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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5/09 19:31:35
Name lonelydragon
Subject [LOL] 팀 스타일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2)
LOL 경기를 구성하는 요소로써 널리 알려진 것이 [라인전-한타-운영]이다. 이 삼위일체는 롤이란 게임을 간명하게 드러내는 훌륭한 표현이다. 다만 본래 길게 설명될 내용을 압축한 것이기에 좀 더 적확한 설명으로 풀어낼 필요가 있다. 이것을 좀 더 심화한 영역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설명해야 한다. 시간대의 흐름에 따라 초반 라인전 단계와 중후반 운영 단계가 구분되고, 두 단계의 흐름 속에서 한타라는 분기점이 찍힌다.




라인전과 운영은 선적인 흐름이란 점에서 같지만, 그 선의 재질은 매우 다르다. 한타는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점적인 성질이며 흐름을 흔들어 움직이게 한다. 이 선과 점의 흐름 안에서 선수들은 팀의 의도대로 경기를 이끌기 위해 역할을 수행한다. 선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조율하고, 때론 선을 핑거링하여 뒤흔들거나. 선수는 경기에서 기타연주자와 같다. 소환사의 협곡이란 기타는 하나의 바디와 두 개의 넥을 가졌다. 양 팀의 5명은 자기 팀쪽 기타줄을 하나씩 맡고 연주를 해야 한다. 바디에서 울릴 소리가 누구의 기타줄로 날지 경쟁하는거다. 협곡이란 이름의 기타는 누구를 위해 울어줄 것인가. 좀 더 강력한 터치와 테크닉을 가진, 그리고 5명의 호흡이 잘 맞는 쪽일 것이다.




라인전 단계와 운영 단계의 차이는 선수의 개인기가 그 단계에 가지는 비중에서 알 수 있다. 롤은 생각보다 홀로 경기를 지배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프로 경기에선 특히 더 그렇다. 세계최고의 선수가 자신의 챔프를 잘 성장시켰다 해도 1:3을 이기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예컨대 성장했을때 가장 강력하다는 블라디미르조차 라인을 깊숙히 밀다 라이즈, 카이사, 브라움에게 둘러쌓이면 어떻게 될까. 라이즈 속박맞고 브라움 뇌진탕 묻은다음 연계공격 받으며 빈사 상태가 될거다. 운좋게 버텨 혈사병뿌리고 웅덩이로 빠져나가도 카이사 궁으로 따라잡혀 혈사병 회복이 돌아오기 전에 죽겠지. 솔랭뿐만 아니라 프로 경기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물론 그 와중 슈퍼플레이를 하며 3명을 다 죽이는 괴물같은 선수도 있지만 그건 보기 힘든 예외일 뿐. 일반론으로 생각해야 한다.




반면 1:1 혹은 1:2나 2:2에서는 선수의 기량이 엄청난 격차를 만들어낸다.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라인전 단계에서 설계를 하고 킬이나 오브젝트를 획득하며 이득을 보는 것은 개인의 전술적 판단에 달렸다. 정글러가 가장 중요하고 힘을 발휘하는 구간이 초반 15분인 이유가 라인에 묶여있지 않아 자유로우면서 개인의 판단이 경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너도 상대할 적이 한명 혹은 두명으로 정해져있고, 외부 개입의 변수를 스스로 해결해야 할 때가 많은 라인전 단계에서 가장 개인의 판단과 기술이 빛난다.




종종 솔로 랭크에서 솔로킬을 당하곤 정글차이라고 주장하는 유저들이 있다. 적 정글러는 내 라인 계속 와서 점멸빼고 딜갱하는데 우리 정글러는 머하고 있냐. 그러나 솔로킬은 결국 라이너의 문제가 맞다. 아군 정글러가 잘하는데 내 라인을 안 봐주는거면 다른 쪽에서 이득을 본다는 얘기니까 괜찮고, 그냥 못해서 그런거면 자신이 더 시야에 신경쓰고 딜교환 잘하고 버티면서 CS를 앞서면 된다. 물론 라인전에서 상대 정글러는 내 라인에 수시로 와서 깽판을 치는데 아군 정글러는 아무것도 안하면 화가 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또한 라이너로써 대비하고 극복해야 될 문제다. 정글러가 매우 잘하는 판은 라이너가 cs먹고 숨만 쉬고 있었는데 15분 서렌 승리가 나오지 않는가. 운영 단계라면 몰라도 라인전 단계는 자신의 실력에 따라 승리에 도움이 되는 영향을 자신이 발휘할 수 있다. 그만큼 라인전 단계는 팀이 아닌 개인의 힘이 강한 구간이다.




