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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3/07/23 02:41:34 |
Name |
Starry night |
Subject |
온게임넷 음모론(5) 스카이2배편... |
온게임넷 음모론(5)
이 글은 유머입니다. 너무 깊게 생각하진 마세요.~ ^^
비가 옵니다…
선수 여러분 컨디션 잃지 마시고 명승부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편의상 경어체는 생략합니다.)
지난 네이트배는 부커진들에게는 뼈아픈 패배감을 불러 일으켰다. 항상 승승장구 해오던 그
들은 마치 온실 속의 화초와 같아서 이러한 시나리오의 실패는 자칫 치명적일 수도 있었다.
거기에 때맞춰 분 월드컵 열풍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지만, 특히 온게임넷의 주 시청 연
령층이라고 할 수 있는 10~30대의 관심사를 온통 축구로만 집중시켜 버렸다. 타이밍과 시
나리오 모든 것이 악재였다.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월드컵 분석, 재방송, 하일라이트, 다른
나라 경기, 역대 월드컵 경기, 월드컵 뉴스 등등 공중파 방송의 우려먹기에 월드컵 ‘후폭풍’
이 불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월드컵 재방송 안보기 운동-_-;;’이나 ‘이제 끝난
축구말고 다시보자 온게임넷’같은 것들을 주장하기도 어려운 노릇이었다.
부커진들은 과연 스카이배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2002 스카이배
스카이배를 시작하려는 부커진들에게 또 다른 비보가 전해졌다. 그것은 바로 프로토스의 아
이콘 김동수의 은퇴 소식이었다. 김동수의 은퇴설은 그 당시 암암리에, 혹은 공공연하게 나
돌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아직 벌써부터 은퇴를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대회가 마지
막이라는 소식이 전해왔다. 아아, 옵저버 잡히자마자 핵이 발사된 상황. 원래 가을의 전설
시나리오는 김동수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이 아니었던가! 부커진들은 연이은 악재에 괴
로워하였다. 2001 스카이배로 어렵사리 성공한 프로토스의 아이콘이 그냥 물거품처럼 사라
지는 것은 그들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불행한 일이었다.
그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두가지였다. 공중파 방송에 빼앗긴 시청률을 되찾아오는 것과
프로토스의 영웅을 다시 탄생시키는 것. 첫번째 과제를 달성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닌 것 같았다. 왜냐하면 이미 프로토스 유저들이 다음 대회에 출전할 김동수의 행보에 모
두 주목하고 있는데다가, 지난 대회 초반 탈락한 임요환, 홍진호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
심이 집중되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지난대회 우승자 변길섭과 화려한 쇼맨쉽의 강도경의
포진은 시나리오만 제대로 잘 짠다면 금방이라도 시청률을 회복할 기세였다. 그러나 문제는
두번째 과제였다.
당시 김동수가 프로토스 유저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대
단한 것이었다. 그가 방송에 나와서 전략을 하나 선보이면 그날 배틀넷에는 한가지 스타일
밖에 나돌지 않았다.(덕분에 다른 종족들은 땡큐! 했다고 한다.-_-;;;) 그를 대처할 만한 인
물을 고르기는 매우 어려웠다. 물량과 전략을 모두 갖춘 선수. 그러면서도 확실한 프로토스
의 이미지를 구축한 선수. 거기에 나이도 어려서 앞으로 몇 년간 병역 문제로 은퇴할 거리
가 그다지 없는 선수가 정말 필요했다.
묘하게도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선수가 스타리그에 올라왔다. 2002 스카이배에 등장한 프로
토스는 단 둘뿐. 하나는 김동수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박정석이었다. 박정석은 그가 처음
등장할 때부터 물량 프로토스로 명성이 자자했다. 해설진들은 그를 소개할 때 항상 ‘물량’이
엄청난 선수로 평가했던 것을 기억해 보라. 거기에 나이도 어려서 당분간 병역 문제는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동수와 한 팀이라는 것은 김동수에게 그가 전략적인 면을
‘배웠다’는 연막을 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부커진들은 박정석을 새로운 프로토스의 아이
콘으로 점찍었다. 부커진들은 대대적으로 계승 작업에 착수했다. 월드컵으로 떨어진 시청률
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프로토스 유저들이 무엇보다도 필요했고(그들의 결속력은 다른 어느
종족보다 강했다.), 박정석을 대회 시작 이전부터 슬금슬금 우승 후보로 지목하기도 했다.
