나소닉이 끝나고 올림푸스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맵이 도입되었고, 비프에 대한 사용여부도 고민하게 되었는데 비프는 담당PD님의 추천에 의해 계속 사용되기로 결정되었다. 밸런스도 아주 좋으며 방송시간도 적정한 경기가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어쩌면 비프는 정말 방송용맵으로 최적합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지도...

는 이제 두 시즌 밖에 맵을 만들지 않았지만, 공식맵을 만들면서 여러 가지를 느끼게 되었고, 진태가 해결하지 못한 고민들을 그대로 안고 살아가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맵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은 진태나 나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마치... 일하러간 자식을 보는 느낌이랄까? (물론 애를 나본 건 아니지만~ ^^;) 시즌이 시작하고 나면 맵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일은 쏟아지는 질문에 답변하는 것과 여러 가지 의견을 듣고'만' 있는 것 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공식전이 시작되고 나면 맵은 수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에 맵 자체를 건드릴 수 없는 형편이 되고, 그저 시청자들이 우려하는 단점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경기를 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난 비프에게 '수고했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난 마이큐브 3주차에 '임요환 선수'와 '도진광 선수'의 패러독스에서의 경기가 있고 나서 재경이형이 "이게 패러독스의 맛입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난 그 말에 많은 감동을 느꼈다. 제 몫을 다해내는 자식놈에게 고마움을 느낀 것일지도... 그 날은 메가웹에서 직접 경기를 봤는데, 네 경기를 다 보고 나서 난 선수보다도 더 지친 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물론 사람들은 모두 임요환 선수와 도진광 선수에게 박수를 보냈지만, 난 패러독스에게 박수를 보냈다. 두 선수가 잘 싸워줘서 명경기가 나온 것이지만 난 그렇게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서 경기를 지켜본다. 그렇게 하면 단점도 더 잘 보이고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도 잘 보여서이기도 하지만, 더 맵에 적극적이 되는 것 같아서 참 좋다. 사실 난 임요환선수도 도진광선수도 응원하지 않았다. 패러독스를 응원했다...

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경기라도 볼 수 있는 나는 덜 할지도... 진태는 정말 먼 길 보낸 자식처럼 생각할 것이다. 난 내일 진태를 대신해 '비프로스트'를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면 '비프로스트'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너무나 수고했다는 격려의 박수와... 좋은 경기 보여줘서 감사하다는 칭찬의 박수를...

written by Rose.of.Dream.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8-3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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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doxxX
03/08/29 16:23
수정 아이콘
진태님. 종석님. 두분 모두 수고하십니다 .^^

두분같은 맵제작자 덕분에 스타리그가 활성화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03/08/29 16:26
수정 아이콘
비프는 스타크래프트 맵의 영역을 넓힌 훌륭한 맵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당시 온게임넷 경기의 절반을 차지하던 TvZ의 훌륭한 밸런스와 적절한 게임시간까지 만들어내는..

그덕에 몇시즌이나 연속 사용되었지만 채널에서는 매 시즌마다 '비프 또써?' '딴맵들은 두시즌만 쓰면서 비프만 왜 또야?' 매번 성토가 벌어졌답니다. 토스 유저 중심으로요..^^
개인적으로 PvZ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와있다고 자부하는데^^; 비프의 PvZ는 블레이드스톰,노스텔지어에 비할바가 아니었습니다. 저그상대로는 정말 할 맵이 아니었죠.

그동안 온게임넷 스타리그에 토스가 없었던 것은 비프 때문이었습니다.
토스가 없었으니(어차피 pvz는 가끔나오니) 비프는 계속 쓰이는 악순환이 -_-
그리고
03/08/29 16:31
수정 아이콘
정말 수고하십니다 ^^ 비프로스트, 패러독스 전부다 길이 남을 명 맵이지요 ^^
Lolita Lempicka
03/08/29 16:47
수정 아이콘
조금이나마 변종석님의 심정을 헤아릴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맵에서 하면 재미있을 텐데...' 라는 생각으로 고심끝에
만든 맵에서 명경기들이 펼쳐질 때의 기분..

