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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4/08/15 15:30:27 |
Name |
Daydreamer |
Subject |
[연재] 게임의 ‘기질’을 보자 - #6. 한 기질만으론 살 수 없다 (최종회 - 임요환, 서지훈, 김정민, 최연성 선수에 대한 고찰) |
[연재] 게임의 ‘기질’을 보자 - #6. 한 기질만으론 살 수 없다 (최종회 - 임요환, 서지훈, 김정민, 최연성 선수에 대한 고찰)
0. 시작하기 전 잡설
확실히 끝맺을 때가 됐나 봅니다. 전에 썼던 것들에 비해 마지막에 썼던 글은
관심도가 꽤 떨어지는군요. 에휴. ^^; 그래도 그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대단
히 감사합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1. 다른 기질을 왜 배워야 하는가?
사람이 혼자만 살 수 있습니까? 대답은 ‘No’입니다. (이 유머 의외로 호응이
없더군요. ㅠㅠ) 원래 사상의학은 천기, 즉 체질마다 기본적으로 부여 받은 기능
이 있고, 인사, 즉 이것을 사람 세상에서 어떻게 적용 시키는가가 있습니다. 이
것까지는 특별한 노력이 부가되지 않아도 잘 합니다. 이제마 선생님은 “중인(衆
人)이나 성인(聖人)이나 별 차이가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문제는 세상살이 그렇
게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이치적으로 말하자면, 태양인은 천기가 태양 기운, 인사
가 소양 기운입니다. 둘다 양이죠. 그러면 세상살이 양의 기운 만으로 살 수 있
는가, 그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음의 기운을 배우죠. 마찬가지로 음인은
양의 기운을 배웁니다.
그런데 그 배우는 것이 보통 생각과 조금 다릅니다. 원래 사람은 다른 사람
을 깊이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저 피상적으로 보고 피상적으로 이해하기 십상인
데요, 문제는 이 피상적으로 이해한 바를 바탕으로 따라하다가는 함정에 빠지기
마련이라는 겁니다. 이제마 선생님은 이 부분을 두 가지로 구분하셨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씀을 어설피 흉내내어 함정에 빠지는 것을 사심(邪心), 행동을 잘못
흉내내어 낭패보는 경우를 태행(怠行)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다른 체질은 다른
체질의 마음씀과 행동 방식이 있는데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잣대대로
재단하여 생기는 문제입니다.
그럼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쉽게 요약하면 “잘 못하는거 하려고 애쓰
지 말고, 잘하는거에 집중해라. 그래서 못하는 것의 한계를 넘어라”입니다. 즉
상대의 영역을 존중하며 늘 배우려 하되, 자신의 중심을 지키며 한발짝 한발짝
씩 나가는 겁니다. 사심을 극복한 마음씀을 박통(博通)이라 하였고, 태행을 극복
한 행동을 독행(獨行)이라 하였습니다. 좀 한자가 많아지는데 이제 안나올 겁니
다. ^^;;
사실 이 부분이 지금까지 연재를 하면서 정말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프로
게이머는 숫자가 많고 그 기질도 다양하거니와, 그 기질이 발현되는 모습이 또
다릅니다. 그렇게 되면 서로간에 천적 관계가 생기기도 하고, 어떤 기질에 유난
히 약한 모습이 비춰지기도 하고, 또 슬럼프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때 스타일 변
화를 모색하기 마련인데요. 다른 기질이 잘 하는 것을 배우고자 합니다. 그때!
무작정 다른 기질을 따라하다가는 함정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자신이 잘 하는
바를 갈고 닦아서, 이를 통해서 다른 기질을 배우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언젠
가 엄재경 해설위원(이 글에서 인용도 1위. -_-;;)이 지금은 군대에 간 정재호
선수를 두고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정재호 선수가 한빛 팀내 리그에
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런데 그렇다고 본인의 스타일을 포기하고 드랍
같은거 가고 그러냐, 그렇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인 우직함을 더 갈고 닦았기 때
문에 승률이 좋은 것이다’. 여기에서 더더욱 발전하여 다른 기질의 장점까지도
취할 수 있을때 진정한 명인이 되는 겁니다.
이번 글은 그래서 그런 예를 들면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먼저 태행의 예로
임요환 선수를, 사심의 예로 서지훈 선수를 들 예정입니다. 그리고 체질의 잘못
된 모습을 보여주는 예로 김정민 선수를 들 예정입니다. 이후에는 다른 기질의
모습을 잘 배우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에 대하여 최연성 선수를 예로 들어서
살펴 보겠습니다.