최고 프로토스 자리의 이양은 순조로웠다. 김동수의 경기는 16강에서 머무르게 되어 있었지
만, 매 경기가 명승부, 명경기로 합의가 되어 있었다. 한웅렬과의 경기에서는 한 타이밍만
늦었오도…하는 아쉬움을 남겼고, 베르트랑과의 경기에서는 기지 바꾸기를, 장진남과의 경
기에서는 박정석을 위해 저그에게 약한 프로토스의 모습을 선보였다.
박정석에게 무적의 이미지는 심어줄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갈대처럼 위태위태하게 역경을
헤쳐 나가는 모습이 더 필요했다. 왜냐하면 프로토스란 종족 자체가 배틀넷에서 워낙 치여
사는 종족이기 때문에 슈퍼맨이 등장한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부커진의
정체도 들통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기에 박정석은 16강부터 재경기를 치르는 고난을 겪게
하였다. 8강전에서도 3승으로 올라가게 하지 않고 2승 뒤 1패, 8강전도 쉽지 않았음을 보여
주었다.
박정석에게는 이미 4강 상대와 결승 상대가 정해져 있었다. 그들은 바로 온게임넷의 또다른
아이콘들, 홍진호, 임요환이었다. 홍진호는 4강 상대로, 임요환은 결승 상대로 정한 것은 이
제 그에게도 걸맞는 대우와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4강 홍진호와의 결
전은 ‘결승전보다도 더 힘든’ 4강이라는 평이 많았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박정석의 컨
셉은 역경을 이겨낸 영웅이듯이(이것을 혹자는 ‘모세 시나리오’라고 한다.), 특히 저그에게
약한 프로토스가 온갖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는 모습은 프로토스 유저들의 가슴에 큰 바람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는 이 4강 경기 이후 ‘영웅’이라는 칭호가 정식으로 붙기 시작했다.
새로운 프로토스의 지도자에 대한 팬들의 예우였다. 항간의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원래 박
정석에게 ‘살아있는 질럿’이라는 별명을 붙이려 하다가 본인의 거부로 그만두었다고 한다.
질럿이 외계인이라 그렇다는 설이 유력하다.(여러분들도 여자 친구에게 “자기 피부는 정말
질럿 피부같아…-_-;;”라고 해 보시라. 알아듣는 즉시 사망이다.;;;)
박정석의 결승 상대는 테란의 황제로 불리는 임요환이었다. 박정석은 결승전에서 임요환의
필살기인 바카닉을 막는 모습이나 슈팅 스톰이라는 신기한 컨트롤을 보여주면서 3:1의 스
코어로 우승을 차지했다. 3:2 스코어가 나오기에는 아직 커리어가 부족하고 너무 식상한 감이 없
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3:0이 나오기에는 임요환의 입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었다. 박정석
이 홍진호, 임요환 두 타 종족 아이콘을 누르고 프로토스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확실히 떠오
르는 순간이었다. 임요환의 엄청난 팬 수와 프로토스의 팬들이 결합한 결승전은 사상 최초
로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대호황을 맞았다. 특히 이번에는 결승에 저그가 올라가지 못했음에
도 불구하고 홍진호가 4강까지 선전함으로써 저그 유저들의 눈을 묶어 두는 것에도 대단히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프로토스, 저그, 테란이 한 무대에서 시상을 하는 진기한 장면을 연
출하기도 하였다.
부커진들은 그동안 나돌았던 교체론을 잠식하며 다시 어깨를 펴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게
다가 그들은 김동수의 은퇴 시기를 한 대회 더 연장시기는 데에 성공했다. 프로토스는 당분
간 쌍두마차 체제를 유지하기로 하였으며, 테란이나 저그 진영도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그
러나 김동수 은퇴로 불거진 아이콘들의 병역 문제도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정리
1. 프로토스 아이콘 교체기.
2. 가을의 전설 시나리오 주인공 변화
3. 이후 대회에서의 아이콘 지위 수정 움직임.
4. 월드컵 이후의 시청률 하락 극복.
아아, 제가 파나소닉배랑 헷갈린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고치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덕분에 내용도 매우(!) 부실해 졌네요…ㅜ_ㅜ 그래두 다음번 파나소닉배 읽어주실꺼죠?(비굴비굴;;;;)
* Altair~★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8-20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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