이젠 정말 마지막으로 쓰일 '네오비프로스트'에서의 내일
경기를 변종석님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함께 느껴가며
감상하겠습니다~ (사실.. 현장에서 동양팀 응원하느라
정신이 없을런지도 모릅니다만..-_-;)

멋진 맵에서 몃진 경기를 볼 수 있게 하는데 정말 큰
보탬이 되신 변종석님께 감사드립니다~ ^-^
03/08/29 16:48
수정 아이콘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맵이 바로 비프로스트입니다. 무엇보다도 재밌는 경기가 나왔고 무엇보다도 멋진 경기가 나왔기 때문에 비프로스트라는 맵을 무엇보다도 좋아합니다. 변종석님이 저번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비르로스트라는 맵이 너무 조용히 사라지는 것 같아서 저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몽키.D.루피
03/08/29 17:04
수정 아이콘
비프로스트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때 비프로토스인 줄 알았죠...상당히 헷갈렸습니다..^^;; 온겜넷 베스트 맵 투표라도 있었으면 하는 군요...비프로스트는 1위감입니다.
박정석테란김
03/08/29 17:08
수정 아이콘
비프로스트.. 개인적으로 로템이나 헌터 등 기존 맵(?) 외에 가장 많이 했던 맵이죠.
한때는 非프로토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플토에게 좋지 않았고 막판에서도 저그대 프로토스의 밸런스가 깨졌지만 그래도 전 비프를 최고로 뽑고 싶네요.
샤이닝토스
03/08/29 17:10
수정 아이콘
비프로스트에서 멋진경기를 볼 수 있게 해주신 진태님께 감사드립니다...이 글을 보니 비프에 대한 종석님의 애정과 두 분간의 우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03/08/29 17:12
수정 아이콘
내일이 방송으로 보는 마지막 비프의 등장이겠네요..
시원섭섭합니다
변종석님 김진태님 그리고 엄재경님 수고많으셨습니다.
튼튼한 나무
03/08/29 17:28
수정 아이콘
아방가르드가 그러했듯이...
조금더 시간이 지나고...
저그와 플토의 밸런스가 잡혀져서...
좀 더 완벽한 형태의 맵으로...
언젠가는 꼭 다시 등장하리라 기대합니다...
그때가 되면 네오비프로스트ll가 되는건가요...^^__^^
몽땅패하는랜
03/08/29 17:30
수정 아이콘
제가 아는 누군가는 아예 Bifrost를 悲프로토스라고 표현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비프로스트맵은 기억에 남을만한 맵입니다. 개인적으로 트와일라잇 타일을 사용한 맵들이 예쁜 인상을(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주기에 좋아하는데 비프로스트는 그 중에서도 좋은 맵이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습니다.(다만 개인적으로 부자랜덤을 추구하는 저에겐 비프로스트 맵은 너무 고달파요 ㅠ.ㅠ)
CherishQueen
03/08/29 18:10
수정 아이콘
비프로스트... 제가 좋아하는 맵들 중 하나이지요^^/
두 분 다 언제나 멋지고 즐거운 경기를 할 수 있는 맵 만드시기를...
저녁달빛
03/08/29 19:10
수정 아이콘
많은 사람들이 볼수 있게끔 추천 게시판으로 옮겨주세요...^^
박경태
03/08/29 19:15
수정 아이콘
멋진 맵입니다..^^
자식놈 장가 축하드려요--
03/08/29 20:05
수정 아이콘
변종석님 맵만드시는 솜씨 만큼이나 필력이 대단하심니다 ^_^ 심히 부럽네요

p.s 장가보단 졸업이라는 말이 어떨할까요?
FreeZone
03/08/30 00:18
수정 아이콘
요즘 토스선수들이 한참 물오른(?) 상태에서 비프에서의 PvsZ 를
한다면 토스선수들이 많이 이겨서 PvsZ 밸런스도 맞아들어갈것 같은 ^^
피그베어
04/10/31 03:16
수정 아이콘
아...이글 참 예전에 멋지게 읽었던 글이네요. 벌써 1년이 넘어서 그런지 이미지는 모두 없어졌네요. 지금은 비프3가 멋진 경기들로 눈을 현혹시키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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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바둑과 스타]기풍(棋風) vs Game Style (2) - 서봉수 9단 [34] brecht100510097 03/08/27 10097
194 [바둑과 스타]기풍(棋風) vs Game Style(1) - 조훈현 9단 [25] brecht100515323 03/08/26 15323
193 [잡담] 읽지는 못할, 그러나 (공개적으로) 전하고 싶은 말. (To. NaDa & Yellow) [29] Let It Be11863 03/08/23 11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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