이 얘기를 정리하면 라인전 단계는 선수 기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운영 단계는 팀 완성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좋은 선수는 라인전에서 알아볼 수 있고 좋은 팀은 운영에서 알아볼 수 있다. 라인전 단계의 1:1에선 임팩트의 오른이 숨도 못쉬고 더샤이 제이스한테 샌드백이 되겠지만, 운영 단계에 이르러 한타가 벌어질땐 오른의 궁 이니시에이팅이 한타 캐리하고 제이스는 망치마이가 되어 순간삭제당할 수도 있다. 선수 한명이 가진 능력치가 숫자라면, 팀은 선수 다섯에 대한 계산식이다. 라인전 단계에선 아군과 적 한명끼리 숫자 크기를 비교하거나 다른 아군 한, 두명이 더해진 숫자로 겨룬다. 5인이 모였을땐 덧하기로 처리될지, 곱하기로 처리될지, 혹은 빼기나 나누기로 되버릴지 모르는게 운영 단계에서의 팀플레이다.








그러므로 팀 스타일은 운영 단계에서 그 색깔이 나타난다. 라인전이 강한 팀이란건 팀 스타일이 아니다. 좋은 선수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될 뿐이다. 라인전 단계에서 갈린 포지션간의 유불리를 통해 이제 운영 단계에서 어떻게 경기를 이끌어갈 것인가. 팀 스타일을 논하기 위해선 그 부분을 알아야 한다.




운영의 의미는 그 자체론 단순하다. 승리라는 목적을 위해 경기 매순간마다 놓이는 선택의 기로에서 판단을 내리는 행위. 승리하기 위해 팀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에 대해 선수들은 끊임없이 옳은 판단을 갈구하며 각각의 의견을 관철하거나 취합한 끝에 움직인다. 하지만 용어 자체의 뜻만으론 LOL의 운영 단계가 어떤 과정인지 알기 어렵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이렇다.



1. 돈과 경험치 그리고 팀에 이로운 버프(CS, 몬스터, 타워, 바위게, 용, 바론)를 선수에게 분배하여 챔프를 성장시켜 팀 전력을 강화한다.
2. 3개 라인을 밀거나 당겨 관리하고 와드로 시야를 확보하여 얻은 정보를 통해 맵장악력을 높인다.
3. 맵 곳곳의 적절한 인원 배치를 통해 원하는 전술상 구도를 구축하여 교전에서 우위를 점한다.
운영 단계에서 팀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행동을 구분하면 위와 같이 [성장], [정보], [전술]로 나뉜다. 이것은 LOL의 역사와 함께 하나씩 정립되어 현재 운영의 근간이 되었다.




시즌2 시절 북미의 유명한 프로게이머였던 CLG 미드라이너 빅팻은 롤을 잘하려면 무엇을 해야 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CS를 잘 먹어라'. 오래전부터 성장의 중요성은 롤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였다. CS를 잘 먹어야 돈이 모이고 아이템을 빨리 뽑아 강해진다는 단순한 진리. 때로 다른 화려하고 자극적인 가치에 취해 성장이란 기본기를 잊어버리면 주춧돌이 사라진 집처럼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다.




시즌4 월드 챔피언쉽은 삼성 화이트의 독주였다. 누구나 삼성 화이트의 우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고, 어떤 이변도 없이 그건 현실이 되었다. 경기력 측면에서 이보다 압도적인 시즌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 이유는 다른 모든 팀보다 한세대 앞선 운영 개념에 있었다. 삼성 화이트 서포터 마타가 보여 준 시야확보와 맵장악력은 모든 프로팀 선수, 코치진에 경종을 울렸다. 정보의 중요성은 특히 LCK 팀에게 큰 영향을 줬고, 이를 바탕으로 LCK식 운영이란 일원론이 탄생한다.




