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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14 23:11:36
Name Smirnoff
Subject [일반] 전지적 시청자 시점에서 찾아본 지니어스 게임의 전략들
12주동안 PGR에 폭풍을 일으켰던 더 지니어스가 홍진호 전 선수의 우승으로 끝났습니다. 우승하신 황신께 진심어린 축하의 인사를 먼저 드리고 싶네요 흐흐.

생각해보면 매주 게임 공개될 때마다 이런 전략은 어떨까 저런 전략은 어떨까 하고 이야기했던 것들 모두 지니어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즐거움이겠지요. 생각해보면 제가 지금 쓰려고 하는 글도 이미 나올만큼 나온 뒷북 전략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만, 프로그램을 본방으로 보면서, 혹은 재방을 보면서 그때그때 '이랬다면 어땠을까?, 혹은 '아 이걸 이렇게 생각했구나' 하는 점들을 복기하듯 짚어보면서, 참 재미있게 본 프로그램에 대해 제 나름대로의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아마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글에 묻어날 가능성도 크고 어디서 본 얘기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사람 아이디어가 크게 다르지 않더라구요 ㅠ.ㅠ 그럴 경우엔 지적해주세요 흐흐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마음껏 얘기한다는 것 얼마나 즐겁습니까 크크~
(사실, 제가 뒤늦게 이런 전략 글을 쓰는 이유는.....TV로 보면서 불판까지 하기가 너무 힘들었기에 막상 본방때는 같이 얘기를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좀 더 큽니다. ㅠ.ㅠ 이런 프로그램은 얘기하면서 보는 게 딱인데 그게 항상 아쉬웠어요. 폰으로 불판참여 하려고 해도 타자가 느려서 피드백도 못했고 크크;;)

12주동안 게임을 하면서 수많은 게임에 대한 수많은 전략이 나왔었죠. 감동의 오픈패스나 인디언포커의 카드카운팅처럼 플레이어가 완벽한 전략을 가지고 나온 회차도 있었지만, 출연자들이 단체로 헤메는 바람에 메인매치가 훅하고 날아가버린 회차도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좀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나름대로 생각해 본 보완책, 그리고 이런저런 전략에 대한 글입니다. 물론 막상 제가 그 상황에 간다면 이렇게 맘편하게 전략을 구상하는 게 아니라 어버버버 하다가 망했겠지만, 우리는 전지적 시점에 놓인 시청자 아닙니까 흐흐 원래 관전은 입게임 하면서 관전하는 게 제맛이지요.


[1회차 1,2,3 게임 : 이준석, 홍진호의 시점]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한정 가위바위보와 유사한 1,2,3 게임입니다. 출연자들 대부분은 2명씩 페어를 이루어서 3승 이상의 승수를 올리고자 했었죠. 이 때, 홍진호와 이준석은 '9승 전략'이라는 기책을 알아냅니다. 그러나 상대방 중에 같은 전략을 생각한 사람이 있을 것을 염려해서 실행에 옮기지 못했죠. '단독 우승을 통해 얻게 되는 생명의 징표로 파트너를 지킨다'는 승리 공식은, 공동 우승으로는 이루어지지 못하니까요. 하지만, 사실 두 가지의 요소만 고려한다면 두 사람은 자신들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알 게 될 가능성이 컸습니다.

1. 많은 참가자들은 3승 전략을 채택했고, 그들은 우승과 관계없다.
2. 1,2,3 게임은 회장 가운데의 홀에서 이루어진다.

이 두 가지의 요소는, 곧 [다른 참가자의 눈을 피해서 몰래 승수를 쌓는 것은 불가능하고, 플레이어들은 다른 플레이어들의 전략에 대해 비밀을 지켜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게임이 채 끝나기 전에 성규가 6승을 이루어냈고, 6승 이상의 승수를 만들어낸 플레이어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내지요. 이 말은 다시 말하면, 9승 전략의 가장 큰 맹점인 '같은 전략을 사용하는 플레이어의 존재'는, 게임이 끝나기 직전까지 게임을 하지 않고 플레이어들의 동태를 지켜보기만 하면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준석-홍진호 연합은 자신들이 전략을 짜는 동안 이미 누군가가 9승전략을 먼저 사용했을 것을 염려했지만, 그것이 비밀에 부쳐질 가능성은 거의 없었으니까요.

