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3/07/01 19:33:29
Name Bar Sur
Subject [잡담]당신에게 스타크래프트란?
음, 글쎄?

이제까지 크게 생각해 본 적 없었는걸.

갑자기 그런 걸 물어보다니, 무슨 일이야?

아하, 그러고 보니 이제 스타 접는다며?

니가 프로게이머도 아닌데 뭘 접고 말고 하냐?

혼자 안하면 그만이지. 쩝.

-_- 근데 그럼 심심해서 뭐하고 산다니?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하라구?

-_-+

은근히 짜증나지만, 자꾸 물어보니까 대답하긴 하겠는데......

그건 게임이잖아.

아니, 게임이었던 건가?

음.지금에 와선 잘 모르겠어.

지금의 스타크래프트, 방송에서 보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스타크래프트.

그건 아직도 단순히 게임인 걸까?

옛날에는 어땠냐구?

하하, 그거 PC방에서 친구들하고 무한맵에서 노가다하던 때 말이야?

으아~ 그 때는 레이스가 최고였어~

투명 비행기(그 땐 그렇게 불렀지)를 와장창 만들어서 무조껀 일꾼만 잡는거야.

그 사이 꽃밭에 둘러쌓여서 @_@;; 초난감 했지만 말이야.

흐음........

생각해 보면 그 때는 그냥 게임이었는데 말이야.

지금은 게임이 아니냐구?

지금의 스타 크래프트도 물론 게임이지.

혼자서 베틀넷 할 땐 말이야. 이기면 헤벌쭉 해지고, 지면 힘줄 솟고.....

그런 게 게임이야. 달라진 건 없나?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복잡하고 피곤한 걸까.

왜 과거의 스타와 현재의 스타가 같은 도형 속에 들어가지 않는 걸까.

과거의 기억 속에서 서투르게 키보드와 마우스를 움직이던

작은 소년이 나의 귓가를 간지럽히며 속삭인다.
.
.
.
.
.
.
.
.
.
"그냥 즐기면 되는거야."

넌 어때?

당신에게 스타크래프트란?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7-0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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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수
03/07/01 19:38
수정 아이콘
-_-참 쉬운질문이면서도 대답하기가 난감하네요.하핫.. 참, 잡담글이지만 추천게시판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몽땅패하는랜
03/07/01 19:45
수정 아이콘
잘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서봉수 9단이 힘겹게 바둑판에 휘호한 한 글자 樂(즐거울 낙)에 무릎을 친다는 글이 있었는데 그것이 떠오릅니다. 저 역시 강렬하게 원츄!!!(30도 각도에서 어깨를 추켜올리며 부르르~~~~)
묵향지기
03/07/01 20:05
수정 아이콘
잘썻네요 -0- -_-)=b
sad_tears
03/07/01 20:48
수정 아이콘
생활의 일부~ 지금 내삶의 중요한 하나...스타가 없었다면... 어린시절 소중한 추억의 일부가 없었다.
낭만드랍쉽
03/07/01 21:05
수정 아이콘
낚시인에게는 낚시가 있다면.. 나에게는 스타가 있다..

삶의 활력소이자 구~웃 취미^^ 특기가 되기에는 허접한 실력..ㅠ ㅠ
알바생
03/07/01 21:08
수정 아이콘
매우 공감가는 글. 참고로 저는 이런 생각을 99년에 했더랬죠. 당시 잘나가는 게시판이던 나모모 게시판에 비슷한글을 올렸었는데.. 그 후로 학업의 압박으로 스타를 그만뒀었는데(질리기 시작하기도 했고여.) 스타를 같이 하던 친구와 군제대를 한 지금에와서 스타에 대한 열정이 더 뜨겁게 달아오른다는게 정말로 신기할 따름..