2. 사심 - 부족한 부분을 강요하지 말라 : 서지훈 vs 이윤열
최근에야 WCG 예선에서 서지훈 선수가 2 : 0으로 이윤열 선수를 셧아웃 시
키면서 유머게시판에 ‘서지훈 선수 수달보호협회 탈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
지만(뭐, 수달이 아니고 해달이라면서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서지훈 선수는 이
윤열 선수에게 1 : 10으로 뒤지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예로 들 부분은 서지훈
선수가 이윤열 선수에게 연패할 때의 부분입니다.
kimera님의 소고를 잠시 인용하면, “서지훈 선수는 자신의 방패가 계속 뚫리
자 자신이 먼저 창으로 공격하는 형태도 보이기는 했으나 이윤열 선수는 그마저
자신의 창으로 막아 버렸”다고 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이런 양상으로 몇 경기
가 펼쳐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즉 서지훈 선수가 먼저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
하다가 막히고, 그로부터 경기가 말려버리는 모습이었죠.
앞에서 태음 기질을 다룬 편에서 말씀드렸듯이 태음 기질은 속도전에 약하고
배우는 속도도 빠르지 못합니다.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아, 나는 느리구나’라
고 인정하는 겁니다. 인정하는 가운데에서 빠른 상대에게 패배한 경험을 쌓아서,
그를 토대로 차근차근 따라가는 것이 태음 기질이 다른 기질을 배우는 것입니
다. 그렇지 않고, 초조해서, 혹은 ‘나도 저정도는 할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무
리하게 속도전을 펼치면 어떻게 되느냐, 왜 무협지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이 있
죠? 최종병기급의 필살기를 무리하게 펼치다가 내공이 모자라서 피를 토하며 땅
으로 떨어지는. 스스로 말리는 겁니다.
이제 서지훈 선수가 이윤열 선수에게 자주 이기고 있는데, 이것이 제가 말한
태음 기질의 바람직한 배움의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비록 1 : 10으로 매우 많
이 밀리기는 했지만 그 패배에서 이제 이기는 방법을 쌓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는 말이죠. 이제는 그렇게 자주 지지는 않을 거라고 섣부르게 예상해 봅니다.
3. 태행 - 뱁새는 황새를 따라갈 필요가 없다 : 임요환의 물량전
임요환 선수가 물량형으로 변신을 시도한 것은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기억
은 나지 않습니다만 2003년 후반기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대세는
물량’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최연성 선수를 필두로 일단 모으는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둡니다.
소양 기질의, 소양인의 태행은 게으를 나(懶)자를 써서 나심이라고 합니다.
여러 모습이 있는데 벌여놓고 마무리를 못하는 모습도 포함되고, 잘 나가는 다
른 사람을 무리하게 흉내내다가 망치는 모습도 이에 들어갑니다. 이러다가 자기
비하의 감정 상태로 연결되기 쉽습니다. 2003년 마이큐브배 이후로 보여주었던
임요환 선수의 모습이 이에 들어맞는다는 느낌입니다.
임요환 선수는 원래 능력이 출중한 선수입니다(동의안하셔도 좋고 ‘임빠’라고
놀리셔도 상관은 안하겠습니다-_-;). 그래서 물량전을 배우고자 마음먹어도 어
느 정도까지는 따라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리미어리그에서 이재훈 선수를
상대로 팩토리 15개를 돌리면서(!) 이겼던 모습을 상상하시면 될 듯 합니다. 하
지만 그 경기만 해도 임요환 선수 대신 최연성 선수나 서지훈 선수를 앉혔더라
면? 병력이 모자라 아슬아슬하게 이기는 그런 모습은 안 나오지 않았을까요? 제
말인즉슨, 자신이 잘 하는 것을 갈고 닦으면 110% 또는 그 이상의 포스를 발휘
할 수 있는데 비해, 무리하게 ‘대세’를 따라가다가는 제 힘을 못 낼 수가 있다는
말이죠. 저는 ‘물량전 필요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자신이 능한
바를 갈고 닦으면 상대의 물량을 못 모으게도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강민 선
수가 한참 날릴 때를 생각해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하여간, 이후에 임요환 선수가 SKY배 프로리그 1라운드 개인전에서 슬럼프
를 어떻게 극복했느냐, 지금은 같은 팀에 있는 박정길 선수와의 경기에서의 모
습이 좋은 예가 될 듯합니다. 전에 한번 경기를 소개한 바 있으니 경기에 대해
서는 쓰지 않겠습니다.