만약, 좀비게임이 1회차 게임이었고 1,2,3 게임이 이후에 진행되었다면 9승전략은 성공했을 가능성이 컸다고 봅니다. 1,2,3 게임의 대결과 좀비게임의 터치는 공개된 곳에서 이루어진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이후의 게임에서는 그에 대한 가능성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니까요. 하필 첫 게임...이었다는 것이 이러한 점을 생각하기 어렵게 했을 거라고 봅니다.

[1회차 1,2,3 게임 : 만약, 카드를 빌렸다면?]

2인 페어를 기본적인 전략으로 하는 1,2,3 게임에서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요? 바로 두 페어의 공동우승입니다. 두 사람이 모두 우승하면 가넷과 생명의 징표를 두 사람 모두 획득하게 됩니다. 한 사람을 밀어주는 것과 비교했을 때에 가넷의 이익이 있죠. 그리고 한가지 더 중요한 점은, 공동우승만 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1,2,3 게임이 공개되고 나서 제가 커뮤니티에서 본 전략 중에 흥미로웠던 것이 12승 전략입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3승 전략의 경우 '무승부'에 사용되는 카드는 잉여 카드라는 점을 이용해서 3승 전략 페어에게 카드를 6장 빌려서 12승을 만드는 것이지요. 하지만 카드를 빌렸을 때에 가장 큰 이득을 챙길 수 있는 것은 '2*6승 전략'일 수도 있습니다. 12장의 카드를 나누어 갖고 서로 6승씩을 챙기는 것이지요. 이 전략의 가장 좋은 점은, 다른 플레이어들의 6승 전략까지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총상금이 늘어나니 좋을 수도 있지요. 이 전략의 카운터는 9승 전략입니다만, 카운터에 당한다 해도 탈락후보로 곧장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만약 9승 전략이 사용되었다는 정보를 얻게 된다면 12승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겠지요.

[2회차 대선 게임 : 사실은 이득을 본 황신]

가넷을 잃어버리는 실책 끝에 이준석을 보내면서 지니어스 내내 빛났던 매너홍의 이미지에 옥의 티를 남겼던 황신. 하지만 본의아니게 황신은 이 게임에서 실리를 챙긴 사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대선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대선에 출마해서 탈락 후보의 리스크를 지지만, 당선된다. -> 가넷과 생명의 징표를 받는다.
2.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지지한 후보가 승리한다 -> 가넷을 받는다. 대신 데스매치의 위협이 남는다.
3.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지지한 후보가 승리한다 -> 가넷 대신 생명의 징표를 받는다.
[4.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지지한 후보가 낙선한다] -> 가넷은 얻지 못하지만 사퇴했으므로 탈락후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지지한 후보는 지지자가 아닌 배신자를 데스매치 후보로 지목하므로, 생명의 징표를 받은 것과 같은 상황이 된다.

가장 이익을 본 사람은 생명의 징표와 가넷 2개를 얻은 당선자 최창엽이었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최창엽을 지지했던, 혹은 홍진호의 연합에 끼지 않았던 플레이어 역시 어느 정도의 안전을 얻었다고 봅니다. 배신자의 존재 때문이죠. 김구라, 이상민, 성규 3명은 처음부터 홍진호의 연합에 끼지 않고 최창엽을 물밑에서 지지했고, 그 댓가로 칩 3개를 받았습니다.(박은지 역시 홍진호 연합에 속하지 않았지만, 가넷 대신 생명의 징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데스매치의 위협에 떨어야 할 세 사람은, 어그로를 다 가져간 배신자들 때문에 한 숨 돌리게 됩니다. 김민서가 마지막까지 거짓말을 하면서 어그로를 끌지 않았다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양다리를 걸쳤던 김민서-최정문-김풍에 비해 김구라-이상민-성규는 어그로가 약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차유람의 지지자들은 차유람이 탈락후보가 됨과 동시에 데스매치 결정권자가 되면서 생명의 징표를 얻은 거나 마찬가지인 포지션을 얻게 되었습니다. 차민수-김경란-황신은 뒤통수를 맞은 것에 대한 내상은 있었겠습니다만, 차유람은 자신을 지지해준 사람들을 데스매치에서 지목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만약 가넷보다 생존을 우선시하는 플레이어였다면 [질 것 같은 플레이어를 열심히 지지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을 의미하죠.

