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9/22 18:50:40
Name 주영훈
Subject 즐거운 건망증^^
가끔 차키를 꽂아둔 채 문을 잠글 때가 있습니다.

가끔 가스 불을 켜둔 채 다른 일에 몰두할 때가 있습니다.

가끔 게시판에서 사람들과 논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잠겨진 차는 어떻게든 다시 열수가 있습니다. 안되면 차를 바꾸어 버리면(^^)그만입니다.

가스 불을 켜 두었다고 해도 주전자나 냄비정도가 타면 그만입니다.

아니면 집을 다시 장만(^^)해버리면 그만입니다.

가끔 이런 일들을 겪을 때면 건망증이란 것이 나이와는 무관하단 것을 금방  알 수가 있습니다.

자신을 탓하면 됩니다.

‘에이! 모자란 놈 도대체가 제대로 하는 것이 없으니..쯧쯧..’

아무도 모릅니다.^^

내가 나를 탓해도...

가끔 내가 한 일들이, 말들이 멋있을 때가 있습니다.

‘뉘집 자식인지 참 멋진 놈인걸...!!’

아무도 모릅니다.^^

내가 나를 칭찬해도...


가끔 친구들과 말다툼을 할 때가 있습니다.

원인이 나에게 있을 땐 술 한 잔 하면 풀리겠지 하며 편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쉽게 풀리기도 하지요.

하지만 잘 풀리지가 않으면 속좁은 놈 하며 한마디 더 해줍니다.

원인이 내가 아닐 때 술 한 잔 마시면 더욱 열받습니다.
그렇게 쉽게 풀릴 일이냐며 나무랍니다.

그래도 친구들은 싫은 놈 좋은 놈 해가며 지내게들 되어 있습니다.

아니면 친구 하나 다시 장만(^^)하면 그만이지요.

건망증이 때로는 필요하기도 한가 봅니다.

어제 싸우고도 다시 웃으며 만날 수가 있기에 사람입니다.


가끔 게시판에서 말다툼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땐 몰랐습니다.

글에는 건망증이 없다는 것을요.

마음이 풀려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게시판에 들어가면
사람인지라 싸웠던 것을 다시 읽게 됩니다.

그럼 또 아픕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자하고 다짐도 합니다.

하지만 건망증은 다시 발동되지요.

또 실수를 하게 됩니다.

사람이니까요.

친구에게 받은 상처 친구가 풀어주고...

사람에게 받은 상처 사람이 풀어줄 수가 있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게시판에서 받은 상처 게시판에서 치료할 수가 있습니다.

논쟁의 끝은 떠남과 남음이 아니라

다시 어우러져 싸우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면서 다시 논쟁을 시작할 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건망증이 발동되기 전에

다음에 내가 남긴 글 낯 뜨겁지 않게 보기 위해서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을 배울까 합니다.


덧글... 가입한 지 1년이 더 되었고 글 읽은지는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사람들 속에서 같이 웃고 떠들고 하기엔 나를 이 곳에선 조금 엄격하게 대했었습니다.

그러자 글쓰기도 어려워지고 하고 싶은 말들도 참게 되고

그리고 한 때 논쟁의 중심에 있지는 않았지만 상처를 받은 적도 있었고

(아무도 모릅니다^^)

새로 가입했다고 해도 글 하나 남긴적 없다 하더라도 소외감 느끼거나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또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글도 남기게 될테니까요.

아는 사람 없어도 친한 사람 없어도 편한 곳입니다 저에게는.

앞으로도 글을 자주 쓰지 않을테고, 댓글 다는일도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저는 친구들 앞에서는

‘피지알에서는 말야 ... 하면서 가족들 얘기들을 합니다.’

이 글 다 읽고 ‘지가 뭔데 ...’

라고 하셔도 속으로 하면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는 웃으며 ‘반갑습니다.’ 하면 모두가 즐겁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분수=하비365전
03/09/22 19:07
수정 아이콘
즐거운 건망증은 심신의 건강에 좋습니다..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3194 즐거운 건망증^^ [1] 주영훈1472 03/09/22 1472
13193 드디어 제가 레벨 7이 되었군요.. [19] 거짓말같은시1836 03/09/22 1836
13192 추게글 영역하실분 없으신가요 ? [23] homy4321 03/09/22 4321
13191 테란의 "신" 간의 대결!! [12] 킁킁3606 03/09/22 3606
13190 '예의'와 '논리' 그리고,, 또 하나 더 [2] 강가딘1461 03/09/22 1461
13188 조선왕조실록의 역사적 의미는? [15] 분수=하비365전2052 03/09/22 2052
13186 핸드폰 나이.. [12] 전유2643 03/09/22 2643
13184 <수원방송배 스타 크래프트 올스타전>에 다녀왔습니다.^^ [6] Artemis3201 03/09/22 3201
13182 [잡담]종족의 우상 [31] 미남불패3590 03/09/22 3590
13181 [어쩌면 유용한 정보]음악과 함께하는 스타리그.(배경음악 모음) [10] HalfDead3039 03/09/22 3039
13180 어제 농촌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3] 성원이1494 03/09/22 1494
13179 [스타소설] 유리장갑 - 2 - [4] 신문종1535 03/09/22 1535
13178 [스타소설] 유리장갑 - 1 - [6] 신문종1635 03/09/22 1635
13177 뒤늦은 스타리그 후기. [2] 다쿠2227 03/09/22 2227
13176 [Tip] 로지텍 MX300, MX500 800dpi로 사용하기..... 미사토4123 03/09/22 4123
13175 [잡담]가입인사 및 부러워 하는 것들. [11] Red Virus1531 03/09/22 1531
13172 [잡담]마이큐브배 스타리그 오프닝에.. [21] 후크의바람3115 03/09/22 3115
13171 국내 종족별 3대유저를 모아놓코 팀배틀을 벌인다면 어느종족이 최강의 자리에 오를까요? [38] 초보랜덤3375 03/09/22 3375
13170 지금 이재훈선수 게임을 보구있는데요.. [11] Vegemil-180ml2905 03/09/22 2905
13167 늦은 가을밤... 행복합니다. [11] 무지개너머1486 03/09/22 1486
13166 리플을 볼 때 가장 재미있는 프로게이머... [29] Movingshot4555 03/09/22 4555
13165 다이어리를 잃어버렸습니다... [5] UnknOwn-MuMyuNG1458 03/09/22 1458
13164 실력 인정, 친구. [12] 물빛노을2041 03/09/22 204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