물론 자신이 못하는 부분에 대한 연습은 필요하겠죠. 하지만 남을 무리하게
따라하려다가는 ‘가랑이 찢어집니다’. 자신이 잘 하는 바를 갈고 닦으면서, 그를
통해서 그 부분 또한 충족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연습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
니다. 뱁새는 황새를 따라갈 필요가 없습니다. 뱁새 나름의 방식으로 날면 되니
까요. (임요환 선수가 뱁새라는 말은 아닙니다. -_-;)
4. 기질의 약점을 드러내는 예 : 딱딱한 김정민 선수
이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읽는 여러분들의 자유로
운 의견 개진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정민 선수. 지금은 예전만큼 주가가 높지 않죠. 물론 김정민 선수가 MSL에
서 보여준 활약을 반박의 근거로 드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일단 그 부분은 제
하겠습니다. 왜 이 선수가 그런 슬럼프를 겪고 있는가? 저는 이 부분을 ‘기질의
약점을 극복하지 않았을 경우’로 파악했습니다. 각 기질마다 약점이 있고, 그 부
분을 다른 기질의 자세를 배움으로써 채워나간다는 것은 앞에서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에 어떻게 되는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어찌 보면 앞에서 나온 사심 또는 태행을 반복하여 말하는 수도 있을듯 합니다.
김정민 선수. 대부분의 사람들이 ‘2% 부족하다’라고 합니다. 플레이스타일이
경직되어 있다는 말도 많이 들립니다. 그의 ‘3만년 조이기’에 대한 칭송도 많이
들리지만 그 외의 부분에 대한 칭찬은 듣기 힘듭니다. ‘딱딱’하고 유연하지 못하
죠.
저는 김정민 선수를 소음 기질의 선수로 봤습니다. 앞의 글들에서도 몇 번
말씀드렸었지만 김정민 선수가 ‘3만년 조이기’ 등의 정석 전술을 구사하는 것은
‘본인이 그런 것을 좋아해서’가 아닙니다. (아마 CU@Battle.net에서 봤던가요.)
이기려면 그런 것을 해야 된다, 라고 생각해서 하는 거라고 합니다. 즉 그 전술
선택에 ‘논리’가 밑바탕이 되었다는 것이죠. 논리성이 강한 소음 기질이라고 판
단했습니다.
그런데 정석만으로는 힘들다는 건 다 아실 겁니다. 무협지에 비유하면, 전 무
림인이 다 아는 무공을 아무리 최상급으로 갈고 닦아봐야 절세무공을 뛰어넘기
는 힘들다는 거죠. 그러면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그런데 소음 기질이 변화하
지 못하고 자신의 모습에 집착할 때의 단점들이, 김정민 선수가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의 모습에서 드러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음 기질이 변화에 약한 것은
태음 기질과는 이유가 다른데,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소양 기
질의 화려한 게릴라를 예로 들어 봅시다. 소음 기질로서는 그것이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됩니다. 어떻게 자신의 수비를 도외시하면서 저렇게 공격할 수 있는
것인지, 또는 상대가 방어해 놓고 있으면 어쩌려고 저런 곳으로 견제를 가는 것
인지 등. 그런데 그게 이긴단 말이죠. 이해가 안 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스타일
에 집착하죠. 승률은 50%. 그래서 ‘이러면 안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다른 기질
을 따라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다른 기질의 본능적인 면을 따라하다가 ‘그것에
만’ 집중한 나머지 다른 곳에서 약점이 드러납니다. 그래서 승률은 또 50%.
문제는 소음 기질이 그런 약점을 극복하는 법으로 연습하지 않아서라고 생각
합니다. 좋은 예로 제갈량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은 정말 소음인이 맞기는
한건지, 도저히 사람 심리에 약한 소음인이라고는 생각 안될 정도로 사람 마음
을 그대로 읽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했을까요? 땅을 파는 것에 비유를
해 봅시다. 체력이 강한 사람은 삽을 들고 바로 삽질(-_-;;;)을 시작합니다. 그럴
때 체력이 약한 사람은 고생고생하면서 포크레인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만들기
만 하면 포크레인질이 삽질보다 효율적이죠(말이 어째 영 이상하네요-_-;). 제갈
량이 사람 심리에 대해 능한 것도 그처럼, 사람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를 파악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겁니다. 김정민 선수도 그런 ‘원리’에 대해 좀
더 깊이 파악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서, 설마 저보고 그 원리가
뭔지 말하라는 건 아니시겠죠? @_@).
다른 기질에서도 이러한 약점들이 드러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변화하지 않고 너무 자신의 스타일로만 하던 이재훈 선수, 난전이나 견제
에만 집중한 나머지 자신의 수비를 도외시하거나 기본을 쌓지 않아서 낭패봤던
강도경 선수, 너무 올인한 나머지 뒷심 부족으로 망한 적 많은 홍진호 선수 등
이 그렇습니다……만은 그것까지 다루면 너무 기니까 이 자리에서는 생략하겠습
니다. 각자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_^;;).