시즌5는 SKT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으로 자리잡은 시기였다. 15MSI를 EDG에게 내준 뒤 절치부심하여 월드 챔피언쉽을 평정한 그들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온 것이었을까.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 중 마린의 전술적 판단을 꼽고 싶다. 마린은 텔레포트 활용을 당시 어떤 선수보다 잘 사용했다. 이를 이용해 한타를 설계하는 전술상 구도 형성에 매우 탁월했다. LOL역사에 길이 남을 적 미니언 보급을 끊는 미드 텔레포트 장면이 이를 증명한다. 전술의 중요성은 이후 LCK에선 꽃을 못 피웠지만, 전투를 선호하는 LPL에서 갈고 닦여 시즌8에서 결실을 맺는다.




긴 역사 속에 발전을 거듭한 운영 단계의 행동들은 2017년 말미 향로 메타를 끝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1편에서 서술했듯이 2018년부터 점차 무너진 LCK식 운영 일원론에 벗어난 다른 지역은 혼돈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다. 일원론이 남긴 유산을 토대로 자신만의 해석을 거쳐 게임철학을 수립하는 과정이 1여년간 진행됐다. 그렇게 현재에 이르러, 각 지역의 색깔은 충분히 구분할 수 있을만큼 다르게 바뀌었다.




격변을 거치는 과정에서 조합을 떠난 팀 고유의 경향성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같은 조합이라도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른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일원론 시대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합에 어울리는  효율적인 행동을 안하는건 실력이 부족하단 말과 동일했다. 지금도 여전히 조합의 강제성은 존재하고 팀 스타일과 다른 조합을 할때 색깔이 옅어지거나 바뀌는 모습이 보인다. 그럼에도 예전과는 매우 큰 차이임에는 분명하다. 그 경향성은 대조되는 두가지 패턴이 있었고, 2019년에 이르러 두 패턴의 특징은 두드러지게 갈라졌다. 정답지가 있던 일원론 시대가 끝나자 승리하기 위해 우리 팀은 어떤 사고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가라는 질문. 이에 대해 두가지 대답이 나왔다. 집중과 분산. 이제 그 대답을 알아보자.








집중과 분산이란 무엇인가. 단어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한마디로 무언가가 한군데로 뭉치거나 여러군데로 흩어지는거다. 그 무언가는 다들 예상하는 인원, 챔프, 선수인게 맞다. 그리고 돈, 경험치같은 자원일 수 있다. 혹은 시간이나 정보이기도 하다. 선수 머릿속 판단이 되기도 하고 한타 전장이기도 하고 팀이 경기상에서 가지는 선호도일 수도 있다. 정리하면 집중과 분산의 기준은 경기 내에 승리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다. 넥서스를 깨기 위해 집중적인 사고를 하는지, 분산적인 사고를 하는지 생각의 방향을 알기 위한 대조인 것이다.




롤은 10명이 편을 갈라하는 팀게임이다. 팀게임에선 필연적으로 뭉치거나 흩어지는 일이 반복된다. 플레이어 뿐만 아니라 게임 안에서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전체적 요소는 뭉치던지 흩어지던지 양자택일을 강요받는다. 자원, 시간, 공간 등의 물리적 요소들의 집중과 분산은 이를 판단하는 정신적 요소까지 집중과 분산을 요구한다.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집중하고 분산할지에 따라 정답에 가까운 한쪽이 승리를 거둔다. 만약 게임 밸런스가 집중과 분산 중 한쪽이 유리하도록 설정되면 모든 이들이 유리한 쪽으로만 움직일 것이다. 그러나 어느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지지 않는다면 플레이어는 자신의 성향에 따라 원하는 한쪽을 선택할 것이다.




