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3/07/16 02:11:00 |
Name |
Starry night |
Subject |
온게임넷 음모론(1) 한빛배편... |
온게임넷 음모론(1)
이 글은 당연히 농담삼아 쓴 글이므로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열심히 경기에 임해 준 선수들과 관계자 여러분께서 기분 나쁘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_-;;
(편의상 경어체는 생략하겠습니다.)
온게임넷의 리그는 항상 극적이다. 뭔가 이루어 질 것 같으면서도 안이루어지고, 그러다가
도 간절히 바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그 이유가 뭘까? 나는 항상 스타리그를 보면서 짜고
해도 이렇게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가만, 짜고 한다…라… 이러한
음모론의 형태는 예전부터 있어왔던 것이다. 각지에서 온갖 음모론이 도사리는 가운데 나
는 하나의 기막힌 가설을 생각해 내었다. 그것은 바로 온게임넷에는 소위 “부커진”들이 존
재한다는 것이다. WWE(미국 프로레슬링)처럼 부커진들이 승패를 좌우하고 각본에 따라
연기만 한다는 것이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과 같이 한경기에 매진하는 온게임넷이 아니라
리그 전체를 통타하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에 따라 열광한다
니!
어이없지 않은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도 상당히 어이없다. 내 머리에서 이러한 생각을 했다는 것이 자랑
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럽다. -_-;; 여튼 그 증거들을 아래의 정황을 살펴보면서
파헤쳐보자.
본인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것은 2001 한빛소프트배였으므로 여기서부터 시작하기로
하겠다. 그 전의 리그는 자료를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
지 못하므로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_-;;
2001 한빛소프트배
사람들에게 2001 한빛소프트배의 영웅은 누구에요? 라고 물어본다면 100이면 99는 “임요
환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나머지 1은 “영웅이 뭐에요?”라고 되묻는 사람…-_-;;) 그렇
다. 한빛소프트의 영웅은 임요환이다. 12승 1패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우승컵을 거머쥔
그 사내. 혜성같이 나타나 각종 저그 고수들을 무찔러버리면서 우승을 한 그 사내! 그 사나
이의 종족은 무엇인가! 바로 온/리/테/란/이다…
당시까지 고수들 사이에서는 모르겠지만 일반인들 사이에는 테란은 하찮은 인간종족으로
만 여겨졌다. 단지 인간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가끔 해주는 종족… 그런것이었다. 배틀넷에
는 프로토스와 저그가 양분하는 상태였고 테란은 가뭄에 콩나듯… 그러나 냉혹한 저그 유
저들은 그 콩마저도 낼름낼름 잘도 잡아먹었다.
99년과 2000년, 스타리그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고무되어있던 온게임넷은 새로운 재미로
2001년까지 그 인기를 더하기 위해서 애쓰고 있었다. 그러나 내부 부커진 회의(-_-;;)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99년과 00년의 리그는 드라마틱한 면이 좀 떨어졌다. 물론 결승전 3:2 승
부가 있었지만, 스코어에서 보듯이 너무 조작한 흔적이 있다. 게다가 시청자들도 결승전에
서만의 긴장감이 아니라 리그 전체에서의 긴장감을 즐기고 싶어했다. 또한 TV보다 자신들
의 실력이 떨어질 것이 무어가 있냐며 무시하던 각종 재야 고수들의 눈을 돌리는 것도 그
들의 임무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언가 획기적인 사건이 필요했다. 바로 최약체 테란의
반란이 그것이다. 현재 토스가 강력한 영웅을 기원하듯이 당시 테란 진영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모습으로! 그래서 온게임넷은 테란 유저 영웅 만들
기에 들어갔는데 온게임넷 부커진들에게 낙점 받은 선수는 바로 임요환이었던 것이다.