[데스 매치 연승 게임 : 2회차 최정문의 시점, 정치게임의 카운터의 카운터?]

더 지니어스 시즌 1에서 가장 많은 욕을 먹은 게임이 바로 연승 게임이 아닐까 싶네요.(표절논란이 거세게 붙은 좀비게임은 논외로 하고-_-;;) 다수결로 한 명 떨어뜨리는 것 같기도 했고, 머리 쓸 것 없이 고개를 숙이든 가넷으로 매수하든 사람 모으는 것이 전부인 정치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했으니까요. 제작진에서는 '포섭할 수 있는 사람은 포섭하고, 그게 안될 것 같으면 상대의 거절을 역이용해서 돌파하라' 같은 방법을 기대했을 거라고 봅니다. 모두에게 바위를 낸다고 하고, 자기를 이길 것 같은 사람에게 가위를 내면 연승은 이어지니까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조건이 자주 만들어지지는 않았습니다. 1회차의 이준석, 5회차의 최정문 모두 자기가 믿었던 사람들에게 져서 탈락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5회차의 경우...탈락자를 불러들인 것은 최악의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최창엽 김민서는 몰라도 이준석 차민수의 경우에는 뭐 어떻게 예측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줄 수 있는 것도 없고 그냥 믿을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뭐, 어쨌든 연승 게임은 그렇게 더 지니어스 최악의 노잼 게임으로 남았고 저 역시 다음 시즌에 이거 또 나오면 욕할 것 같지만-_-;; 단 한 부분, 저의 억측일 수도 있지만 대단하다 싶었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2회차 연승게임에서 김민서가 탈락하기 직전이었는데요. 김민서는 최정문에게 보를 낸다고 하고 바위를 부탁합니다. 그리고 최정문은 그 기대를 저버리죠. 특이한 부분은, 최정문이 보를 냈다는 것입니다. 김민서가 아무 생각없이 최정문을 믿었기 때문에(사실 믿음의 근거가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끝까지 믿고 가넷까지 밀어주면서 부탁한 차유람과는 달리 김민서는 1회차에서 홍진호 속여먹고 2회차에서 또 통수치면서도 자기 편을 만들기 위한 액션을 한 게 없거든요. 이미지가 별로였을 가능성이 크죠.) 비겼지만, 만약 김민서가 최정문은 자신에게 져주지 않았을 거라는 것을 간파하고 돌파를 시도했을 때는 여지없이 패배로 직행했을 것입니다. 물론 나레이션도 나오지 않았고, 판단 근거가 부족해서 저의 억측일 가능성이 크지만, 혹시나 해서 글로 남겨봤습니다-_-;

[3회차 풍요와 기근 게임 : 김풍과 차민수의 시점, 조금만 더 생각했으면 달라졌을까?]

개인적으로 정말 볼 게 없었던 메인매치로 손꼽는 3회차입니다. 차민수 다수연맹과 김구라 소수연맹의 대립 이후 차민수연맹이 머릿수를 이용해서 소수파의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해버리면서 우승을 가져간 회차였던 만큼, 시청자가 볼 게 정말 없었죠-_-; 다만 제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만약 전원 공동우승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김풍과 차민수는 가넷을 많이 확보하는 전략을 처음에 제시했지만, 모두가 해피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김구라는 이것을 거부합니다. 하지만 차민수의 전략과 김풍의 전략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차민수의 전략 : 5라운드가 끝난 시점에서, 10명이 4개의 빵을 얻고 1명이 5개의 빵을 얻는다.
이 경우, 전권을 갖게 되는 1사람을 어떻게 정할 지가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한 사람은 연맹에 속해서 시키는대로 했을 뿐인데 연맹에 의해 탈락후보로 지목되고 말죠.
김풍의 전략 : 4라운드가 끝난 시점에서, 11명이 3개의 빵을 얻는다. 4라운드 째의 기근의 땅은 버리고, 36개가 아니라 33개를 똑같이 분배하고 5라운드부터 개인전으로 돌아간다.
이 경우, 열심히 해놓고 5라운드에서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질 것 같다는 생각에 김구라는 연합을 거부합니다. 그런데, 만약 김풍의 전략이 채택되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답은, '5라운드에서 승부는 가려지지 않는다' 입니다.
4라운드까지 연맹의 작전이 수행되고 개인전으로 돌아가는 시점에서 11명의 플레이어는 모두 3개의 빵과 4개의 티켓을 소유한 상태입니다.