2017년까지의 LOL은 분산형의 시대였다. 라이엇은 협곡을 매년 새롭게 변화시켰지만, 큰 틀에서 게임을 지배하는 분산형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분산형은 [선(線)]이다. 선을 끊기 위해선 점이 필요했다. [점(點)]은 집중형이다. 집중형 스타일은 솔로 랭크에선 힘을 발휘했다. 제대로 된 형태의 집중형은 아니었지만. 그러나 분산형에 유리한 요소는 롤 안에 가득 숨겨져 있었고, 프로들은 그것을 찾아내서 사용했다. 수년간의 패치 경험을 쌓은 라이엇이 드디어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균형을 찾은 것이 2018년이다. 어느 쪽이 유리한 것인가. 집중형의 LPL이 우승한걸 보면 집중형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확언할 수 없는 이유는 현재 운영의 토대가 모두 분산형을 기초로 한다는 것에서 함부로 집중형의 시대라 일컫기 어려울듯 싶다.




승리를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 선택지에서 팀은 집중의 경향과 분산의 경향 둘 중 한쪽으로 치우친다. 이 경향은 선수와 코치진의 롤을 보는 관점과 사고방식에 의해 결정된다. 선수, 코치진은 각각의 LOL 게임철학이 머릿속에 자리잡아 있다. 일원론 시대에서조차 선수들의 관점은 분포가 넓진 않아도 조금씩 달랐다. 이들이 하나의 팀으로 뭉쳤을때 일어나는 관점간의 화학적 작용이 팀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관점의 분포도가 중심에 가깝던 시절엔 이런 화학적 작용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그보다 조합과 효율의 영향력이 훨씬 컸으니까. 하지만 현재는 다르다. 어떤 조합을 하든 두가지 스타일 중 하나가 보인다. 집중형과 분산형의 특징은 이렇다.




[집중형의 특징]
선수들이 자주 뭉친다
맵을 좁게 쓴다
자원을 같이 획득하고 공유한다
흐름을 주도적으로 바꾼다
적의 판단을 강제한다
빠른 스노우볼링
속도중시
성과주의
적극성
단기적인 설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분산형의 특징]
선수들이 필요할때만 뭉친다
맵을 넓게 쓴다
자원을 각각 획득하고 분배한다
흐름을 원만하게 이끈다
적의 판단을 유도하고 받아친다
정확한 스노우볼링
정보중시
효율주의
안정성
장기적인 설계
로우리스크 로우리턴




하나하나 설명과 비유를 들어가며 적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대략적으로 소개만 하겠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경기를 많이 본 팬들은 알 것이라 생각된다. 위 기준과 특징에 따라 이번 2019 MSI 그룹스테이지 6개팀의 스타일을 분석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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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이렇게 길어질지는 생각도 못했네요;; 3편까지 가야겠습니다. 오늘은 힘들어서 더 쓸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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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빛
19/05/09 19:4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은때까치
19/05/09 20:28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세인트
19/05/09 20:59
수정 아이콘
1편에 이어 2편도 훌륭하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추천합니다.
3편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19/05/09 21:4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롤 프로씬을 바라보는 관점이랑 굉장히 흡사해서 흥미롭게 봤습니다.