5. 다른 기질의 장점을 흡수하라 - 발이 빨라진 최연성 선수
최연성 선수는 아시다시피 태음 기질인 선수입니다. 처음 이 선수가 아마추
어 고수로 알려졌을 때는 저그 상대로 노배럭 더블커맨드를 구사하는 등 초반에
‘배를 째고’, 후반에 어마어마한 대규모의 물량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을 많
이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서 Ever배 온게임넷 프로리그에서 개인전 최다승률을
보여주면서 화려하게 중앙 무대로 올라오는가 했더니, 챌린지리그에서 2연패 탈
락. 그런가보다 하고 잠깐 잊었더랬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MSL에서 이윤열 홍진호를 차례대로 꺾고 우승. 챌린
지리그, 듀얼을 통과해서 OSL에 가서 3위(비록 박성준이라는 천적급 상대를 만
났지만). 다시 MSL에서 이윤열 선수에게 이기면서 2연패. 그리고 지금은 MSL
3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확실히 괴물은 괴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처음
에 네오 비프로스트에서 임요환 선수와 연습경기를 했을 때 배럭 날리기로 몇
판 내리 졌던 선수가 어떻게 이렇게 성장했을까요. 더구나 그 모습을 보면 처음
의 배째고 더블 모습보다는 맵의 중요한 자리 선정, 상대에 대한 교묘한 견제나
심리전 등 태음 기질의 선수가 보여주기 힘든 모습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앞에서 여러번 말씀드린 바 있지만 태음 기질은 속도전에 약합니
다. 그런데 최연성 선수는 전태규 선수를 상대로 4마린 4벌처로 드라군을 잡으
면서 초반에 끝내버린 경기가 있습니다(그것도 기요틴에서). 어떻게 느린 태음
기질이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요. 답은 팀에서 찾을 수 있을듯 합니다. 그 빌드
는 임요환 선수가 박정석 선수를 상대로 사용한 적이 있다고 하죠. 즉 임요환
선수로부터 ‘그의 장점을 전수받은’ 것이 그 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무리하게 다른 선수를 따라하는’ 것과 ‘자신의 장점을 지키면서 다른
선수의 장점을 배우는’ 것의 차이를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최연성 선수는 지금도
물량형이고 물량의 자부심이 다릅니다(이거 어디서 많이 봤던 글귀인데?-_-;;).
하지만 거기에 임요환 선수에게서 배운 심리전이나 맵의 분석 능력, 박용욱 선
수가 보여주는 집중력이 더해지자 최고의 테란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겁니다.
거기에 거만한(-_-;;) 태도와는 별도로 그는 임요환 선수나 이윤열 선수를 인정
하고 그에게서 배우고자 합니다. 그런 ‘인정하는’ 자세 또한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즉 결론은 다른 선수의 장점을 배워라, 그러나 무리하
게 그 선수를 따라하지는 마라. 자신의 스타일을 지키면서 그 장점을 통해 다른
선수의 장점을 배워라 라고 결론내릴 수 있겠습니다.
6. 결론 및 마치면서
어쩌면 위에서 썼던 이야기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는지도 모릅니다.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기질의 약점이 있고 그것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사상의학은 단순한 운명론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것을 다른 기질의 장점을 배워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심학(心學)’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겁니다. 선수들이,
그리고 각 팀의 관계자들이 이런 부분도 선수들의 관리에 응용하여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제 이 긴 글을 마치겠습니다. 그 동안 때로는 재미없고, 때로는 억지스러운
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이제 PGR 생활이 2년 가
까이 되어가는데, 그동안 리플만 달았지 글로써 PGR에 보탬이 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서였습니다. 비록 호응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지만 뭔가 남길 수 있었다
는 데 만족합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여러분들, 그리고 특히 지적 남겨주셨던
pErsOnA님과 나름의 견해 밝혀주셨던 연*^^*님을 비롯한 리플 달아주신 분들
께 깊은 감사 올립니다.
the Daydreamer, 04. 8. 15.
잡담. 지난 주는 박용욱 선수를 제외하고 제가 응원하던 선수들이 모조리 패
배하는 바람에 참 우울했습니다. 거기에 낭만오크의 은퇴라니. 이제는 워크래프
트를 안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아 이중헌. ㅠㅠ
잡담2. 여러분의 리플 하나하나 의견 하나가 제게는 글 쓴 보람입니다.
* canopp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2-0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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