이 때, 5라운드에서 최하위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풍요의 땅과 기근의 땅에 가는 티켓을 모두 사는 것이지요. 5라운드에서 나올 수 있는 빵의 총 개수는 9개입니다. 빵을 하나라도 얻게 되는 상황이 나오면 무조건 자신 아래에 최소 두명을 깔아두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11명이 모두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면, 5라운드는 파토가 납니다. 전원 공동우승의 상황이 찾아온 것이지요. 이 경우 게임이 어떻게 되는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재경기를 하게 되어서 이 전략이 쓸모없어지게 될 것 같습니다만-_-; 그래도 궁금하긴 합니다. 흐흐. 만약 다른 게임을 새로 준비한다고 하면 이거야말로 라이어게임 류 필승법이겠지요.

그리고, 이 게임에서 아쉬웠던 것이 차민수의 차선책, 즉 김구라 연맹 말려죽이기 작전이었습니다. 보기엔 압도적인 승리였지만, 차민수가 패배한 데스매치를 떼고, 그리고 왕따놀이 전략이라는 꺼림칙함을 떼고 봐도 이건 실속이 없는 전략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김구라 연맹의 인원수가 3명이 된 시점, 즉 양쪽 모두 생명의 징표보다 구성원 수가 많아진 시점에서 어느 쪽이 이기든 데스매치는 김구라 연맹의 1인 vs 차민수 연맹의 1인이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었어요. 가넷을 최대한 얻기는 커녕 마이너스로 게임을 끝내고 전체 가넷을 줄여가면서까지 게임을 끝까지 파토낼 유인이 별로 없었다고 봅니다.  다들 똑같이 참여했는데 누구 한명은 반드시 지켜야 하고 이런 게 딱히 없었으니까요. 양다리 걸친 최창엽을 지키겠다고 생명의 징표를 쓰긴 했습니다만, 최창엽에게 생명의 징표를 준 건 다른 연맹 구성원들에게 리스크를 넘긴 거랑 같죠.. 최악의 경우 김구라 연맹에게 승리를 내준다고 해도 가넷 상으론 오히려 이득-_-;;;이고, 손해래봐야 김구라 연맹 중 데스매치로 끌어들일 1명이 강제 지정된다는 기분나쁨 정도죠. 뭐 결과론으로 얘기하자면 어차피 김구라가 이겼어도 데스매치는 차민수 vs 성규 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차민수 연합은 데스매치가 정치게임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연맹을 유지했지만, 생각해보면 만에 하나 메인매치에서 패배했더라도 데스매치에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습니다. 3인 이상으로 이루어진 두 파벌 간의 싸움으로 간 시점에서 메인매치 우승은 허울뿐이었는데 그걸 지키기 위해 너무 무리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니어스의 정치놀음이 노잼의 큰 원인이었고 몇몇 참가자들이 적잖이 까인 이유이기도 하지만 정치를 주도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기도 합니다. 그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차민수였다고 생각하고요. 만약 3라운드의 데스매치가 정치게임이었다면, 그 다음 회차부터는 감히 차민수 연맹에게 반기를 들 수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겠죠. 그리고 이렇게 가면 노잼이 될 가능성이 컸다고 봅니다. 어찌 보면 이쯤에서 연맹이 깨진 것이 시청자 입장에선 참 다행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5회차 사기경마 게임의 경우에는 베팅 방식에서 탈락후보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예상만 하고 머리가 아파서 생각은 안 해봤었는데 10회차에서 김경란의 파트너인 김경헌씨가 멋지게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12회차의 최정문과 함께 양대 하드캐리 장면이었죠 크크

8회차 콩의 딜레마 게임의 경우에는 이미 PGR에서 한바탕 토론이 일어났던 기억이 나서 생략하겠습니다. 흐흐 그때 기억을 못 잊어서 글을 쓰게 되었네요.