저는 올드팬이라서 그런지 말씀하신 운영의 삼단계를 보자마자 떠오른게 LCK 메타의 세계 정벌기였어요 크크크.
시즌 2~3에서 해외씬에선 이 LCK 메타를 Korean Push meta라고 불렀죠. Bigfat lp가 성장을 위한 방편으로 [CS]를 강조했던건 꽤 의미심장한데, 당시 북미씬의 게임철학과 롤을 바라보는 관점이 드러나기 때문이에요. 북미 유럽 팀이 주도했던 시즌1과 시즌2 초반의 메타는 CS메타였습니다. CS 메타에서 가장 정답지인 운영 방식은 라인을 당기는 운영이었어요. 롤의 원류인 도타를 하던 올드 게이머들이 Deny를 통해 성장차이를 만들어내는 방법론에서 착안한 이 방법론은 라인을 당겨서 상대 챔피언은 갱에 노출되어 CS를 잃게 만들고 나는 CS를 더 많이 편하게 먹어 성장하는 것을 그 목표로 했습니다. 이 방법이 승리 공식이자 당대의 메타라고 생각했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처구니 없고 일차원적인 생각인데 정말 저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생각이 처참하게 무너진 게 바로 한국식 푸시 메타를 주도한 Azubu Blaze의 공식적인 첫 국제무대 출전이었던 MLG 2012 Summer Season Arena이었습니다. 이 대회야 말로 정말 메타와 메타의 충돌이었는데 블레이즈의 1패 우승으로 마무리되었죠. 라이브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1패우승이라는 결과와는 다르게 그 과정이 막 압도적이었거나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결승에서 맞붙었던 당시 TSM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짬밥, 기본기가 있는지 쉽게 무너지진 않았고 꽤 선전했죠. 어떤 부분에서 선전했냐면 글로벌골드가 막 밀리지 않았고 한타와 CS 획득 측면에서는 오히려 TSM이 이길 때가 더 많았어요. 블레이즈가 타워를 6:0으로 이기고 있는 와중에 말이죠 크크크. 결국 이 때 메타와 메타의 충돌에서 한국의 방법론이 승리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확실하진 않았습니다. 시즌2 롤드컵도 한국팀이 먹진 못했고, 그 이후 블레이즈가 출전한 IPL5에서도 푸시메타가 막 주류가 된건 아니었으니까요. 한국의 방법론이 너무나도 명확하게 더 효율적인 방법론으로 판명되는 건 올스타전 이후부터였죠. 이후부터는 다들 아시다시피 동등한 메타와 메타의 충돌 내지는 대결이 아닌 옳은 방법론과 도태된 방법론의 싸움, 사실상 선진 LCK 문명의 참교육의 시대였죠. 푸시메타는 더욱더 정교해지면서 시야장악을 통한 카운터 정글링, 오브젝트 획득 등 '운영'으로 이어졌고 CS메타는 더 이상의 진보는 없이 그대로 도태되었고 그 이후 북미씬은 선진화된 한국식 메타를 흡수는 커녕 제대로 소화는 못한채 꽤 오랜기간 북미잼으로 조롱받는 처지에 머물렀습니다. (작년 C9이 아프리카 프릭스를 3대0으로 발라버리기 전까지 단 한번도 한국 팀을 상대로 다전제 승리를 경험하지 못한 북미씬과 다르게 유럽씬은 M5와 프나틱 양대 명가가 압도적인 LCK Push Meta의 헤게모니에 맞서서 선전한 역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서양 팀의 메타를 얘기하면서 유럽씬을 언급하지 않으면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푸시메타와 구별되는 유럽식 메타를 얘기하려면 글 하나를 써야할 것 같기때문에 패스하겠습니다 크크크)

우리는 이제 CS와 킬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타워 골드, 그 보다 더욱 더 중요한 시야와 오브젝트. 그 시야와 오브젝트가 가져다주는 성장차이. 성장차이로 만들어내는 교전과 운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집중과 분산이라는 테마도 어떻게하면 이러한 운영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3부에서 기대해보겠습니다 흐흐흐.
RookieKid
19/05/09 22:40
수정 아이콘
그때가 플레임 대신 샤이가 블레이즈로 뛰었던 대회인가요?
19/05/09 22:48
수정 아이콘
MLG 썸머 아레나는 말씀드리자면, 롤드컵이 열리기 전 대회라서 래퍼드가 블레이즈에서 탑보던 시절이었구요. 말씀하신 대회는 롤드컵 직후에 열린 MLG FALL인듯 싶습니다. 생각해보니 이 대회도 블레이즈가 우승했었군요.
이시스
19/05/10 00:00
수정 아이콘
잘 보고 갑니다.
파란무테
19/05/10 08:43
수정 아이콘
우선 글이 훌륭하네요!
열혈둥이
19/05/10 11:56
수정 아이콘
이건 추천과함께 칭찬글을 달아야하는 퀄리티! 3부부탁드릴께요~
ChaIotte
19/05/11 09:52
수정 아이콘
Msi 본선 시작하셔서 바쁘신걸까..3부 완결되면 답글 달려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요즘 pgr을 잘 못와서 양질의 글이 많은데도 의견 교환하기가 참 쉽지가 않네요.
다음 글 조용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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