하지만 고딩시절 밤을세며 친구들과 무한맵에서 했던 플레이가 훠얼씬 더 재밌었죠.. 지금은 배틀넷을 할때마다 한판한판 패배를 두려워하고 컨트롤. 전략 머리아프고 지고 나면 밀려오는 막심한 스트레스..
승패에 부담없이 떠들며 무한맵에서 친구들과 하던 그 때가 그립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유한헌터 팀플에서 질럿,저글링 개떼로 싸우는 것보다 캐리어와 디바우어러가 난무하는 아이스 헌터가 더 정겹다는...
낙화유수
03/07/02 01:57
수정 아이콘
예전부터 묻고 싶었던 질문중 하나이네요. 나도 스타를 좋아하는 팬이지만 지금도 가끔씩 pgr21에서 보게되는 몇몇분들의 글에서는 충격을 받을때가 많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스타의 매력 이상의 어떤 매력이 있는것인지.. 너무 궁금하네요.
어렸을때 부터 오락실의 오락을 좋아했지만 성인이 된후 거의 오락하고는 관계가 없이 살고 있었는데.. 회사동료 몇몇이 겜하는것을 보고 같이 놀고 싶어 배우게 됐습니다. 처음에도 상당히 재미있는 편이었지만.. 가장 결정적인 재미를 준 이유는 스토리라인때문입니다. 그당시 내 편견으로는 "아니 무슨 아이들용 게임에 스토리가 필요해?" 에서 서사적이고 치밀한 스토리라인에 빠진후 게임에 나오는 유닛이 전부 달라보이더군요.
마치 생명이 깃들어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한동안 무척 빠져었죠..
지금은 겜도 잘하지 않고 TV도 잘 보지 않지만.. 한창때 스타 겜 한판 한판은 내가 쓰는 무협SF소설이었습니다.
03/07/02 07:17
수정 아이콘
스타를 중2때부터 현재 대학1학년 휴학까지 꾸준히 즐겨오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말 많은 추억이 있었죠.
초기 모뎀플레이로 친구들과 하이텔 모플동호회에서 사람들 만나서 했던일.
28.8k 모뎀으로 전화비 많이 나온다고 집에서 온갖 욕을 들어가면서도 꿋꿋이 배틀넷에 접속했던일.. (항상 떡볶이 - 레드핑 - 이었죠)
브루드워 초기 래더에 한창 빠져서 랭킹 1위라도 올리고자 했던 일... 또 랭커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
고등학교 배정을 외딴 곳으로 받아서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을때 스타, 스타를 제일 잘한다는 이유로 몇 일 안되서 반 친구들을 모두 사귈 수 있었던 일..
스타 대회에 학교 친구들과 함께 나가서 우승한뒤 부페집으로 끌고가서 한턱 쐈던일... 게임아이에서 다시 래더할 때와 같은 열정에 불타며 점수 경쟁을 했던일.. 대학 입학 후에는 친구들과 온게임넷 보러 가기도 하고, 여러 대회도 참가하기도 하고.. 말로 다할수 없는 소중한 추억들이 너무나 많죠.. 스타크래프트에는.
Hewddink
03/07/02 14:37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원츄~~~!!
ㅠ_ㅠ)=b
03/07/02 16:16
수정 아이콘
전 아직 제가 부족해서 그런지 즐기는것보다는 이기고 싶네요 ^^;
대부분 저같은 맘이 아닐까 하는;;
CounSelor
03/07/03 07:05
수정 아이콘
프로게이머는 아니지만 스타는 이미 내 전부이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아닌가?? 즐기려고 하지만 그렇게 안되는건 왜지?
또 물어보는군.. 후훗
03/07/03 08:41
수정 아이콘
친구.....^^;
sad_tears
03/07/04 12:29
수정 아이콘
~~~아~~~ 스타!!

감동!
세상에단하나
03/07/04 18:20
수정 아이콘
스타크래프트......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이 담겨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03/07/06 03:20
수정 아이콘
흠..스타크래프트라..저한테는 없어서는 안되는 겁니다..머..거의 유일한 인생의 낙이자 자신감을 찾기 때문엥...게임 이기 이전에..저한테는...생활의 활력소쯤...
03/07/06 18:41
수정 아이콘
가끔 문뜩 스타도 하나의 컴퓨터 게임이였다는생각이 들때가 있더군요
지금은 나에게 어떤 의미냐 하는 정의를 내리기에는..
상당히 오래해왔습니다........
디아블로2 가 제가 살고 있는 호주에 나왔을당시 게임 패키지 앞에 경고 스티커 가 붙어있었습니다
caution
seriously addictive
( 경고 : 중독성이 심각함)이라는..

스타살때는 그런 경고 스티커는 없었습니다
블리자드에 소송걸겁니다 ^^;;
열혈부적™
03/07/07 21:58
수정 아이콘
네.. 저도 스타를 하나의 일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것 같네여
4학년때 스타를 첨봤을때가 생각이나는 ^____^
치트를 써가면서 잼있게하던 기억이나네여
마샤™
04/01/14 06:30
수정 아이콘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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