[9회차 수식 경매 : 김경란, 박은지의 시점, 만약 둘이 연합했다면?]

9회차 수식 경매 게임의 승패가 사실상 정해진 시점은, 성규가 특별 경매에서 11 큐브를 획득한 그 시점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쟁을 무위로 돌려버리는 11 큐브를 획득한 후, 이미 숫자타일 '1'을 가지고 있던 성규는 여유롭게 나누기 타일과 10 타일을 획득해서 게임을 끝내버립니다. 그러나, 성공률이 보장된 것은 아니나 11큐브의 주인이 원하는 타일을 먹는 것을 한 번에 한해 방해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합니다. 여유만만한 11큐브 소유자가 11큐브를 걸기 전에 같은 큐브를 입찰해서 경매를 무효화시키는 것이지요. 물론 11큐브 보유자가 눈치가 빠르면 이 방법은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소유 플레이어가 성규였기 때문에 이 방법을 시도했어도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은 합니다.) 이 방법은 두 번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두 번째는 대비하게 되니까요.

성규가 원하는 타일이 경매에 등장한 시점에서의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남은 경매 : 20회(나누기, 10) / 21회(6, -) / 22회(7, -) / 23회(+) / 24회(10)
수식 완성자 : 김경란(3+3=6), 박은지(2x2=4)
수식 미완성자 : 성규(1), 홍진호(7), 이상민(4+)
10 큐브 보유자 : 성규, 박은지, 이상민
11큐브 보유자 : 성규

만약, 11큐브 낙찰이 방해받아 성규가 20회 경매를 승리하지 못한다면, 성규는 승리하기 위해서 23회와 24회를 모두 승리해서 10과 가장 가까운 11을 완성해야 합니다. 22회를 승리하고 김경란과 공동우승에 만족하는 방법도 있지만 7가넷씩 써놓고 그런 걸 할 리가 없죠. 성규에게는 10큐브와 11큐브가 모두 남아있으니까요. 그리고 상대 입장에서는 두 경매 중 하나, 즉 성규가 10큐브를 사용하는 경매만 방해하면 성규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페어는 김경란-박은지 뿐입니다. 성규가 수식을 완성하지 못하면 우승자는 김경란이 되고, 박은지와 달리 홍진호에게는 성규를 방해할 10큐브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여기까지 상황이 온다고 해도 김경란-박은지가 꼭 승리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상민에게 10큐브가 남아있었기 때문이죠. 성규가 23회차 경매에서 10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박은지는 10카드를 써서 경매를 방해해야 합니다. 다음 회차에선 11이 튀어나올 테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24회차 경매에서 이상민이 10큐브를 써서 수식을 완성시켜버립니다. 완성된 이상민의 수식은 4+10=14. 김경란의 6과 같이 10과는 4 차이가 나지만 이 경우 숫자가 큰 이상민이 간발의 차이로 승리를 거머쥐게 됩니다. 결국은 누가 마지막까지 생각하느냐 싸움이 되는 거죠.

물론 게임은 끝났고 제가 풀어놓은 썰은 출연자들의 두뇌싸움을 가장 치열하게 가정했을 때나 나오는 의미없는 가정이지요. 하지만 만약 이 전략이 사용되었다면 재밌었겠다..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쓴 대로 이상민이 승리하면 황신이 탈락후보가 되었겠지만 황신은 실제로 탈락후보가 되었고 올라왔으니까요. 흐흐. 하지만 만약 김경란-박은지가 우승했다면 최후의 4인에서 이상민-황신-성규 중 한 명을 못 봤을테니 그건 끔찍하네요-_-;;




[마치며]

