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서 죄송합니다. 일도 일이지만...(일 바쁘다는 건 사실 핑계로 들리시겠지만..)
사실 48회 까지 써놨다가 마음에 안들어서 엎었습니다.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는 것 같네요.
글쓰기 재능이 지지리도 없는 놈이 여기까지 써온 것도 글을 읽고 항상 댓글로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인데...
연재에 소홀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완결까지 힘내겠습니다... (끝까지 글을 봐주시는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 - -
수업을 마치고, 곧장 수영이가 있는 카페 허니로 향했다.
잠을 설쳐 잔뜩 뻑뻑해진 시야에 카페 간판이 보일 쯤 내 발걸음은 눈꺼풀만큼이나 무거워졌다.
주찬이를 통해 들은, 어제 밤 수영이의 배려를 생각 할수록 마음이 무겁게 가라 앉는다.
민망함... 미안함... 고마움... 여러 가지 감정이 한데 엉켜 가슴 한 켠에 응어리진다.
카페 허니에 다다른지 오래지만, 괜스레 쪼르르 들어가기가 무안해 밖을 서성였다.
집중력을 발휘해 빛에 반사되는 내 모습 너머에 수영이를 흘깃 도둑질하듯 훔쳐본다.
제법 후끈해진 날씨 탓인지 샷을 내리며 송글한 땀을 닦아내는 수영이의 모습이 보였다.
두근.
참 예쁘구나.
외모며, 마음이며 뭐 하나 빠짐없이 예쁜 여자다.
저런 여자와 썸을 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낯설게 느껴졌다.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면, 내 부끄러운 시선을 수영이가 눈치챌까 슬쩍 고개를 돌린다.
하릴없이 주변을 빙빙 돌고 나서야 유리 너머 수영이를 다시 훔쳐 볼 수 있었다.
수영이는 능숙한 손길로 음료 한 잔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 희끗한 손이 무어라고
눈을 뗄 수가 없게 시선을 고정시킨다.
두근.
가슴 한 켠에 쌓였던 여러 감정들이 하나로 풀어지며 심장을 간지럽히는 듯 하다.
"하아."
그러면서도 마냥 그 감정을 반길 수 없는 내 상태에 깊은 한숨이 내쉬어졌다.
이 달달하고, 생기 넘치는 감정이 어째서 마냥 기쁘지 않을 걸까.
"아."
그 와중에 너무 뚫어져라 수영이를 쳐다봤나보다. 밖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시선을 느꼈는지
유리 너머로 고개를 돌린 수영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 반짝 빛나는 눈빛에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쭈뼜거리는 발걸음으로 카페 허니에 들어서며 수영이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수영이의 눈빛을 그대로 대하기 어쩐지 미안해져 카페 구석자리로 후다닥 앉았다.
"이거 마셔요."
"어?"
수영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건네왔다.
"아직 주문도 안했는데?"
"어떤 분이 원샷만 뽑아 달라 했는데, 모르고 투샷을 뽑아버렸거든요. 기왕 뽑은거니까요?"
"고마워. 나도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