임요환이 처음 소개될 때는 ‘특이하다’는 점 외에는 엄청나게 강하다던가, 왠만해서는 지
지않는 무적의 선수라던가 하는 소개는 붙지 않았다. 드랍쉽을 많이 쓰는 이상한 애-_-;;;
정도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그 특이한 점이 부커진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으니… 각본대
로 임요환은 승승장구, 테란 유저들은 열광하기 시작했고, 저그들은 경악했다. 시청자들
은 처음 보는 곱상하게 생긴 선수가, 그것도 온리테란으로 기존 강호들을 격파하는 모습
은 종족을 불문하고 멋있게 보였을 것이다. 재야 고수들도 그 소식에 놀라 하나둘씩 TV앞
에 모여 앉았고, 프로토스 유저들도 그의 플레이가 뭔가 연구하기 위해서 TV를 켜기 시작
했다. 온게임넷의 부커진들이 미소가 슬슬 피어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그래도 12승 무패
라는 어이없는 전적은 자칫 리그 자체를 격하시킬 우려가 있었으므로 유일하게 1패를 안
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것은 프로토스의 몫이었는데 저그가 발탁되지 않은 이유는 아직
저그에게는 ‘충격과 공포’ 요법이 더 쓰여질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세히 살
펴보면 임요환 선수의 1패는 교묘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당시 연승 최고기록이었던 국
기봉 선수의 기록을 건드리지 않는 위치에 있었다. 이것으로 시청자들에게 ‘아쉽게 패배
한’ 모습을 보여 시청률을 높이려 했음이 틀림없다…-_-;; (사실 경기 내용도 리버로 뚝딱 끝이 났을 정도로 약간은 허무했다.)
이러한 각본의 정점은 역시 결승전이다. 임요환이 결승에 올라가는 것은 각본대로였고, 상
대는 누군가 하는 것만 남았다. 여기서 부커진들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배넷계를 양분하
고 있는 저그와 프로토스, 과연 누구에게 파트너를 줄 것인가~ 그들은 결국 저그를 선택
했다. 유저층이 두터운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또한 저그의 우승 징크스 전략도 여기서
나온것으로 추측된다.(프로토스는 2000년 프리챌배에서 우승했으므로) 이와 같은 선택이
훗날 ‘플토 암울 시나리오’의 탄생에 영향을 주었다니 얼마나 플토 유저들에게는 통탄할 노릇인가! 그래도 프로토스 유저들의 반발이 있을지 모르니 3, 4위를 모두 플토에게 내어주는 아-_-량을 베풀기도 하였다.
임요환의 상대로 뽑힌 장진남 역시 온게임넷에서는 신예로 통했다. 그에게는 ‘프로토스 킬
러’라는 타이틀을 주면서 그가 결승에 오는데 정당한 이유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임요환은 결승전 최초의 3:0 승부를 연출하면서 우승을 했다. 전 배틀넷이 들썩였고, 테란
진영의 큰 경사였다. 그 약하던 테란이… 사람들은 미친듯이 테란을 파기 시작했고, 임요
환의 주가는 날로 상승했다. 여기에 온게임넷의 시청률 또한 동반 상승했다. 저그와 프로
트스는 각각 나름대로의 이유로 테란을 견제하기 위해서 전략 연구에 몰두하였고, 스타는
다시금 폭발하기 시작했다.
온게임넷 부커진들은 이와 같은 엄청난 성공에 힘입어 두둑한 보너스와 천금 같은 휴가를
얻어내었다. 부커진 중 한명이 두둑한 보너스를 받고 너무 기쁜 나머지 임요환에게 키스
를 하려다 제-_-지 당한 사건은 알만한 사람이라도 잘 모르는 이야기이다…-_-;;;
정리
1. 갑작스런 테란의 선전, 그리고 걸출한 스타 탄생.
2. 기존 고수들의 탈락. 즉, 시청자가 원하는 새로운 얼굴에 대한 욕망 충족.
3. 프로토스의 암울 시나리오의 초안 완성.-_-;;
4. 저그의 결승전 징크스 시나리오 완성.
5. 다시금 스타의 열기를 불어넣으려는 움직임 성공.
다음 편에는 코카콜라배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가려 합니다. 일종의 소설이려니…하시고 너무 노엽게 보아주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7-2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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