나중에 시간되면 한 번 적어봐야지, 했던 글이 드디어 마무리지어지네요. 뭐 어떻게 보면 이미 끝난 방송에 대한 결과론만을 모아놓은 글입니다. 뭐 저야 쓰면서도 즐거웠습니다만-_-;;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길기만 하고 재미는 없으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도 드네요. 그냥 한 가지, 지니어스 게임을 재밌게 보셨던 분들이 글을 읽으면서 그 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날 수 있으면 성공. 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작 황신의 3대 명장면인 오픈패스, 6회차 데스, 10회차 데스에 대한 언급은 없네요 크크 ㅠ.ㅠ)

그럼, 좋은 밤 되세요. 세 달 후에 다시 머리 한 번 제대로 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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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아스
13/07/14 23:19
수정 아이콘
: 여유만만한 11큐브 소유자가 11큐브를 걸기 전에 같은 큐브를 입찰해서 경매를 무효화시키는 것이지요.:

이 전략은 안 통하죠. 그 상황에서 어떤 바보도 11큐브 있는데 다른 거 내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미 앞에서 타일을 큐브로 박살 낸 성규라면? 그런 짓은 하지 않죠
Smirnoff
13/07/14 23:21
수정 아이콘
성규는 다른 거 안 냅니다. 성규가 11을 내기 전에 다른 두명이 무효화시키는 거죠. 물론 성규가 눈치가 빠르기 때문에 그 전에 11을 낼 가능성이 더 크다고는 생각합니다만 2인연합이 있다면 걸어볼 만은 하죠. 당장 지게 생겼으니까요.
모리아스
13/07/14 23:24
수정 아이콘
걸어볼 만은 하겠네요. 최후의 발악이 안 통한다 해도
데쓰매치에 지목될 확률은 기껐해야 33%에서 50%로 밖에 커지지 않으니까요
Legend0fProToss
13/07/14 23:30
수정 아이콘
성규가 멋졌던부분은 수식경매에서
김경란 홍진호의 뒷통수전략을 간파하고
딱 막아버리는 센스!
Smirnoff
13/07/14 23:34
수정 아이콘
크크 대박이었죠. 제가 쓴 전략이 안먹힐 가능성이 크다 생각한 이유가 그 장면이었습니다. 황신만큼은 아니었지만 성규 역시 짱짱맨이죠!
王天君
13/07/14 23:49
수정 아이콘
저는 성규가 멋지다기보다는, 홍진호가 바보 같더군요. 실시간으로 성규가 눈뜨고 당할리가 없는데;;;
13/07/14 23:50
수정 아이콘
확실히 마지막 살아남은 4명은 다 각자의 강점이 있어서 재밌었던거 같습니다. 거기에 이준석씨만 좀 오래 살아남았다면 더 재밌었을 거 같아요. 이준석씨가 1회에 떨어진게 너무 아쉬워요.
민트가디건
13/07/15 00:07
수정 아이콘
2, 3회차에 대한 생각이 저랑 같으시네요.

2회차는 배신없는 낙선자 지지자는 생명의 징표를 얻는 것과 같았죠.

3회차는 연합의 수장들의 선택에 허점이 노출되면 결과가 어떤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죠.
대본대로였으면 김풍의 주장대로 하는게 흥미진진했을텐데.
차민수의 필승법은 필승법이 아니었고,
김구라가 개인전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을 거절한 반대편 수장의 게임 이해도로(김구라 얘기를 계속하게 되네요-_-;)
시시해져버리고 다른말로 하면 대본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방과후티타임
13/07/15 00:27
수정 아이콘
제작자 입장에서는 이런 여러가지 전략이 나오지 못한것이 아쉬울수 있겠네요. 짧은시간과 한정된 정보로는 물론 불가능 한 일들이었겠고, 그와중에 그나마 멋진 모습을 보여준 오픈패스, 5대5와 데스매치의 홍진호, 좀비게임의 연합팀, 성규 수식경매 등등이 건질만한 멋진 게임이 된것 같습니다.
억지로 극적인것을 뽑아내려는 것보다는 실패가 있지만 그사이에 보여주는 멋진 승리때문에 더 지니어스가 재미있었던것 같아요. (물론 제1조건은 황신님의 승승장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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