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02/03/05 04:59:41 |
Name |
nowjojo |
Subject |
저그 이야기 (2) - 장진남 |
장진남 선수는 한빛소프트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혜성처럼 등장했습니다.
오리지널때부터 래더 상위권 플레이어들은 대강 꿰고 있지만
장진남이라는 이름은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저그는 유저층이 워낙 두껍고.. 2:2 팀플 최강으로 이름 높았다곤
하지만 초고수들의 2:2 동네와 제가 거리가 멀어서;)
스타리그에서의 첫 경기.. 당시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이운재 선수를
(당시에는 '스타실력 = 대 저그전 실력'이라 할 정도로 저그가 강세였죠.
이운재선수는 마린메딕으로 러커를 상대하는 능력이 탁월해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를 했었습니다..)
테란맵 블레이즈에서 유연한 플레이로 제압하면서 많은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며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습니다.
비록 결승전에서 임요환선수에게 3-0으로 셧아웃되기는 했지만
정말 인상깊은 데뷔였죠..
장진남선수는 이후 종족최강전에서 국내 최고의 토스 유저 네명을 셧아웃시키며
'악마의 저글링'이라는 별칭을 얻게 됩니다.
이제 장진남..하면 극악의 6저글링을 연상하게 되는데 바로 이때부터죠.
일단 저글링이 본진에 난입하면 그걸로 게임이 끝난다는 토스의 악몽..ㅎㅎ
(얼마전에는 홍진호선수와 로템에서 저그대저그를 하는데, 초반 2저글링이
홍진호선수의 6저글링이 입구를 비운 틈을 타서 본진에 난입, 7-8 저글링이
계속 쫓아다니는걸 피해가면서 드론 세마리를 죽이기도 했습니다 -_-;)
장진남선수의 저글링은 '장진남선수의 뇌파를 듣고 움직인다'라는 안믿을 수 없는
설이 떠돌 정도니.. 오죽하겠습니까. 종족최강전을 중계하던 김동준선수는
'악마에요 악마'를 게임마다 스무번씩 외쳤었죠 ;;
개인적으로 장진남선수를 높이 평가하는 근거가 바로 이 저글링 컨트롤에 있는데,
초반의 소수 저글링 컨트롤도 예술이지만 대부대의 저글링 컨트롤이 정말 뛰어납니다.
질럿아칸을 온리저글링으로 상대하면서 가디언 띄우기(소위 가글링^^)가 가능한
저그 플레이어는 강도경 장진남 정도일 겁니다.
(홍진호선수가 얼마전 로템에서 전태규 선수를 맞아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글링으로
역전을 하는 플레이를 보여주긴 했지만.. 특출난 저글링 컨트롤을 보여준 게임은
아니었죠.)
현재 진행중인 겜비씨의 종족최강전(2회, 로드오브종족최강전)에서 김정민선수까지
전대회에 이어 총 8명의 선수를 연속 셧아웃시키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장진남선수에 대해 정리를 해보면
1. 대 토스전에서 극강.
2. 대 테란전이 약한 편인데, 특히 임요환,이윤열에 상당한 약점을 보인다.
3. 저그대저그전에 문제가 있다..
3번이 정말 문제인데, 장진남선수가 그간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가
저그대저그전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장진남선수의 극악의 저글링 컨트롤을 보면 저그대저그가 전혀 약하다고
생각되지 않고, 홍진호선수의 발언을 봐도
"배넷에서 저그대저그(로템) 겜을 하면 제가 지는 경우가 훨 많아요"
절대 약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결국 성격적인 약점이라는 말이죠.
(요즘은 섬과 헌터에서 자꾸 저그 상대로 토스를 고르는.. 그리고 지는 모습을 ㅡ.ㅡ;)
장진남선수와 극명하게 대조적인 선수가 바로 홍진호 선수인데,
둘의 차이를 쉽게 비유하자면.. 얀과 라인하르트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장진남선수는 얀 스타일이고, 홍진호선수는 라인하르트 스타일이죠.
장진남선수는 상황을 보고 유연하게 대처를 합니다.
그에 비해 홍진호선수는 상황을 보고 공격을 위한 전략을 짜죠. 게임의 스토리라인
을 짠다고나 할까요.. (대 테란전에서 주로 가디언으로 귀결되죠)
여유가 생기면 장진남선수는 드론을 충원하고, 홍진호선수는 테크를 올립니다.
글쎄요.. 이걸 가지고 홍진호선수가 대 테란전에 강한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장진남선수가 대 테란전이 약한 이유가 될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홍진호선수는 되는대로 유닛 뽑구 테크 올리는 가난한 플레이 스타일이고,
주진철선수의 경우 아예 본진+앞마당 일꾼 50마리 되기 전에는 겜 안해..스타일인데
장진남선수는 그 중간쯤 되나요..? 어쨌든 애매한 방어위주의 플레이입니다.
토스 상대할 때 저그는 방어를 잘해야 하고, 테란 상대할 때 저그는 공격을 잘해야 합니다.
그런데 장진남선수는 무탈&러커드랍 외에는 딱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듯 해요.
(무탈을 너무 많이 뽑는 성향도 문제가 될 수 있겠네요.. 히럴이 모여야 될 타이밍에
러커밖에 없는게 장진남 선수 스타일입니다. 무타+러커면 괜찮은데 무타가 여기저기
얻어맞아서 다 시뻘거니 ;;)
결국 히럴이 중앙 힘싸움에서 밀리고 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요즘은 탱크 많이 뽑는 추세라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저그 유저가 장진남 선수지만..
홍진호선수와 비교해 냉정하게 평가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코카콜라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에서 라그나록이 없었다면, 혹은 5차전에서
다른 맵을 사용했다면 분명 홍진호가 우승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but
'한빛소프트배 결승에서 장진남선수가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임요환선수와 다시 5판3선승제를 한다면 3-0의 스코어가 반복될 것이다'
스타 실력을 쉽게 분석해보면 결국 전략과 컨트롤입니다.
그런데..
최고수준의 컨트롤을 가지고도 빛을 못보는 김동준선수같은 경우도 있고
전략 만으로도 최고 반열에 오른 조정현선수같은 경우도 있죠.
그렇지만 대 저그전에서 더이상 기대할 게 없는 조정현선수보다는 김동준선수가
오히려 가능성이 있다는게 제 평가입니다.
저그에 대해서는 감히 비교할 선수조차 없을 정도로 한 시기를 풍미했던
강도경급의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풍부한 선수가 바로 장진남이라는 말입니다.
장진남선수가 대 토스전에 그렇게 극강인 이유는 토스 플레이가 가능한 저그유저
장진수선수라는 훌륭한 파트너도 이유겠지요? 장진남선수가 괜찮은 테란 연습상대를 얻어
'보이지 않는 그 미묘한 벽'을 깨고 홍진호급의 대 테란전 플레이를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ps 강도경선수의 대 테란전이 망가진 이유가 마메 힘싸움 위주의 이운재선수를 연습상
대로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데.. 저와 같은 생각 하신 분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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