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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3/07/19 01:19:58 |
Name |
Starry night |
Subject |
온게임넷 음모론(3) 스카이배편... |
온게임넷 음모론(3)
이 글을 보시는 분 모두 유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악의는 없구요..^^
변정수 사건 때문에 뜨끔(!)해져서 말이죠…;;;; 온게임넷~ 사랑합니다~
이래뵈도 유료 회원이라구요!(나름대로 협박중…-_-;;)
(편의상 경어체는 생략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장 재미있었던 대회는 어떤 대회인가? 임요환이 혜성같이 나타나서 타
종족들을 쓸어버린 한빛배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홍진호가 나타나서 저그의 자존심을 어
느 정도 회복시켜주었던 코크배가 생각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마 팬 투표를 한
다면 2001 스카이배가 가장 많이 꼽히질 않을까 싶다. 2001년을 스타크래프트의 해로 만든
그 종착점! 특히 명승부가 많았던 스카이배였다.
이처럼 가장 성공적이고(당시까지) 성대했던 스카이배에는 또 어떤 각본들이 녹아들어가 있
는지 알아보자.
2001 스카이배
스카이배 이전까지의 배틀넷 상황을 살펴보면, 테란 유저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는 것
을 알 수 있었다. 한빛배와 코크배를 거치면서 테란은 더 이상 다른 종족의 ‘밥’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켰고 더 나아가 최강의 종족임을 입증하였던 것이다. 컨트롤만 된다면 최강이
될 것이라던 테란의 그 난해함을 서서히 극복해 가고 있었으며, 특히나 임요환, 김정민, 조
정현, 변길섭 등 한빛배-코크배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이 이제는 스타크래프트계를 이끌
어 나가는 걸출한 스타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테란의 강세는 여전했다.
저그 진영에서는 자신들을 잡으면서 성장하는 테란들을 물리치기 위하여 각종의 전략을 연
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부커진들 입장에서는 그들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프로
토스였다. 프로토스 암울 시나리오에 따라 한빛-코크배에 진출한 프로토스라봐야 넷 밖에
되지 않는데다가 코크배에는 4강에 한명도 들지 못하는 부진의 연속이었기 때문이었다. 프
로토스 유저들은 급감하기 시작하였고 팀플이나 무한맵이 아니면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
었다. 그러나 방송경기의 여파로 인하여 유한맵, 1:1 방식이 배틀넷의 대세로 나타나면서 그
나마 그것조차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과거의 테란보다 더 암울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프로토스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에 부커진들은 어떻게 하면 그들의 원성을 효과적으로 무마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
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결론을 내린 것은 바로…
1.08 패치였다!(두둥!)
온게임넷 부커진들은 고난이 더하면 더할수록 성취감은 수백배 이상으로 뛰어오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대회가 시작하기 전,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진 프로토스를 지옥의
불구덩이(-_-;;;)로 밀어넣었던 것이다. 실로 자원 떨어졌는데 드랍맞은 격이 아닐 수 없다.
온게임넷은 블리자드에 엄청난 압력을 넣으면서(사실 온게임넷만한 스타크래프트 홍보 대사
도 없다.) 패치를 강요했던 것이다! 이에 갤로.. 아니 빌로퍼;;;는 프로토스의 약화 패치를
내놓게 되었다. 주력이었던 스톰의 데미지 감소, 드래군 빌드타임 증가 등등…(한 가지 그들
이 착각한 것은 스스로 에너지가 차는 질럿의 실드 비율을 줄인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질
럿이 더 약화될 줄 알았겠지? ㅎㅎ) 그렇다고 이렇게 패치를 내놓으면 반발이 거셀 것이 뻔
하므로 잘 쓰지 않는 유닛인 스카우트는 좋게 만드는 아-_-량을 베풀기도 하였다.
거기에다가 외국에서는 프로토스가 그렇게 약하지 않다는 것을 국내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
하여 외국의 유명 프로토스 고수를 데려오는데 성공한다. 러시아에서 온 얼굴이 세로로 긴
사나이. 이름하야 세로가이(세르게이). 또한 부커진들은 프로토스 유저들의 입맛에 맞게 테
란처럼 분업화를 시작했다. 물량(박정석), 전략(김동수), 클래식한 이미지(기욤) 등으로 나누
어 진 것이다. 그 중 가장 부커진의 푸쉬를 받은 것은 역시 김동수였다. 김동수는 16강 첫
경기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는데, 그때 나온 전략이 바로 ‘어택땅 프로토스’라는
것이다. 김동수의 그날 대본에는 “어택, 땅, 어택, 땅.-_-;;”만 써져 있었다고 한다.(김동수는
대본을 던지며 “내가 초보가~!?”하는 안쓰던 부산 사투리가 튀어나왔다고 한다.-_-;;) 어쨌
든 프로토스는 현실-암울, 대회-희망 이라는 컨셉으로 스카이배를 맞이하게 되었다.
스카이배에서 부커진들은 다시 임요환 카드를 사용할 것인가를 놓고 진퇴양난의 기로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임요환이 다시 우승한다면 그야말로 절대 강자의 탄생이 되겠지만,
게임의 흥미가 떨어지고 쌓일대로 쌓인 타 종족 유저들의 불만이 폭발적일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임요환이 부진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없는 것이, 그가 가
진 관중 흡입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물론 부커진 개인적으로 소송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결국에는 임요환이 가진 상품성을 다시 한번 이용하기로 하고, 그
가 결승에 진출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임요환이 활약하는 리그 내내 시청률은 유지될
것이며 결승전 또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결승전 상대는 역시 프로토스, 그것
도 돌아온 가림토 김동수로 낙점되었다.
김동수와 임요환의 8강 경기. 이 경기는 부커진들의 연막 작전이었다. 임요환이 무조건 이
기게 설정되어 있는 게임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프로토스 유저들에게는 ‘결승에서 다시
붙자’라며 TV앞으로 모이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고, 테란 팬들에게는 ‘역시 임요환’이라는
마음으로 그의 순항을 지켜보게 하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다만 이 대회에서 임요환은
프로토스에게 약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낳게 하는데, 그것은 프로토스 우승을 위한
하나의 포석이었던 것이다.(임요환은 플토에게 약간 약하다는 설정으로 프로토스의 우승을
정당화 하려는 속셈..) 실제로 임요환은 박정석에게 16강에서 1패를 당하므로써 유저들에게
이러한 의문을 갖게 만들었고, 임요환의 대 프로토스전만큼은 주의를 기울여 보게 만들었다.
그러나 8강 대 김동수전에서만큼은 질 수 없었던 것이, 만일 여기서도 진다면 임요환은 프
로토스가 아닌 ‘특히 김동수에게 약한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들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
다. 각 종족의 라이벌로써 남아야 했던 그들이 천적 관계가 생성되는 것은 자칫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결승전은 역시 3:2 승부였다.(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임요환-홍진호-김동수 세명은 각 종
족을 대표하는 라이벌들인데, 이들끼리 붙으면 꼭 3:2 승부가 난다는 것이다. 아마도 각 상
대전적을 찾아보아도 호각세일 것이다.) 이로써 온게임넷이 보유한 아이콘은 세명으로 늘어
났고, 종족별로 고르게 퍼지게 되었다. 프로토스 유저들은 난리가 났다. 그렇게 암울해 보이
던 프로토스가 정말 희한한 전략들로 우승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배틀넷에서는 이른바 가림토 신드롬이 일어났고, 너도나도 프로토스를 다시 잡기 시작했
다.(물론 결과는 처참했다.) 테란 진영에서는 3개 대회를 노리던 임요환이 무너질 것이라고
는 전혀 생각지 않았던 터라 경악했다. 저그측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했는데 가뜩이나 우승
에 목말라 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결승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저그는 양쪽 모
두를 상대로 해법을 찾아야만 했다. 어쨌든 이렇게 프로토스의 우승으로 2001년은 저물었
다.
정리
1. 프로토스의 선전. 프로토스도 아이콘 등장.
2. 각 종족의 대표주자들끼리 라이벌 구도 완성.
3. 프로토스 유저 고갈 방지.-_-;;
4. 우승에도 불구하고 프로토스 암울 시나리오 가속화.
5. 1.08 패치의 비밀 밝혀짐.
p.s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예전의 VOD를 보다가 이제서야(!) 알아챈 점이 하나 있다. 해설진
중에서도 부커진이 있었다는 사실! 그는 바로 김도형 해설위원이다. 누가 마린으로 러커를
잡았다고 하자. 그렇게 되면 엄재경 위원은 “으하하하~ 저게, 저게 되나요~!?!?”라며 박장
대소하는 반면에, 김도형 위원은 “하아~ 러커가 잡혔죠?-_-;;” 라며 전혀 놀라지 않는다.
이것은 요즘에도 그러는데,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전용준 캐스터와 엄재경 위원은 흥분의
도가니, 중계석이 아수라장(-_-;;)이 되는 반면에 김도형 위원만이 침착성을 잃지 않는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로는 경기 초반 김도형 위원이 자주하는 멘트가 있는데 “XX선수에게 물
어봤더니 OO전략을 쓸지도 모르겠더군요…”가 그것! 훗, 방송에서 “제가 대본을 봤는데…”
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는 부커진이 틀림없다.-_-;;;;
다음편은 네이트배…입니다. 스카이배에 대해서 쓸게 많았는데, 이것저것 빼고 나니 재미가
많이 없네요…T_T 그래두 끝까지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 _;;)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7-2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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